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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대학의 남북교류추진

                                                                                                                                                                                           구 자 문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이 거교적으로 내세우는 비전적인 사업이 10개 있다. 첫 번째가 ‘지역발전사업’이고 두 번째가 ‘통일한국사업’이다. 그 이외에도 아프리카사업, 창업활성화사업, 차세대ICT사업, 지속가능에너지·환경사업 등이 있는데, 오늘 토론주제는 통일한국사업이다. 근래 국제적 대북제재 하에서도 남북정부 간에 다양한 화해·교류를 위한 실무접촉 및 정상 간의 만남이 있어왔기에 국내외적 관심을 끌고 있지만, 이 대학에서도 ‘통일을 준비하는 대학’이라는 비전적인 목표아래 몇 가지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들이 있다.

 

한반도통일과 남북교류·협력 관련 사안들을 여기서 모두 거론할 수는 없고, 이 대학과 지역사회가 추진하려하는 사업범위 내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고자한다. 국내 대학·연구기관들 중에서 북한문제와 통일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곳들이 여럿이고 TV토론 등을 통해 자주 나타나는 관련 석학들도 적지 않다. 포항시는 인구 52만의 지자체이고 ‘한동대’는 미국의 포모나(Pomona), 하비머드(Harvey Mudd) 등 ‘우수 리버럴아츠 칼리지’ 같이 학부교육에 중점을 둔 대학이라서 국제관계, 통일문제 등에 관한 정치적협상이나 전문적·체계적연구 성과들과 큰 관계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통일한국을 준비하자는 슬로건 하에 다양한 구상들이 오가고, 몇몇 교수들이 그 분야 전문가라고 볼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이 분야의 사업들은 아직 시작단계라고 말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 학교의 북한 관련 학술모임과 기도모임들이 꽤 오랫동안 활동을 해오고 있었음이 사실이다. 또한 교수와 학생들이 개발도상국에서 추진했던 경제·사회·산업·도시환경분석들과 다양한 커뮤니티 지원사업들을 통해 북한과 교류·협력하거나 돕기 위한 능력, 인적자원, 그리고 적용될만한 전략들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학교가 요즈음 크게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가 북한 유일의 사립대학 ‘OO과기대’와의 협력이다. 가능하다면 우리 쪽 교수들이 그곳에서 2달 정도 머물며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이 남북협력의 또 다른 시작이라고 보고 싶다. 또한 휴전선 인근에 남북협력사업의 허브역할을 담당할 ‘통일마을’ 건설에 관심이 있다. 많은 이들이 반백년 넘게 때 묻지 않은 생태계인 휴전선 완충지역을 생태보전 및 관찰지역으로 개발하자는 의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산야는 헐벗었고, 전력, 도로망, 하천방제 등 기본인프라가 부족하고, 농업생산성도 높지 않다.

 

지금 북한에 대한 국제재제가 진행되고 있고 이제 겨우 남북정상 간의 대화가 싹튼 상황에서 많은 것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지금부터 가능한 것들을 하나 둘 준비해나갈 필요는 있다. 북한에는 석탄, 흑연, 철 등 지하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남북이 협력한다면 상호간에 큰 경제적 이익이 있을 것이다. 포항으로서도 포스코의 석탄수입이 중요하고, 관련 계열사들의 2차전지 제조원료인 흑연이나 내화재인 마그네사이트 수입 등도 중요하다고 본다. 더구나 국내 최고수준의 R&D를 지닌 ‘포스텍’과 글로벌사업경험을 지닌 ‘한동대’가 북한과 첨단기술개발, 인프라구축, 의료시스템구축, 지역개발 등을 공동추진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포항시’도 지난 수십년간 환동해경제권의 허브도시가 되겠다는 비전하에 이 지역 주요도시·지역들간의 교류·협력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시장이 주축이 되어 환동해거점도시회의 등 다양한 국제회의에 참여하고 관광네트워크개발, 첨단기술협력 등을 추진하고 있었다. ‘경북도’도 동북아자치연합사무국 운영 등을 통해 이 지역 지자체간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었다. 필자의 경우에도 한동대에 포항시지원으로 설치된 한 연구소에서 지난 10여년간 환동해경제권활성화를 주제로 국내·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고 ‘환동해리뷰’ 저널을 발행하고 있었다. 우리는 러시아연해주, 중국동북3성, 일본서해안, 한국동해안 지자체간의 교류·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었고, 북한관련이슈들을 제대로 포함하지 못했다. 하지만 필자는 요즈음 국제개발대학원생들을 지도하면서 러시아연해주의 농업, 북한의 농촌과 농업개발 등에 대해서 연구해볼 기회가 있었다.

 

연구구상단계에서 북한의 도시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으나, 이들 도시들, 특히 평양의 경우에는 그들 나름의 계획된 도시구조와 시설을 지니고 있고, 가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렇다 저렇다 논의하기가 힘들었다. 물론 기회가 된다면 도시계획, 도시인프라, 지속가능개발 등에 대해서 북측전문가·행정가들과 토론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농촌지역도 가보지 못했지만 각종 자료를 통해 피폐함을 알게 되었고, 향후 그 영향이 더욱 클 수 있어서 그 극복방안을 구상해 보기로 했었다. 북한주민의 이동이 자유로워진다면 인구가 평양으로 급격히 몰려들 것이기에 이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도 농촌개발이 크게 필요하다. 지금 연해주에 진출한 한국농업투자기업들이 그곳에서의 성공·신용을 바탕으로 단독 혹은 러시아단체들과 북한의 농업·농촌개발을 공동추진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연해주는 겨울이 다소 길기는 해도 대지 넓고, 토양 좋고, 인건비 저렴해서 배추·상추·고추·인삼 등 환금작물들을 대단위로 생산하고 한국으로 들여오고 다른 나라로 수출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농촌지역들도 이러한 농산품을 생산·수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어야 할 것인데, 이는 국가경제발전·균형발전에 중요함은 물론이고 남북경협의 주요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2018년 10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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