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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하며 사는 우리네 인생사..
 
                              청초 이용분(7회)
 
 
삼 개월 전에 병원에 한 예약 날자가 하필이면 제일 추운 날에 잡혀 있다.
너무 추운 날씨를 피하고 싶은 생각에 병원 접수부에 예약 일자를 좀 변경
해 보려고 애를 써 봤지만 다시 예약을 하면 3개월 후에라야만 된단다.
 
그러면 너무 늦어서 안될 일... 잘 아는 담당 의사와 통화를 좀 하게 해 달라고
해도 마침 진료시간중이라 안된다 하여 뜻을 못 이루었다. 바로 하루 전날
변경하려 하니 무리일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겨우 알아 낸
콜택시를 타고 당일 이른 아침에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전날은 그렇게
안타깝기만 했던 아는 의사와 통화를 못한 게 오히려 잘 된 일이 되었다.
 
인생사라는 게 처음에는 꼬이는 듯 하다가도 전화위복이 되어 오히려 그게 더
좋은 결과를 만드는 수가 허다하다.
 
예전에는 살기가 너무나 각박하여 아들을 여럿 두어 경찰관도 만들고 공짜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기차역 역무원도 만들고 선생도 만들고 판검사도
만들어야 된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요사이는 여기저기 아픈 데가 많이 생기니 여러 병원에 의사 아들들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나만 해도 두 아들이 교직에 몸을 담고 있으니
이미 사라진 꿈이 되었다.
 
요즈음은 결혼도 선택이라 안하려는 노처녀 노총각도 너무 많고 기껏
낳아야 한둘이다.누구든 자기가 낳아서 애써 키운 자녀들의 능력이나 힘에
의지하여 노후에 편하게 살기는 애저녁에 물 건너간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요사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사람만이
출세도 잘 하고 돈도 잘 벌고 노후의 적적함도 면하게 된다는 말들이 오간다.
 
병원 안과에 갔다 오는 길에 제차를 가지고 우리를 데리러 온 딸이 맛있는 점심
대접을 해 주었다. 게다가 집에 오는 길에 아버지가 좋아 하신다며 마음먹고
미리 사두었다는 훈제 오리고기를 내 손에 들려주었다.
 
오늘 낮 점심에 입맛이 없어 하는 남편을 위해 한 옆에서는 상추를 씼으면서
굽다가 그만 새까맣게 태워 버렸다. 요즈음 가스렌지 불은 어찌도 화력이 센지
지켜보면서도 조금만 한눈을 팔면 그렇게 되어 버리기 십상이다. 온 집안이
탄 냄새로 가득하고 반타작이 된 고기를 보면서 아까운 생각에 마음이 쓰리다.
 
예전 우리가 처음 결혼을 하여 어떤 집 떨어진 별체에 세를 살게 되었다.
주인집은 평안도 사람이었는데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위로 고등학교 다니는
큰딸과 아들 아래로 고만 고만한 딸아이들이 대여섯 있는 대가족이었다.
 
어느 여름 날 주인집 아주머니가 연탄화덕 위에서 큰 양은 솥 하나 가득 지은
아침밥을 내리다가 손이 너무 뜨거워 놓치는 바람에 한 솥 가득한 하얀 쌀밥을
맨땅에 그냥 엎어 버렸다. 옆에서 그 광경을 보면서 그 황당함이란 지금도
등 어리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다. 60년대 그때는 살기도 엄청 어려운
시절이었다.
 
한때 나는 사군자를 친 적이 있다. 실컷 연습을 하고 이제 선생님께 낼 마지막
한 장 남은 화선지에 이젠 정말 잘 그려야만 되는데 긴장하면 할수록 그만 손이
더 떨려서 그림을 망쳐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수 없이 먼저 연습을 한 것 중에서
골라서 내야만 되었다.
 
잘 낳으려고 벼르고 난 딸이 언청이를 낳는다고 하던가... 긴장해서 잘 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 실수를 하게 된다. 결혼 축하금을 낼 때 겉봉투에 쓰는 축하 글도
잘 쓰려면 공연히 획이 엇나가 버려서 더 망친 글씨가 된다.
이렇게 누구나 실수를 연발하면서 우리네 인생사는 흘러가게 되어 있는 것 같다.
 
고의로 저지르는 큰 일이 아니라면 일설 이러한 사소한 일들에 실수를 하는
사람이 완벽한 사람보다는 더 인간적이고 사람 냄새가 난다고도 한다.
 
그래서 이런 말들에 위로가 되어 누구든지 조그만 실수를 저지르면서도
하루하루를 마음에 평화를 가지고 살게 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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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ny(12) 2017.12.18 08:45

    요샌 거기가 여기보다 더 추운것 같아요. 이번 겨울에는 최저기온 영하 7도나 되었었나 그렇습니다. 패배는 병가지상사란 말이 있드시 인생을 실수 한번 없이 100%로 살은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실수로 부터 깨우치고 배우는게 중요 한것이지요. 저는 늘 이렇게 생각합니다. 첫 실수는 잘몰라서 두번째 같은 실수는 사람이라서 그렇지만 세째번은 strike out! 덜 떨어진 인간이 아닐까 합니다.

    거긴 그렇게 병원들이 많은데도 하도 인구가 많으니 의사 만나는게 그리 쉽지가 않은듯 하군요. 딸애가 대학병원 Staff 의사에다 주위에 있는 모든 병원에 딸애 동기들이 퍼져 있는 중견들이니 필요한때는 좀 덕을 보곤 하지요. 처가네나 우리나 너무 엔지니어들이 많고 의사는 겨우 한명, 변호사가 필요한데 아직 안 생기는군요, ㅎㅎ.

    반갑게 어제 오늘 눈이 조금 왔는데 벌써 녹아 내리니 또 다시 오지 않으면 금년 크리스마스는 brown Christmas가 되나봅니다. 다음주에 동짓날이 있으니 겨울도 그날부터는 내리막 길이예요. 변덕이 심한 날씨에 늘 감기나 독감예방에 조심하시고 연휴에 가족들이랑 재밋게 보내십시요. 오늘은 성당에 예루살렘 사람이 가져온 성물을을 파는데 조그만 아기 예수 목각도 하나 사고 기부금도 조금 내주고 왔는데 예루살렘 인구의 30%였던 크리스챤 인구가 지금은 1.2%로 줄었답니다. 아랍 무슬림들에게 밀려나는것이지요.

    오늘 한일은 마누리 시키는대로 뻘래 한번해서 모두 챙겨 놓았고 새들이 어찌나 모이를 으시시한 날씨에 눈까지 내렸으니 많이씩 먹어서 20킬로
    짜리 자루가 일주일도 안 가는듯 해요. 그래도 겨울엔 꼭 먹을것을 챙겨 줍니다. Bird feeder가 비어 있으면 월터가 챙겨 노라는듯이 자꾸 올려다 보며 저를 쳐다 보곤 합니다. 강아지 한마리 더 데려다 같이 놀게 해주자고 말이 나왔었는데 알아 듯는지 표정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밥도 잘 안먹고 그래서 한마리 더 데려 오는것은 취소 됐습니다. 분명히 짐승도 감정이 있는것 같아요.

  • 이용분 2017.12.21 12:00

    황 후배님 반갑습니다.

    여러가지 가정사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유복 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시는것 같아서 읽는
    독자 입장에서도 마음이 여유럽고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건강만 하시면 만사형통입니다.^^

    이 달도 이미 12월을 반이상 지난 시점에 겨울이 춥다 덥다 하기에는 그대로 겨울이니까요.^^
    그래도 해 마다 맞는 겨울은 새롭게만 느껴지고 심지어는 우리나라 사계가 있는 기후도 좀 괴롭게도 생각됩니다.
    몸이 늙어 적응 하기 힘들어서 그런것 같아요.

    계절 따라 맞는 옷을 찾아 입고
    철지난 옷들을 손질해서 보관하기도 너무 번거롭기만 해서요.

    참 보내 주신 크리스 마스 카드는 반갑게 잘 보았습니다.
    매해 잊지도 않고 보내주시는 그 정성 정말 고맙습니다.
    저도 즉시 년하장을 보내 드렸는데--

    부고 USA 동창회 사이트가 유야무야 수몰 될 위기에 처해져서 안타깝습니다.
    그간 임자 없는 나룻배처럼 ...
    그래도 잘 흘러 간다 싶었는데 드디어 문제가 생긴 모양입니다.
    전 웹 마스터였던 김호중(15회)후배님께 현재 상황을 이 메일로 띄워 봤는데 아직은 소식이 없네요.
    우는 아이에게 젖을 준다고 후배님께서도 한번 현재의 형편과 개선 여지를 알려 드려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revhokim@gmail.com>
    김호중님 이메일 주소입니다.

    그럼 즐거운 크리스 마스와 밝아 오는 새 해에는
    온가족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시기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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