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산의 김치

                                                                                                                                                                              구 자 문

김치가 러시아에서도 유행인 모양이다. 물론 한국계 고려인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는 예전부터 김치가 잘 알려졌겠지만, 지금은 러시아인들 중 김치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 물론 미국에서도 한국인 말고도 김치를 가끔이라도 먹는 인구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올해에는 한국에서 배추가격이 많이 올라 상품 3kg 한포기 소매가격이 평소 2,000원 정도에서 8,000원까지도 올랐었다. 한국인들이 과거같이 김치를 많이 먹지는 않아도 며칠 만에라도 꼭 먹어야 할 음식인 것은 분명하다. 김치는 소금에 절인 배추나 무 등을 고춧가루, 파, 마늘 등의 양념에 버무린 뒤 발효시킨 것으로, 전통저장음식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사전을 찾아보니 김치는 젖산 발효식품이므로 곡류를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음식이자 필수영양성분이라고 한다. 김치를 먹음으로써 식이섬유, 비타민 C, 카로틴, 무기질 등의 공급원이 되고 항산화 및 항암성분이 많은 마늘과 고추도 많이 섭취할 수 있다. 김치의 원시형인 짠지류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16세기에 현대의 김치형태를 갖추기 시작하여 17세기부터 고추를 첨가한 포기김치를 담게 되었다.

 

필자의 절친 한분이 몇 년 전부터 러시아 연해주의 하산에서 배추농사를 짓는데, 올해도 배추가 풍작인 모양이며, 그곳에서 소규모 김치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원래 계획은 배추를 한국으로 들여올 요량이었는데, 그곳 김치 수요가 늘어나서 지금 경작하는 7만평의 대지에서 나오는 한국배추, 양배추, 쑥갓 등 올해의 생산량 모두를 러시아에서 소모하는 모양이다.

 

러시아 연해주 지역은 기후가 한국보다 춥기는 하지만 아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으며 토양도 비슷하다고 본다. 과거부터 중국의 황토들이 바람에 날려 한반도와 이곳 연해주를 덮어 표층을 이루었을 것이며, 이것들이 산삼은 물론이고 오갈피, 도라지, 잔대, 버섯 등의 효능을 높였을 것 같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현재 한국의 토종 과일이며 야채들이 북방으로 생육지를 이동해가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사과일텐데, 과거 대구 인근에서 생산되던 것들이 이제는 북상하여 강원도가 주 생산단지가 될 것이며 앞으로는 연해주까지 이동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인삼의 경우도 남부지방에서 재배되면 사포닌의 양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

 

이 연해주 지역, 그중에서도 접경지역인 하산지역은 우리 한반도와 기후조건이 가장 비슷하고 예전만은 못하지만 아직도 리스 할 수 있는 토지가 많다고 한다. 이 지역은 두만강유역과 3국의 접경지역이라서 이곳의 항만과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통해서, 물류중심지로서의 가능성이 높은 곳이며, 우리의 물류기업들이 진출해야 할 곳이기도 하다.

 

인구가 희박하지만 넓고 비옥한 이곳의 토지들을 우리 한국의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러시아 중앙정부 및 지역정부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지만, 이 동북아의 정치·경제 상황에서 한국기업의 농수산업 및 임업분야에 참여함은 의미가 크다고 본다. 이곳에 ‘까레이스키’로 불리는 고려인들이 있으며, 이들이 대부분 가난하므로 이들을 고용해서 직업을 갖게 해주면 이들의 삶 또한 나아질 수 있다고 본다.

 

김치는 중국에서도 인기가 있는데, 젊은 중산층들이 한국김치의 주 소비자라고 한다. 지금 중국에서 김치를 대량 생산하고 있어서 한국의 김치생산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나, 한국의 질 높은 김치가 파고들 시장은 얼마든지 존재한다고 본다. 러시아는 식품에 대한 규제가 까다로운 편이라 하산에서 한국인이 생산한 품질 높은 김치도 연해주는 물론 중국에 수출 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이 김치만이 아니라 파프리카, 사과 등 야채나 과일들도 다른 나라로 수출을 하는데, 이곳 하산에서 재배한 품질 좋으면서 생산가격 저렴한 물품들도 한국은 물론 일본이나 중국으로 수출될 수 있다고 본다. 이곳에서 페리로 환동해권 대부분의 항구들이 12시간 안에 닿을 수 있고 세관을 거치더라도 24시간 이면 충분하기에 위치상 아주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한국 동해안의 영일만항이나 속초항이 농산물수출항을 겸해서 그 지역에서 재배한 가격 높은 과일이나 채소가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해외로 수출되어야 함도 중요하다.

 

지금 북한이 폐쇄적이기에 이를 통해 철도나 항만 연결도 않되고, 농업기술이나 인력 교류 면에서 문제가 많다. 하지만 북한이 좀 더 변화된다면 가장 먼저 교류가 가능한 지역이 러시아 접경이라고 본다. 이곳에서 한국기업과 러시아 기업이 공동으로 북한에 조기 진출함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