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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3 07:39

인천 북성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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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가들의 명소가 된 인천 북성포구.

언뜻 비슷해 보이는 풍경이 펼쳐지는 포구와 항구. 고속도로와 국도만큼이나 느낌이 다른 공간이다. 
고속도로엔 없는 국도여행만의 매력이 있듯, 
포구에도 멀끔한 항구에선 느끼기 어려운 정경과 인간미가 있다. 
소래포구나 인천연안부두만큼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포구여행하기 좋은 곳이 인천에 있다. 
서로 멀지 않은 거리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북성포구·만석부두·화수부두.

서해 연평도 조기들이 쏟아져 들어오던 유서 깊은 포구로, 과거 인천의 3대 포구라고 불렸던 곳이다.
1980년 대 연안부두 개발로 어시장이 이전하고 인근 부지가 공장지대로 바뀌면서
 포구와 부두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줄어들었다. 부산했던 활기도 잦아들었다. 

사람들에게 잊히고 말았지만, 관광객들에게 치이고 떠밀려
 포구의 정경을 제대로 느끼기 힘든 유명포구와 달리
 한갓진 포구를 해질녘까지 실컷 음미할 수 있는 포구여행지가 되었다. 
포구에도 종류가 있다면 이들 포구는 도시형 포구다. 
수도권 1호선 전철 인천역에서 걸어서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포구의 쇠락과 함께 포구의 기억마저 희미해져버린 
인천시민들에겐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포구지 싶다.
 

찾기 어려운 점이 매력, 북성포구

 

▲ 북성포구 주위에 들어선 거대한 공장과 야적장, 제철소.

 

▲ 어선이 도착하면 포구엔 해산물 직거래가 벌어진다.

 

인천역 뒤편에 있는 북성포구(인천시 중구 북성동1가).

처음 찾아간 사람이라면 북성포구를 찾기란 쉽지 않다.

밀가루를 만드는 백곰이 그려진 큰 공장 옆에 북성포구를 알리는 표지판까지 세워져 있지만,

설마 바닷가 포구가 공장안 너머에 있으리라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몇 번 헤매면서 마침내 포구 들머리에 들어서게 되면 찾았다는 기쁨과 함께

북성포구는 찾기 어려운 게 매력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북성포구는 이채로운 풍경으로 입소문이 나 멀리서도 찾아오는

사진가들의 인기 출사지가 되더니 입구에 자전거 길과 산책로가 다 생겨났다.

북성동 골목을 통해 포구로 들어서는 길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마주치면 어깨를 피해야 할 정도로 좁고 긴 골목을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

골목 초입에 제분회사의 사유지로 출입을 제한한다는 안내판까지 있어

초심자라면 걸음을 멈칫거리게 된다. 하지만 출입은 자유롭다.

많은 어민과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포구에 들어선 게 미안했는지

오가는 사람들을 굳이 막지는 않고 있었다.

 

북성포구의 또 다른 매력은 입구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풍경 아니 딴 세상이 나타난다는 거다.

거대한 공장, 포클레인이 움직이는 고철 야적장,

흰 연기를 뿜어대는 굴뚝 아래로 작은 어선들이 보이고,

노란 부리 끝에 빨간 립스틱을 칠한 갈매기들,

물웅덩이 같이 조그만 포구가 여행자를 맞는다.

 

좀처럼 보기 드문 포구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러온 나이 지긋한 사진가들이 도열해 있었다.

사진동호회 정모로 서울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왔단다.

 

▲ 공장들에 자리를 내준 포구, 여전히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 수상가옥같은 북성포구의 횟집들.

 

여러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검게 변해버린 갯벌, 쇠락해진 포구,

그곳에서 어떻게든 꾸역꾸역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풍경이 매력이 되어

다시 사람들이 찾아오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다니 사람일이란 참 알 수 없구나 싶었다.

 

특히 해질녘엔 어느 포구에서도 볼 수 없는 노을 풍경을 찍으려 더 많은 사진가들이 찾아온다.

때마침 바다에서 물길을 따라 포구로 어선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갯벌인 북성포구엔 밀물이 들어야만 배가 들어올 수 있다.

그래서 손님들도 물때에 맞춰 포구로 나온다고.

 

배에서 쏟아져 나온 해산물들로 포구 가에 직거래 좌판이 벌어졌다.

숭어, 복어, 광어, 갯가재, 꽃게, 재미있는 이름의 물고기 삼식이 등이 펄떡인다.

일반 어시장처럼 굳이 '자연산'을 강조하거나 표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어선에서 어구를 옮기던 어느 어부 아저씨는 물고기가 가득 잡히는

만선의 배 갑판위에서 장터가 벌어지는 '파시(波市)'가 열리기도 한단다.

고기가 많이 나는 섬에서 열리는 파시가

이 조그마한 북성포구에서도 펼쳐졌다니 믿기지 않았다.

 

혹시나 '북성포구 파시'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어부 아저씨 말이 사실이었다.

어부 아저씨는 예전엔 이곳을 '똥마당'이라 불렀단다.

한국전쟁 당시 북에서 넘어온 피난민들이 북성동에 정착해 살았는데,

공동화장실로 쓰던 재래식 화장실 분뇨를

포구 앞 바다에 내다 버렸다고 해서 생겨난 별칭이라고.

 

북성포구엔 30여m 길이의 골목에 10여 곳의 작은 횟집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포구나 횟집에서 생선을 고르면 바다가 보이는 식당에서 회를 먹을 수 있다.

뼈대를 드러내며 바다 위에 지어진 횟집들이 마치 수상가옥 같았다.

한 아주머니가 능숙하게 바지락 조갯살을 껍데기에서 발라내는 걸 보면서

간사하게도 바지락 칼국수를 먹을 걸 후회가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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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성 2019.12.09 21:20

    위 기사를 쓴 신문사 기자입니다. 기사 무단전재로 인한 저작권법 위반으로 신고할 예정이오니 내용 삭제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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