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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정년이 없다

어느 날 내가 대학 동창인 이담 변호사에게 말했다. 

“요즘 다른 친구들은 거의 다 은퇴를 했더군. 자네는 정년이 없어 좋겠네.” 

내 말에 이 변호사가 고개를 외로 저었다. 

“모르는 소리 말어. 정년이 있는 게 복이라고 복.”

그의 말이 이어졌다. 

“나에겐 인생 2막이 없어. 정년이 없으니 계속 1막만 살아야 하네. 

다들 이렇게 말하겠지. 

‘그럼, 변호사를 그만두고 인생 2막을 시작하면 될 거 아냐.’ 

말이야 쉽지. 그게 내 마음대로 되나. 호랑이 등에 타면 도중에 내릴 수가 없어. 

지금 내 처지가 그렇다네. 이건 내 경험에서 나온 객관적 사실이야.”

그의 말이 끝나자 내가 말했다. 

“자네 말은 일리가 있지만  객관적라고 할 수는 없네. 

자네와 나는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네. 

자네는 ‘정년이 없는 세상’에서 정년 문제를 바라보고 

나는 ‘정년이 있는 세상’에서 정년 문제를 보고 있지. 

그러니 어느 쪽도 객관적일 수 없네.”

죽음에 대한 생각도 그렇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한번도 죽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은 아무도 그것을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인간은 각자의 처지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결혼을 해야 하느냐’의 문제도 그렇다. 

미혼인 사람은 미혼의 처지에서 결혼 문제를 바라보고, 

기혼자는 결혼한 상황에서 그것을 판단한다. 

결혼한 경우에도 부부관계의 만족 정도에 따라 답변이 천차만별로 나타날 것이다.

1838년 서른을 앞둔 과학자 다윈에게 가장 중요한 선택이 

결혼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였다. 

결혼을 하면 좋은 점도 있지만 자신의 연구 시간이 줄어들 수 있었다. 

그는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결혼의 장단점을 종이에 적어 비교했다. 

장점의 목록에는 변함없는 동반자, 친구 같은 대상이 생김, 

여자의 재잘거림이 주는 매력 등을 적었다. 

반면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밤늦게까지 독서할 자유를 잃음, 

번거롭게 찾아오는 일가친척들, 아이들에게 들어갈 비용과 걱정 등을 단점으로 꼽았다.

다윈의 목록에는 결혼에 대한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다윈은 그해 가을 이종사촌 엠마와 결혼식을 올렸다. 

10명의 자녀를 낳았고 결혼 생활 중에 ‘종의 기원’을 저술하는 등 불멸의 업적을 이루었다. 

그는 훗날 자신의 일기에 

"현명한 조언자인 아내가 없었다면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을 것"이라고 썼다.

인생의 문제는 과학적 분석으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다윈도 결국엔 장단점 분석을 내려놓고 직관으로 결혼을 선택했다. 

선택보다 중요한 것이 선택 이후 삶의 태도이다. 

일단 결정이 내렸으면 자신의 결정을 믿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년의 문제도 생각하기 나름이다. 

은퇴 후에 2막을 시작하든, 1막을 계속하든 

우리에게는 매일 새로운 하루가 주어진다. 

하루하루가 정년이고 시작이다.

인생에는 정년도, 정답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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