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게시판

선농게시판

조회 수 1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북해도 백조가족 이야기

 

1958년 3월 말 쯤의 일이다.
일본 <곤센하라>의 <시라루도로湖> 湖水에서 한 수렵사가 백조를 총으로
쏘았다. 탄환은 여섯 마리 한 가족 중에 어린 한 마리의 어린 백조에 맞았다.
다행히 급소는 피해 빗나갔지만 날개가 상하게 되었다.

백조는 몇 천 마리의 대집단이라 하더라도 대개는 한 가족을 기본 단위로 구성
되어 있다고 한다. 한 가족의 다섯 마리는 얼음 위에서 날개를 쉬고 있을 때에도
다친 어린 백조는 수면에서 얼음 위로 올라 갈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북극의 고향으로 돌아 갈 날이 차츰 다가왔다.
하루하루 다른 백조 가족들은 자기네 가족끼리 날라 올라갔다. 이 여섯 마리
일가도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4월 중순 어느 날 이 일가(一家)는
드디어 하늘 높이 올라갔다.
상처 입은 어린 백조는 그것을 보면서 헛날개짓을 하였다.
하늘의 다섯 마리는 한참 동안 선회하다가 다시 내려왔다.

같은 일이 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반복 되었다. 여섯 마리는 그때마다 격렬하게
울어 대었다. 4월 20일이 지나서 이 나를 수 없는 한 마리를 남겨놓고 산 너머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한 시간쯤 지나니까 다시 돌아 왔다.

다음 날에는 돌아오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졌다. 그다음 날은 점점 더 길게 되었다.
다른 백조의 가족들은 이제는 완전히 다 철수 해 버렸다.
호수 가에서 이 백조를 지켜 본 산에서 숯을 구워 팔아서 살아가는 한 가족이
있었다. 4월 26일 아침밥을 먹고 있는데 그 백조가족 들이 그때 까지도 크게
울부짖고 있었다.

날지 못하는 한 마리의 어린 백조 위에 다른 다섯 마리가 몇 번이고 다시
몇 번이고 선화(旋回)하고 있었다. 얼마 안 있어 우는 소리도 목이 쉰 것같이
생각이 들도록 크게 울면서 다섯 마리의 백조는 산그늘 너머로 사라져갔다.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날지 못하는 백조는 이로부터 한달정도 (센모우線 )의
열차 창(列車窓)에서도 보였다고 한다.


( 北國의 動物들에서 )
2003년 4 월13 일

 


( 옮긴이의 말)
늦은 나이에 일어를 배우면서 낯선 외국말에서 한 구절 한 구절 우리말 뜻으로
돋아나는 의미들을 보면서 슬프기도 하지만 공부를 한 보람을 느낀 글입니다.

몇 년 전 북해도 여행을 갔을 때 만난 백조는 아름다운 외모와는 달리 실제 낯선
사람을 싫어하는 공격적이고 사나운 새였습니다.
조금은 환상이 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1. 기후변동의 결과로

    Date2022.07.19 ByTony(12) Views47
    Read More
  2. 늦게 급하게 온 여름

    Date2022.07.16 ByTony(12) Views108
    Read More
  3. 아무리 해도 끝이 없는 좋은 소리 찾기

    Date2022.07.13 ByTony(12) Views58
    Read More
  4. 우리 사위, Jeff Listner

    Date2022.07.10 ByTony(12) Views76
    Read More
  5. 역사공부 좋아하면

    Date2022.07.06 ByTony(12) Views48
    Read More
  6. 여기 나오는 유명배우를 알아 보시나요?

    Date2022.07.05 ByTony(12) Views27
    Read More
  7. 미국에서 탈만한 기차여행 하나

    Date2022.07.04 ByTony(12) Views59
    Read More
  8. 파나마 운하

    Date2022.06.29 ByTony(12) Views50
    Read More
  9. Joke of the day

    Date2022.06.26 ByTony(12) Views57
    Read More
  10. 우리가 살고 있는곳, Calgary, Alberta

    Date2022.06.26 ByTony(12) Views75
    Read More
  11. 아프리카, 아직도 모르는게 많은 곳

    Date2022.06.22 ByTony(12) Views43
    Read More
  12. 미국의 제일 크고 비싼 최신형 항모

    Date2022.06.21 ByTony(12) Views43
    Read More
  13. 보기 힘든 영상들

    Date2022.06.14 ByTony(12) Views37
    Read More
  14. Honorable Seamanship

    Date2022.06.13 ByTony(12) Views15
    Read More
  15. 총동문그룹사운드에서 Guitar와 Drum을 가르칩니다.

    Date2022.06.12 By김현수 Views59
    Read More
  16. 이런데서 정치얘기하는것은 금물이나

    Date2022.06.12 ByTony(12) Views60
    Read More
  17. 6월이면 생각나는

    Date2022.06.11 ByTony(12) Views119
    Read More
  18. Day in a life of marine pilot

    Date2022.06.09 ByTony(12) Views77
    Read More
  19. Euphonium? 여기 Euphonium 3중주 하나

    Date2022.06.08 ByTony(12) Views99
    Read More
  20. 긴역사와 전통을 가진 불란서 외인부대

    Date2022.06.07 ByTony(12) Views6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96 Next
/ 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