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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8 06:15

LA에서 시간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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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에서 시간을 보내며

                                                                                                                                                                                            구 자 문

  LA 코리아타운은 20년 전에 비해 새로운 건물들이 많아지고 기능도 더욱 풍부해진 것 같다. 한국경제가 발전하니 코리아타운도 덩달아 발전하기도 했겠지만, 교외의 학군 좋은 곳으로 이사 갔던 계층들이 아이들이 성장하고 본인들도 노년이 되니 다시금 살기 편리한 코리아타운으로 되돌아오기도 하고, 직장이 즐비한 윌셔블바드 등 코리아타운 중심지에 새로운 아파트며 콘도미니엄이 지어지니 젊은 계층들도 이곳을 찾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요즈음 코리아타운 아파트 월세는 2베드룸이 $2,000 이상이고 단독주택인 경우는 $3,000 이하가 없다고 한다. 콘도미니엄의 경우도 가격이 $50만 정도가 최소라고 하므로 가난한 이들이 집을 구입하거나 제대로 얻어 살기가 쉽지 않다. 코리아타운 가까운 USC 캠퍼스 내의 학교기숙사도 1인 전용의 스튜디오의 월세가 $1,200 정도 한다.

 

  어제는 필자 지도하에 대학을 졸업한 한 제자와 모처럼 약속이 되어 코리아타운으로 갔다. 우리 부부가 자주 가는 대형 몰이 아닌, 제자가 지정해준 6가와 옥스포드 인근 ‘로프트 카페’라는 곳으로 갔는데, 주차장도 넓고 카페의 외관과 내부의 분위기도 고전적이며 멋지다. 이 제자는 한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다시 건축대학원을 마친 후 6-7년 전부터 이곳의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커리어를 쌓아 왔는데, 지금은 저명한 ‘그루앤 어소시에이트’라는 건축 및 도시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대형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이 제자는 이제 독립적인 프로젝트를 연달아 맡아 수행할 정도가 되어 있는데, 학부때 ‘건축학’만이 아니라 ‘도시계획학’을 복수전공 했기에 대형 프로젝트의 파트너로도 자주 지명된다고 했다. 미국이고 미국인들만 있는 회사라서 알게 모르게 인종적인 차별이 없는 것은 아니라지만, 그녀의 지식과 경험을 높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이 제자는 한동안 코리아타운의 값싼 스튜디오아파트에 살다가 5년 전에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벙커힐아파트’로 거주를 옮겼다. 미국 대도시의 다운타운은 통상 위험한 곳으로 인식되지만, 이곳은 최신설비에 경비가 삼엄해서 젊은 프로페셔널들이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는 LA시가 도심의 ‘젠트리피케이션’을 염두에 두고 건설된 대규모 단지의 고급 아파트이다. 5년 전에 자기는 임대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계약했는데, ‘렌트콘트롤’로 인해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고 있지만, 요즈음 입주계약하는 다른 유닛들은 가격이 엄청 뛰었다고 한다. 코리아타운의 아파트들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임대료가 오르는 것은 서민들, 특히 젊은 층들에게 어려움을 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렌트콘트롤도 있는 것이지만, 렌트콘트롤 유닛이 많은 것도 아니고, 임대료는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오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주택가격은 많이 오르다, 조금내리다, 다시 오르다, 요즈음 주춤주춤하는 편인데, 중간가격 주택이 거주민의 30% 정도만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비싸다. 하지만 아직도 LA는 희망의 땅이고 많은 이들이 몰린다. 부동산, 세금, 자동차 보험 등 생활비가 높음에도 직업이 있고, 학교가 좋고, 기후가 좋으니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이다. 하지만 시정부는 인프라와 소셜서비스 유지에 급급하다. 요즈음 캘리포니아에서는 저소득층 건강보험인 ‘오바마케어’ 요구, 불법체류자 단속강화, 그리고 최저시급을 $10에서 $15로 인상하고 있어서, 한국인의 봉제업체 집합처인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자바시장’의 불황이 극에 달해 다른 주, 특히 텍사스주로 비즈니스를 옮겨가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LA시의 인구는 1,500만 명 정도가 몰려 사는 LA메트로폴리탄의 일부로서 450만명 정도이고, 주위에 작게는 5만 명에서 크게는 30만 명 정도의 크고 작은 도시들이 150개나 몰려 독립적인 행정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중심도시인 LA시 자체도 35개 반독립적인 커뮤니티로 이루어져 있으며, 빈부의 차이는 물론이고 중간 주택가격의 차이도 매우 크다. LA메트로폴리탄은 매우 넓게 확장되어 있으며, 고속도로인 후리웨이가 거미줄처럼 엉켜 있는데, 러시아워의 혼잡 때문에 많은 이들이 직장을 오가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오늘은 우리 동네 인근에 위치한 ‘몬트로스 몰’로 가서 온 식구가 멕시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커피숍에도 갔다. 빌딩화사드, 스트릿퍼니쳐, 그리고 주차장이 잘 완비되고 가로수가 풍성한 야외 쇼핑몰이다. 좀 더운 날씨에 휴일이라서 좀 한가한 느낌이 들지만, 가게들도 역사를 지니고 사람들도 예의바르게 운전하는 그러한 곳이다.

 

  커피숍은 냉방이 잘 되어 있고 사람들로 꽉 차 있다. 책을 보고 컴퓨터를 보고 있다. 한 무리의 한국인 가족들도 보이고, 한인 남녀 대학생들도 보인다. 우리는 아메리카노, 그린티 라떼 등을 시키고 앉을 곳을 찾으려니 여의치 않아, 아예 야외 발코니로 나가 바람이 시원한 쪽에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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