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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5월의 울란바타르

                                                                                                                                                               한동대 교수 구 자 문

  5월도 중순에 접어들었는데, 몽골 울란바타르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기온이 영하 2도에서 영상 12도 정도이므로, 밤사이 내린 눈은 많이 쌓여 있지만 낮에는 대부분 내리자마자 녹아버리는 진눈깨비 형태이다. 한국에서 영상 10도에서 22도 정도의 봄 날씨에 적응해 있다가 추운 곳으로 가니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감기에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12월에서 1월까지 이곳의 기온은 밤 영하 35도에 낮 영하 20도 안팎이라서 이때에는 감기 균이 활동을 못하기에 오히려 감기환자가 드물다고 한다.

 

  몽골은 2000년대 이후 경제성장이 매우 빨랐는데, 지난 몇 년 사이 불황기에 접어들었다. 주요 산업인 광물가격이 하락하고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것이 주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고, 전반적인 세계경제의 불황이 또 다른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도인 울란바타르 거리는 건물들도 사람들도 몇해 전과 비교해 크게 변함은 없어 보인다. 교통혼잡이나 상하수도 등 인프라의 부족은 여전하다. 게르지역으로 불리는 무허가판자촌의 주거가 울란바타르 전체 주거의 60%가 될 정도로 넓게 펼쳐져 있지만, 부촌인 자이승전망대 부근에는 중·고층아파트단지들이 많다.

 

  울란바타르 시장 직속기관인 게르재개발기구의 기획부서 및 건설부서와 각각 한차례씩 실무자들과 미팅을 가졌다. 울란바타르에 24개 재개발구역이 지정되어 있을 만큼 게르지역의 재개발을 통한 아파트 건설과 아파트에서의 삶이 몽골인들의 꿈인 것 같다. 하지만 요즈음은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지난 1-2년 사이 모든 게 중지 상태라고 하는데, 이들은 ‘좋은 건설회사가 없어서’ 라고 했다. 사실은 국내외 건설회사들이 사업성 부재로 이들 사업에 관심이 없는 탓일 것 같다. 또한 몽골은 물론 수도인 울란바타르시 영역 자체도 매우 넓지만 국가 전체인구가 300만명에 지나지 않아 대형기업들은 투자를 꺼린다. 하지만 전인구의 절반이 울란바타르에 모여사니 도시환경문제가 심각하기에 세계의 많은 이들이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과 같은 이미 밀도 높은 낙후된 주거 및 상업지역을 재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넓은 대지를 소유하고 있는 게르지역 주민이자 땅주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좀 더 간단한 계산과 논리 하에 사업이 진행되는 것 같다. 오직 땅주인, 건설회사, 정부만이 참여하며, 그 곳에서 쫓겨날 세입자나 저소득층주택 공급에 대한 배려는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빈부의 차가 심해서 부유한 집안의 경우 5채 정도의 집을 보유함이 흔해서 호화스러운 아파트들이 잘 팔린다고들 하지만, 대부분 시민들의 소득에 비해 아파트 가격이 너무 높아서 분양이 쉽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한때 몽골정부가 재개발 활성화와 건설회사 유치를 위해 재개발사업 투자금의 상당부분을 감당하겠다고 약속도 한 모양이나, 말로 그쳐서 많은 건설회사들이 무너졌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번에도 학생들과 호화 아파트단지에도 가보고 게르촌에도 가 보았다. 지난 7-8년 사이 늘어난 자이승전망대 및 툴강 인근의 아파트단지들은 한국으로 치면 중층정도인 7-10층 정도인 경우가 많으나, 단지며 내부 시설들은 우리나라의 고급아파트들과 비슷하고 한달 월세가 미화 2,000 – 3,000달러 정도인 경우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교외의 게르지역을 방문했고 그중 두 집을 내부까지 둘러보았다. 한집은 땅이 500평도 넘어 보이는데, 두 채의 건물과 게르가 하나있는데, 할머니 한분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자기는 은퇴한 의사이며, 결혼한 아들과 딸이 각자 가정을 이루고 한 울타리 안에 산다고 했다. 개가 사나운데 이 할머니가 도저히 제어를 못해 집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포기하려다가, 다행히 다른 입구를 통해 옆 건물의 내부를 구경하고 대화도 나누었다. 실내는 보일러식 난로가 있고, 세간들도 있고, 방이 여럿 있는데, 돈이 얼마간 있었으므로 14년전 두 달쯤 걸려 지었다고 하는데, 그리 튼튼해 보이지는 않았다.

 

  인근의 또 다른 게르를 방문했는데, 이곳도 대지는 300평은 될 정도이나 전통적 스타일의 ‘5벽체 게르’ 하나만 있었다. 자이승전망대 근처에 살다가 그곳이 공원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1980년대 초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고 했다. 40살 쯤 된 남자분인데, 아내와 애들 4명, 모두 6명이 이 게르에 살고 있다고 했다. 가운데에 ‘투노’로 불리는 천창 아래 보온 및 요리를 위한 화덕이 있다. 또한 ‘바가나’로 불리는 천창아래 두 개의 기둥과 ‘우니’로 불리는 지붕재들이 아름답게 채색되어 있었다. 정면에 불교식 제단이 있고, 왼쪽은 아내침대, 오른쪽에는 남편침대가 있는데, 아마 아이들은 바닥에서 자야 할 것 같다. 이분은 낮에는 학교일을 돕고 밤에는 택시운전을 한다는데, 한달 수입이 100만 투그릭(60만원)은 되어야 생활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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