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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세월의 덧 없슴이여 ! 청초 이용분(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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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물 흐르듯이 흐르는 시간의 조각들이 모여서
- 한 세월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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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아침 동해에서 불끈 떠오르던 해,
- 지난 섣달 그믐날 불그레하게 노을을 남긴 채
- 처연하게 서산으로 지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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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낳아 주고 그토록 사랑 해 주며 키워 주신 후
- 어느 날 속절없이 떠나 버리신 사랑하던 나의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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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만에 우연히 만난 나를 아는 사람의 늙은 모습.
- 모르는 사이 커 가는 아이들,
- 피는 듯 하더니 어느 새 지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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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 모르게 흐르는 물,
- 한 여름날 끝을 모르게 푸르고 높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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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칠월에 피어 오르던 뭉게 구름.
- 그리고 떠서 어디론가 흘러 가버린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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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진 친구들...
- 잠시라도 못보면 그토록 연연 해 하던...
- 앞 뒷집 살던 친구.
- 살기에 급급하다고 그간 보지 못한 그 친했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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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꽂이에 꽂힌 채 누렇게 색이 변한 책들.
-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난 물건을 싸두었던 신문지.
- 그 당시에는 상당히 심각했던 온갖 지난 사건들이 실려 있는
- 한참 날자 지난 누런 신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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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세월의 덧 없슴이여 !
- 이 모든 것들이
- 모질게 흐르는 세월에 실려 서로를 잊은 채 떠밀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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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돌아오지 못 할 영원한 세계로 떠나 버린
- 나의 젊은 날의 소중한 조각들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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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 봄 나는
- 지난 해에 받아 두었던 분꽃씨와 봉선화씨를
- 앞 마당 한편에 심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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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날들을
- 오래오래 마음 속에 붙들어 두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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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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