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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서히 찾아 오는 가을                   청초 이용분(7회)

    성당 가는 큰 행길목 옆, 바로 아파트가 보이는 담 너머에 올 가을 들어 빨간 찔레꽃
    열매가 조롱조롱 열려 있었다. 오늘 보니 어째 그 열매가 몽땅 보이질 않는다.
    오뉴월에 하얀 찔레꽃이 만발 할 때면 그 청순하고 은은한 향기에 모여드는 벌 나비에
    우리들 눈길도 함께 머물게 하였다.

    그 열매는 꺾거나 따가지 않으면 겨우내 새들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그 열매를 어느
    누가 가지째 꺾어 가 버린 모양이다. 더구나 버스정류장이 있는 큰길가다.
    지나는 길손들도 보도록 그냥 좀 둘 일이지 혼자만의 욕심에 그렇게 한 모양이다.
    야박한 인심에 야속한 마음이 든다.

    개천 변을 따라 걸어오는데 아직은 가을이 설 온 모양인지 이제야 슬슬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우리 아파트 초입에 해마다 빨간 단풍이 드는 나무가 푸르청청 아직도 여름
    날을 구가하는 듯 하다. 유난히 빨간 색이 곱게 물이 들곤하는 잎이 작은 단풍나무다.
    저러다가 어느 날 한바탕 무서리라도 내리면은 한 시절을 예쁜 색으로 뽐낼 단풍
    나뭇잎이 물도 들어 보기전에 오그러 들어 망쳐 지지 않을가 은근히 마음 조려진다.

    조그맣고 예쁜 검회색비둘기 한 마리가 풀숲에서 먹이를 찾는지 도망을 가지 않아 용케
    사진을 찍었다. 저 혼자서 '구구구' 소리를 낸다. 그 소리는 대체 무슨 뜻일까 궁금하다.
    언제나 내가 전철역으로 나가는 큰 골목길에 자동차도 아닌 낯선 작은 기계가 큰
    소음과 배기가스를 심하게 내 품으며 엔진에 막 시동을 걸고 있다.

    아마도 큰 골목길에 떨어진 낙엽을 쓸고 모아서 치워버리는 자동기계인가 보다.
    편리함을 추구한 시나 구청에서 사람 대신 사거나 임대해서 그리 하는 모양이다.
    가을이면 대 빗자루로 낙엽을 쓸어 모우던 낭만도 보기 힘들게 됐다. 기계가 사람
    이 설자리를 대신 하는 것이다. 편리함은 좋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기계에게 밀려
    나 버리는 시대적 배경이 씁쓸하다.

    카메라를 든 김에 아파트를 지나 길 건너에 토막 밭에 가보기로 했다. 며칠 사이에
    길 거리에는 커다란 프라타나스 이파리. 자그마한 단단풍 이파리가 한테 엉켜 뒹글고
    있다. 해마다 하늘을 찌를듯이 키가 점점 더 커가는 이름 모를 나뭇 사이를 지나 채마
    밭으로 눈길이 갔다. 올해는 가을비가 심심치 않게 내리더니 작황이 풍작이다.

    비 끝이라 채마밭에는 채소들이 싱싱하게 커가고 있다. 김장의 주재료인 배추도 무슨
    거름기를 먹었는지 시퍼렇게 독이 올라 한참 크고 있다. 아직 속이 꽉 차려면은 한
    동안은 더 자라야 될것 같다. 한옆에 무밭을 보았다. 무도 씨앗을 뿌리는 게 아니라
    어린 묘를 하나하나 심었는지 까만 비닐에 구멍을 뚫고 파란 몸을 들어 내 뽐내고 있다.
    예전에는 무 씨앗을 그냥 흩 뿌려 한꺼번에 싹이 트고 자라면 자잘한 것은 먼저 솎아
    먹고 큰 것을 키우는 게 보통이었는데... 농사법도 세월 따라 변해 가는 모양이다.

    산 나무 그늘아래 올해도 달랭이 무를 심어 놓은 게 보인다. 무청이 연하고 깨끗하게
    커 있다. 총각무는 주로 무 줄기를 먹지 무 뿌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니 성공작이다.
    그 옆에 남은 씨앗을 뿌렸는지 그도 잘 자랐다.
    나도 내년에 그 옆 옆에 무 씨앗을 한번 뿌려 볼까 잠시 생각을 해 보았다.

    길옆 소나무 등걸에는 새파란 이끼가 계절도 잊고 싱싱하게 붙어 살아 가고 있다.
    담쟁이 넝쿨들이 어떤 나무를 휘감고 끝도 모를 하늘을 향해 올라가면서 붉은 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갈색으로 단풍이 서서히 들어가는 가을 산을 바라보면서 돌아오는 길,
    가로 변에 떨어진 낙엽을 밟으면서 잠시나마 올 가을을 만끽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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