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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잠자리)
 
    • 찌는듯한 더위가 쏟아지는 빗줄기에 쫓겨서... 청초 이용분(7회)

    •  
  • 쏟아지는 빗줄기에 쫓겨서 찌는 듯한 더위가 주춤하자 한 여름날
    하루살이라도 잡아서 요기를 하려는지 탄천 위에는 노란 보리 잠자리
    떼가 나타났다. 온 개울 물위에 제 가끔 분주하게 오르내리며 무리를
    져서 날고 있다.
    이 잠자리는 여름이 무르익어 갈 무렵이면 때 맞춰 나타나는 잠자리다.

    어느 듯 나무 그늘에서는 매미들이 이제는 저희들이 노래할 차례라는 듯
    신명나게 한여름을 구가한다. 이에 뒤질세라 풀숲의 귀뚜라미도 찌릿찌릿
    짧은 음과 구슬픈 음색으로 장단을 맞추기 시작한다.

    열대야 탓인지 밤이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일가를 대동하고 강아지까지
    이끌고 탄천으로 향한 피서 행렬이 마치 우리가 무더운 여름날 겪었던
    6.25 때 피난 행렬처럼 끝이 없다.

    두꺼운 나무 널판을 엮어서 만든 가교 난간에 앉아서 개울 중간을 스쳐지나
    가는 바람을 쐬는 시원한 기분이란 겪어 보지 않고는 말을 할수가 없다.

    예전에는 이른 저녁을 먹고 더위를 피해 골목 길 가운데에 돗자리를 펴고
    한 옆에 모기를 쫓는 덜 마른 풀로 연기를 피워 놓는다. 이웃 집 어머니들과
    어울려 이리저리 부채로 부쳐서 모기를 쫓으며 이런 저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시는 어머니의 넓은 치마폭 속에 몸을 파묻었다.

    밤이 이슥하도록 밤하늘의 은하수와 국자 모양의 북두칠성과 북극성도
    찾아본다. 운이 좋은 날에는 긴 꼬리를 달고 쏟아지는 별똥별을 보면서
    감탄하기도 하며 막연한 행복감과 안도감에 젖곤하던 어린시절이 생각난다.

    그래서 이웃에 대한 친밀도도 자연스레 높아져서 지금도 그 어르신들이
    생각나기도 하건만 ...
    이제는 모든 게 세련되고 편리하고 살기는 너무 좋아졌지만 심하면 바로
    앞집에 어떤 사람이 사는지도 모를 개인 위주의 세상이 되었다.

    이제 웬만한 시골이 아니면 뿌연 안개 같은 스모그와 휘황한 야간 조명등
    때문에 밤에 북두칠성을 찾아보기란 여간한 행운이 아니면 볼수가 없다.

    화려한 빛을 내며 명멸하는 네온사인 불빛에 현혹되고 바쁜 일상속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묻혀서 이제 그 별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잊혀져 가는 것 같다.

    여름 날 시원한 빗줄기 끝에 해 볕이 내려 비치면 하늘 한편에 화려하게
    나타나면 일곱 빛깔의 무지개에 선녀가 타고 올라가는가? 하고 환상에
    젖기도 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우리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는 것 중에 하나다.

    해가 나왔다 비가 오다 하면 여우가 시집가는 날이라고들 하곤 했는데....
    이젠 오직 미술 교과서 속에 일곱 빛깔의 원색으로 기억될 뿐이다.

    외진 시골로 조금만 나가면 쉽게 볼수 있었던 개똥벌레 반딧불이도 이제는
    일부러 서식지를 찾아 가야만 겨우 만날 수 있는 희귀 곤충이 되었다.

    요즈음 커 가는 우리들의 아이들은 우리 세대가 어린 시절 막연하게
    동경하기도 하고 무한하게 느껴지던 우주와 한 여름 밤의 신비와 여유로운
    낭만도 다 잊혀 져 가는 옛 이야기가 되어 가는 것만 같아 마음 한편이
    안타깝기도 하고 씁쓰름하기도 하다.

                                                     05년 7월 29일

          

(보리 잠자리떼)











 

 

  • Tony(12) 2017.08.31 08:49

    거긴 더위가 좀 수그러지는가 본데 여긴 이번주에 폭염 경보가 나왔는데도 오늘 수요일 것기는 뻐스를 타고 한시간 반쯤 떨어져 있는 칼가리 외곽
    1920년대에 기름이 처음 발견된 Turner Valley라는 동네에 가서 강변을 따라 12킬로를 걸었는데 35도 더위에 땀도 많이들 흘리고 물들도 많이 마시고 그래도 낙오자 없이 각자의 코스를 끝냈습니다. 저희보다 더 나이들은 slow walker들도 동행 했는데 그 분들은 저희들 거리의 반, 6킬로만 했구요.

    벌써 8월도 다 가고 9월, 아이들 개학이 가까워 오니 휴가갔던 사람들이 다 돌아 오고 back to school 준비하느라 shopping mall들이 꽤나 복작댑니다. 새옷, 새 신발, 필요한 학용품이랑 사 모우느라. 우리 아이들때는 모든 학용품이 연필, 공책까지 모두 학교에서 내주었었는데 이젠 많이 맑아 져서 그런게 자꾸 없어지네요. school bus 비용도 무료였는데 지금은 아니랍니다.

    여기도 모레 금요일에는 비가 쏟아진다는 예보인데 얼마나 올지 너무 많이 와도 추수하는데 지장이 될텐데 모르지요. 오는 일요일 외조카 결혼식은
    산에 있는 야외 공원에서 하는데 날씨가 좋아야 될텐데요. 오래 보지 않았던 친척들이 거기서도 오고, 미국에서도 올라와 조그만 family reunion이
    됩니다. 서울에서 오는 작은 고모님 딸은 제가 서울 떠날때 유치원생이였는데 고등학교 영어 선생직에서 은퇴를 했다니 만나면 영어실력좀 시험해
    볼까 합니다,ㅎ,ㅎ.

  • 이용분 2017.09.01 20:34

    어느새 절기는 9월로 접어 들어 아무리 뻐티고 싶어도 여름은 슬슬 꼬리를 감추고 사라질 모양입니다.
    이곳은 시도 때도 없이 느닷 없이 밤사이 비가 쏟아 지기를 반복...
    그럭 저럭 더위는 물러 갈수밖에 없는 지경입니다.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로 시골에서는 가을고추가 탄저병이라나 농사를 안짓는
    우리로서는 알수없는 병이 걸려 농사를 망치고 복숭아류 과일도 썪고 물크러져서 못쓰게 되고
    상품성이 없는 쓰레기 가 된다고 농민들이 울상입니다.
    일년내내 애쓰고 공 들인 노력이 수포로 돌아 간다는 소식에 얼마나 황당할까...
    안스럽기만 합니다.게다가 과일값이 비싸지니 우리 소비자로서도 함께 고통을 나누어 지게 되는

    형편으로 변합니다. 결국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고 있지요.

    먼타국에 사셔도 일가 친척분들이 자주 만남을 가지시니 타국에서의 외로움은 훨씬 덜 하시겠습니다.
    옛날과 달리 지금은 한국에 사시는 분들이 형편도 아주 좋아지고 가치관도 많이 변하여 여행도
    자주 다니는 풍조로 바뀌었으니 두루두루 다행입니다.
    모쪼록 위로를 받는 계기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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