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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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01.01 09:33

깊어가는가을밤에....

조회 수 1111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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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서 떨어지는 메마른 나뭇잎이 그처연함을 차디찬 내 입술에 그 갸날픈 떨림을 파르라니 전해줄적에 뒷산의 천년묵은 나무둥치가 녹각향을 품기는데 푸른 하늘에는 흰구름이 끝없이 펼처지며 커다란 봉황이  날개짓한다


 


슬며시 내 곁으로 다가온 흰구름 위에는 원숭이 한마리가 날 보고 올라타라 하믄서 상계의 신선들이 보냈다고 하는데 스승 자방선생이 적송자따라 찿아갔다는 아마 그 쯤에서 왔나부다


 나 아직 거까지 가기에는 하계에서 할 일이 좀 남았다고 이르고 근두운 혼자 돌려 보내니 원숭이의 서운해하는 모습이 도토리 세개를 앞에 놓고 오만상 찡그렸다는 옛적의 고사를 떠 올리게 하는데


 털로 뒤덮힌 그 얼굴을 보니 우는듯 웃는듯 구별이 되지 않는다


 


추석이 되었지만 지척에 고향을 두고 찿지 못함에"고개들고달을보다머리숙여고향생각한다."는 옛 친구의싯귀가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한숨 짓다가


 하늘 보니 어느덧 달은 동산에서 떠 올라 두우성을 배회하고 가을 바람따라 잔잔한 그 모습을 호수물에 담는데


 


기러기떼 저 높이서 나르는모습 보이기에 바다건너 지구 저편으로 떠난 친구에게 안부나 전하려고 잠시 쉬어가라 하며 물었더니


 이번 가을여행에는 거기까지 갈 여정표는 짜여 있지 아니하였다며 고개를 좌우로 몇번 흔들더니 그 냥 하늘위로 날라가 버린다


 


마음은 여산위의 구름타고 천하를 굽어본지 오래되었으나 몸은 아직도 진창에서 헤메이기만 하는 내 모습이 약간쯤 서글퍼서


 


 술 잔을 앞에 놓으니


 


천지는 한잔술에 담겨지는듯하나 저우주의 깊은뜻은 아직 그속에 스며들지 아니하니 아직때가 이름인가 내맘은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낙옆따라 이리저리 헤메이기만하는데


 나도 언젠가 저 낙옆처럼 어디론가 떠나가리라 생각하니 왠지 모를 슬픔이 가슴을 메우니 잠시 두눈가엔 때아닌 이슬이 맺히드라


 


 


연달아 백병의술을 마셔도 천고의 쌓인설움 씻기지 않았다는 옛싯귀를  읊조리며 바위 위에홀로팔벼게하고 누으니 밝은달 고요한 산이  자기도 취했다하며 나에게 다가오네 


 


 

  • 밝은달 1970.01.01 09:33
    비치도록 산에 누버 있었능교? 알딸딸해서?? 겨울에는 그라지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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