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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슴               - 노천명
 
      •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2006.11.1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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