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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보문단지에 이틀간 머물며

                                                                                                                                                                                     구 자 문      

이웃도시 경주 보문단지에서 필자가 소속된 대학의 1박2일 교수수련회가 열렸었다. 포항 양덕에서 50분 정도 운전 후에 보문단지 입구에 도착했으나, 그날따라 다른 길로 가본다는 것이 불국사역 가는 길로 멀리 돌아서 목적지에 도착하니 30분이 더 흘렀다. 하지만 동행한 미국인 친구와 경주외곽을 죽 돌아보면서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다. 보문단지는 보문호를 끼고 넓은 녹지대와 호텔·테마파크·상가들로 구성되어 있는 계획단지이다.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짙은 푸르름의 경주 보문단지는 아름다웠다. 예전에 볼 수 없던 높고 웅장한 건물 하나가 솟아 있는데, 얼마 전 완성했다는 황룡사 9층탑이다. 신라시대에 이곳에 큰 사찰이 있었고 목조 황룡사탑이 있었으나 고려시대 때 몽고족의 침입으로 불타 버렸다. 그 후 한두 줄 기록과 전설로만 전해져 오다가, 최근 꽤 오랜 고증과 시뮬레이션을 거쳐 완성하게 된 것이다.

 

머물던 호텔의 9층 창문을 통해서도 이 황금빛 탑이 지척에서 높고 크게 내다보인다. 식당이나 카페에서도 이 탑이 내다보인다. 분명 이 탑은 보문단지, 아니 경주의 랜드마크 일수 밖에 없을 것이며, 우리 모두의 자랑일 수밖에 없다. 그 아래쪽 강가에는 대규모의, 화백센터로 불리는 HICO건물이 서 있다. 매우 거대하고 은빛으로 빛나는 이 건물은 지극히 현대적인 건물로서 주변의 고풍 건물들과 의외로 잘 어울리며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이곳 경주 보문단지를 쾌적하게 꾸며 주는 것 같다.

 

필자는 경주를 비교적 자주 찾는 편인데, 보문단지 쪽으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도심 가까운 교촌 최부자댁 근처를 찾는 경우도 있다. 그곳에는 고풍의 식당도 있고 고분들도 있지만 복원된 아름다운 월성교가 있다. 때로는 첨성대와 안압지, 불국사와 석굴암, 또는 천마총과 포석정도 방문한다. 천년고도인 경주에는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없는 많은 유적과 고분들이 있고, 도시인프라와 녹지대들도 잘 갖추어져 있다고 생각된다.

 

이웃인 포항은 신도시로서 20세기 초 이후, 특히 1970년대 이후 철강산업도시로 발전을 구가 했는데, 경주는 2,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오랜 도시이다. 포항의 일부분인 흥해는 신라의 옛 이름인 서라벌의 일부였으며, 그 당시 포항도심은 형산강 입구의 삼각주지대였다. 이곳에 1960년대 후반부터 철강산업단지 건설이 시작되고, 항만들이 건설되면서 크게 발전하게 되었다. 현재 포항은 52만명 경주는 26만명의 인구를 지니고 있는데 모두가 도농통합시로서 면적은 서울시의 1.8배와 2배에 이른다. 두 도시가 경계를 접하고 있는데, 영역이 비계획적인 형태로 나뉘어져 있어서 포항의 중심부로 경주의 일부가 침범해 있는 듯 보인다. 그 예로, 경주시 강동면과 안강읍은 포항시청에서 차로 5~10분 거리에 있는 반면 경주시 중심으로부터는 30분 이상 떨어져 있다.

 

이 두 도시는 각자 첨단산업도시로 관광문화도시로 특징지어져 있지만 산업다양화를 위해 애쓰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도시의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라서 바라는 바대로의 성장이 쉽지 않음이 사실이다. 따라서 요즈음 이 지역에서도 네트워크도시(Networked Cities)를 자주 언급하며 추진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 추진 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울산-경주-포항 네트워크이며, 요즈음 포항-경주-영덕-울릉의 5개 시군 모임이 언급되기도 한다. 유럽의 ‘란스타드 네트워크 도시’의 예를 참조 한다면 그룹을 이룬 각 도시들의 규모가 25만 ~ 70만명 정도이며, 각자 특색을 가지고 위계적 네트워크가 아닌 동등한 네트워크상에서 보완적인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멤버도시가 너무 크거나 작아도 힘들다는 것이다.

 

필자는 포항과 경주가 광역네트워크도시군의 일원이 되든, 둘만의 네트워크 도시가 되든, 혹은 두 도시가 합쳐져 하나가 되든 이 모두를 찬성하는 편이다. 두 도시는 각자 특색이 다르면서도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서 한지역으로 규정해도 크게 반발을 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 물론 가장 손쉬운 형태가 이 두 도시들만의 네트워크일 것으로 보는데, 말만이 아니라 실제적인 ‘네트워크 도시’ 내지 ‘투윈도시(Twin Cities)’로서의 발전을 추진하려면 시정부 차원에서의 실무적인 회의와 정책,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시민, 민간단체, 경제산업·문화스포츠분야의 활발한 네트워킹이다.

 

어둠이 내린 후 호텔을 나와 홀로 주변산책에 나섰다. 날씨는 제법 시원해서 걷는데 큰 지장을 주지 않았는데, 주중이라서인지 거리며 상가에 관광객들이 많지는 않았다. 길을 건너고 조명된 다리를 건너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큰 규모의 유적, 호텔, 컨벤션센터 등이 있고, 중간 중간에 상가건물들이 들어서있는데, 그 시간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새로 지어진 듯 보이는 대형커피숍들이다. 음식점들도 많은데, 일과가 끝날 때여서인지 주변에 쓰레기봉지들이 쌓여 있고 냄새가 나기도 했다. 이곳 음식점들도 ‘대형쓰레기통’ 내지 ‘즉석음식물처리기계’를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상가 앞 보도들도 제대로 유지·보수되지 못함이 자주 눈에 뜨인다. 멀리서 보면 멋져 보이지만 거리를 걷자니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짐이 자랑스러운 역사문화도시에서의 안타까움이었다.

2018년 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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