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게시판

선농게시판

조회 수 347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가난했지만 마음이 따뜻했던 시절...          청초 이용분 (7회)
  •  
    • 어제는 모처럼 날씨도 따뜻한 오후였다. 둬달 만에 골 다공 치료 칼슘약을 타러
      ‘21세기 병원“에 갔다. 가는 버스가 자주 오지를 않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그리 작은 규모는 아닌데 천정이 나지막하고 조용한 종합병원이다.

       
    • 요즘은 지었다하면 종합 병원들은 천정이 높직하고 찬바람이 돌 정도로 깨끗하다.
      별 필요도 없이 넓고 으리으리해서 아픈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기 치료분야를 찾아
      가기도 힘이 든다. 공연히 의사를 만나기 전 부터 지치고 주눅이 들기 십상인데
      이 병원은 그렇지가 않다. 마침 기다리는 환자수가 적어 바로 내 차례가 되었다.

      내 담당 의사는 사십대 후반 머리숱이 너무 많아 마치 잎이 무성한 상 나무가
      바람에 쏠리는 듯 한 머리스타일을 하고 있다. 얼굴보다 무성한 머리카락이 먼저
      눈에 띠어 순간 어떤 만화의 주인공처럼 조금 우스운 인상으로 내게 보인다.
      내 챠트를 보면 골다공칼슘 약을 타러 온 걸 알 텐데
      “어디 다른 곳이 아픈 데는 없으십니까?^^” 하고 묻는다.

      보통 요즘 의사들은 자기 전공분야 말고는 아주 말을 아껴서 여간해서는 환자가
      다른 환부 얘기는 응급상항 말고는 묻지 않게 훈련이 되어 있다. 기대도 안했는데
      이렇게 의사가 자상하게 묻다니 고마운 일이다. 그 의사의 한마디 말에 내 마음이
      따뜻하다.

      약 처방전을 들고 계산대에 갔다. 나보다 조금 늦게 온 어떤 여자환자가 앉을
      자리가 없어 계산대에 기댄 채 내내 서서 기다리고 있다. 몇 발자국 만 가면 빈
      의자가 수두룩하지만 꼼작 하기가 싫은 모양이다. 우리가 앉은 것이 기다란
      의자이니 조금씩 좁혀 앉으면 될 터인데 아무도 비켜 주지 않고 그도
      ‘좀 좁혀 같이 앉즙시다’하고 청하지도 않는다.

      금세 되겠거니 기다리던 일이 사무직원이 무얼 그리 꼼지락거리는지 도통 차례가
      오지를 않는다.
      “우리 조금씩 다가앉아 저 분이 함께 좀 앉도록 합시다”
      보다 못한 내가 솔선 자리를 당겨 앉았다. 옆 사람도 덩달아 비켜주니 금세 그
      여인이 앉을 자리가 생겨 모두가 편하게 되었다.

      그러자 내 이름을 불러 나는 약 처방전을 타가지고 그 자리를 뜨게 되었다.
      자리에 앉게 되었을 때 고마워하던 그 여인과 모두의 얼굴에 나타난 흐뭇했던
      표정들이 지워지지 않는다. 오늘은 그 의사의 친절한 말 한마디와 그 환자를
      자리에 끼어 앉게 한 일로 공연히 내 마음이 즐겁다.

      요즘은 모두 개인주의가 팽배하여 남을 염려 해 줄지도 배려를 받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한 꺼풀만 벗으면 그 마음속에 모두 따뜻한 피가 흐르고 있다는
      걸 금세 알 수 있었다.

      예전에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 기차를 타게 되면 둘이 앉으면 넉넉하고 셋이
      앉으면 꼭 끼어서 조금 불편하지만 앉은 사람은 선 사람을 배려하여 의례히
      앉기를 권하고 선 사람은 앉은 사람에게 양해를 얻어 함께 끼어 앉아 가면
      지루하고 긴 여행길이 아주 마음 푸근하였다.

      하다못해 사탕 한 알에서 삶은 계란을 나누어 먹으면서 정을 나누니 완행열차를
      타고 가면서도 긴 시간 여행이 모두가 지루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ㄸ'은 옆에 두고 먹어도 사람은 옆에 두고 못 먹는다' 는 말도 있듯이 모두가
      그렇게 살았다.

      어느 날 부턴가 사람을 바로 옆에 두고도 전연 갈등을 느끼지 않고 먹게 되었다.
      나누어 주며 먹으라는 것은 구차스럽고 세련되지 못한 매너로 비치게 되었다.
      세월도 그리 변했지만 세대도 모두 바뀌었다. K.T.X 열차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세 시간 남짓이면 완주를 한다. 입은 겉옷이 우둔하여 벗어 걸자 바로
      다시 집어 입어야 될 만큼 빛의 속도로 모든 게 빠르게 변했다.

      옆 사람을 신경 쓸 만치 한가롭지도 않고 자기가 할 일을 생각하기도 벅찬 세상으로
      변해 버렸다. 엘리베이터 몇 발자국 앞에 사람이 뛰어 오고 있어도 기다려주지 않고
      저 홀로 타고 유유히 올라 가버리는 세상. 모든 게 경제 우선이고 능률 우선이다.
      모든 일은 컴퓨터와 기계가 대신 하여 사람들이 할일을 대신하며 지배하게 되었다.

      느리고 마음씨 좋은 사람은 발붙일 데가 없고 바보 취급을 당하기 십상인 세상이다.
      결국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무엇이 서로의 진정한 행복인지 본말이 뒤바뀐 세상이
      되어 버렸다. 경제적으로 좀 잘 살게 되었다고 서로서로 목을 꼿꼿이 고추 세우는
      사이 이 아름다운 인정의 샘은 어느 새 잦아들고 매 말라 갔다.

      못사는 게 자랑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난하고 모두가 좀 못살던 시절에 따뜻하게
      서로를 배려하던 그 시절이 향수처럼 그리워지는 건 나만의 사치스런 생각인걸까...


       







 
 

  • Tony(12) 2018.03.07 04:18

    선배님, 혹 Actonel이란 약인가요? (Fosmax라면 그것은 그저 질이 좋은 칼시움일뿐입니다.) 그게 위장에 많은 무리를 주는 악인데. 흡수율이 강한 식물에서 추출된 액체로 된 칼시움이 독일에서 나오는것이 있는데 거기도 시중에 이런것이 나오는지요? 킬시움은 될수록 저녁 식후에 주로 많이 드시는게 좋습니다. 사람이 잘때(쉴때) bone loss가 더 생긴답니다. 여기서 사시는 4회 서병희 선생님도 골다공증에 그것을 많이 드시고 악화 되는것을 막았는데.... 80객이신데 아직도 손수 운전을 하고 다니십니다.

    또한 바이타민 D3와 K2가 뼈 손실은 막는 작용을 하는데요. 겨울에는 D3를 하루에 6000 iu씩 복용해도 괜찮다고 여기 의사들은 말 합니다. 보론,
    마그네시움, 망가니스 , 스트론디움, 징크등의 광물질이 뼈를 보호하고 강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저희도 매해 bone density test를 하는데 아직은
    괜찮다고 담당 의사가 말하더군요.

    지난 주말에는 눈이 내리는데 간신히 비행기가 떠서 빅토리아에 가서 이틀을 손주녀석과 놀다가 왔는데 거긴 벌써 벗꽃이 피고 있더군요. 어쩌면
    메누리가 이곳 대학 토목공학과장으로 와 달란다는데 $$$ 에 대한 교섭이 잘되기를 바랍니다. 가까이 살면 얼마나 좋겠어요. 호텔 수영장에서 같이 헤엄도 쳤는데 어찌나 빨리 가는지 제 애비 어릴때 같더군요,ㅎ. 저희 아들, 딸은 스쿠바 다이빙도 하고 수영은 적십자사 life saver 이거든요.

    일요일 밤에 돌아와 보니 쌓인 눈이 약 7인치. 20년이나 된 제설기가 이제는 늙어서 죽을 지경이라 다시 고치기도 그렇고 새것으로 바꿔야겠습니다. 모두가 다 중국제 엔진을 쓰는게 꺼림직해 아직 미국에서 만드는 Honda를 사기로 작정 했습니다. 아직도 눈이 두어번은 더 올것 같아요.
    오늘은 영하 4도쯤인데 그정도면 여기로서는 봄같은 기분이지요. 주말에는 영상 7도정도 될모양인데 그 많이 쌓인 눈이 눅아내릴 생각을 하면
    진창 천지(mud city),ㅎ,ㅎ.

     

    여기서 요새 연속극을 보면 사람 납치해다 장기 다 걷어내고 살인유기까지 하는 것이 없나 병원이라는게 모두 돈을 목적으로 하는것 같기도 하고 약은 노인들은 전화만하면 집까지 배달을 해 주는데 거기는 안 그런가요?  여기 노인들은 악값의 15%를 내고 나머지는 다 정부에서 부담, 저같은 경우 장기 이식환자들이 먹는 특수한 비싼 약들은 모두 무료입니다.  저는 신장 전문의는 4개월마다 family doctor는 해마다 찾아 가는데 저희 family doctor는 너무도 자상해 손가락 발가락까지 다 만져보고 그 앞에서 보건체조를 시켜서 온 몸이 제대로 움직이나도 확인하기도 하고 그런 의사입니다. 딸과 같은 의과대학 선배이기도 하지요. 하여튼 딸과 그 동기들이 여기, 저기들 퍼져 있어서 많이 도움이 될때가 있습니다.  그저 집안에 lawyer만 하나 생기면 딱 좋겠는데 engineer투성이라니까요.

  • 이용분 2018.03.09 12:13

    약에 대한 선지식이 없는지라 마땅한 답신을 드리기 어려웠습니다.
    요즘은 골다공이 좋아 졌다며 더 이상 약을 주지 않더군요.
    근데 최근에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종종 고생을 하고는 합니다.

    재미 있는 일상이 미소를 자아내게 하고

    삶을 풍요럽게 지내시는 모습이 궁정의 힘을 솟게 합니다.

     

    엊그제 7일에는 7회 남녀 동창회에 참석을 하고
    그간 건강이 안좋아 쉬었던 선농수필문학회에 출석하기 시작했습니다.
    봄이라는 자연의 섭리에 기대어 열심히 잘 지내려 합니다.
    후배님께서도 특히 건강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 Tony(12) 2018.03.09 14:38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는게 아마 여기 말로는 IBS(Irritable Bowel Syndrome) 같은데 여러가지로 증상이 나타 나지만 최악의 경우는 Crohn's disease 가 아닌가 합니다. 대체적으로 한국인들이 Lazy bowel이 많은것을 보곤 합니다. 여기에 대해 HOPE라는 말을 쓰는데 즉 H=high fiber, O=Good oil, like Omega-3 같은것) P=probiotic, E=good digestive Enzyme. 경우에 따리 이 네가지중에 전부 또는 일부를 매일 복용하면 도움이 많이 되는데요. 의사들은 진통제, 항생제, 스테로이드 같은 약을 처방하는데 사실 도움이 별로 없습니다.

     

     참, 저희들 식구들은 맹물은 별로 안마시고 대개 여러가지 차를 마시는데 녹차(인도에서 오는 다지링 차, 녹차지만 맛이 다른 Earl Grey , 둥글레 차를

    마시는데 꼭 레몬 한조각을  Tea pot에다 짜넣곤  합니다. 알칼리성으로 만들기 위함입니다.

    최악의 경우로 17번이나 대장 절제 수술을 받은이를 도와 드린적이 있습니다. 첫째는 음식 조절, 산성음식이나 자극성이 심한 너무 맵거나 짠
    음식은 안 좋지요. 말썽 제일 많이 부리는게 우유입니다. 설탕(단것)도 마찬가지구요. 지난 30여년동안 가게에 오는이들중에 장병으로 고생하는이들은 꼭 도와서 정싱인들 같이 생활하게 해 주었는데 생활습관을 바꾸는 의지가 있어야지요. 아니면 다시 고생을 하게 되니까요. 제가 거기에 관계 되는 책자 몇가지를 우편으로 보내 드리곗습니다.

    그리고 이런 증상은 유전성이랍니다. 형제분들중에나 자제분들중에 같은 증상을 혹 가지신분이 있는지요. life style, 성격, 식성, 직업등에 따라 증상의 차이도 심합니다.

  • 이용분 2018.03.20 13:17

    지난 일요일 3월 18일 부터 인천 송도 큰아들 집에 와서 있습니다.
    오늘에서야 후배님의 댓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저의 건강을 염려 해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런데 이 나이에 책을 읽는 일 조차도 시력이 급속히 안 좋아 져서 힘에 겹고
    더군다나 영어로 쓰인 원서를 읽고 이해하기에는 능력에 벅차고 힘이 들것이니
    여러가지 관련 서적을 보내 주시는 수고를 안하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심정적으로 너무나 감사한 일이긴 하오나 절대 보내시지 말아 주십시요.^^

    절대 사절입니다. 그냥 단골 병원 가면 됩니다. ㅎㅎㅎ
    그럼 안녕히 계십시요....


  1. 아름다운 양보

    Date2023.05.09 By이용분 Views83
    Read More
  2. 찬란한 오월의 찬가 !

    Date2023.05.03 By이용분 Views98
    Read More
  3. 어느 모란 장날

    Date2023.05.01 By이용분 Views120
    Read More
  4. 싹눈의 밑거름이 되는 자연의 이치

    Date2023.04.25 By이용분 Views79
    Read More
  5. 이봄에 꽃씨를 심어 보자.

    Date2023.04.13 By이용분 Views86
    Read More
  6. "봄이 되면 생각나는 일."

    Date2023.04.09 By이용분 Views82
    Read More
  7. 막내 아들 찾아 일본 방문기

    Date2023.04.03 By이용분 Views146
    Read More
  8. 마지막 자존심

    Date2023.03.24 By이용분 Views98
    Read More
  9. 산 넘어 어디엔가 행복의 파랑새가 산다기에...

    Date2023.03.22 By이용분 Views119
    Read More
  10. 상수리나무 꼭대기 썩은 나무둥치에 딱따구리 새가...

    Date2023.03.18 By이용분 Views156
    Read More
  11. 날씨는 쾌청이나 차기만한 봄 바람...

    Date2023.03.13 By이용분 Views128
    Read More
  12. 대게 이야기

    Date2023.03.12 By캘빈쿠 Views175
    Read More
  13. 비둘기 배설물이 문제다

    Date2023.03.12 By캘빈쿠 Views199
    Read More
  14. 내 마음도 봄 바람을 타고

    Date2023.03.06 By이용분 Views102
    Read More
  15. 손녀의 돌사진

    Date2023.03.04 By이용분 Views131
    Read More
  16. 하늘을 향해 끝없는 호기심으로...

    Date2023.02.13 By이용분 Views121
    Read More
  17. 정월 대 보름 달을 보며 기원하시던 어머니...

    Date2023.02.04 By이용분 Views142
    Read More
  18. 지하철 안 인심

    Date2023.02.01 By이용분 Views126
    Read More
  19. 황등일 후배님께...

    Date2023.01.30 By이용분 Views154
    Read More
  20. 모든 정든것들과의 이별은 슬프다.

    Date2023.01.29 By이용분 Views15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95 Next
/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