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이 오는 소리              청초 이용분(7회)   우리 아파트 현관 입구에 두 구루의 모란이 심겨져 있다 하나는 하얀색이고 다른 것은 진분홍색이다 요즘처럼 포근한 봄 날씨에 살금살금 부풀어 이제 며칠 후면 새눈을 튀울 양 통통하다 우리 집 뒷곁 냇가에서 작년 봄 여름 가우내 헤엄치며 뒤뚱대며 정답게 살던 야생 오리 떼들이 겨우내 어디로 갔는지 소식이 묘연하여 조류독감에 걸려 모두 죽어 버렸나 궁금하였더니 경칩을 맞이한 오늘 때 맞춰 '궥궥궥'개천 상류로부터 여러 마리의 야생 오리 떼들이 물속과 개천 둑 풀속을 헤쳐 먹이를 찾으며 내려 오는 게 아닌가 미처 싹눈이 트지 않은 벗 나뭇가지 사이로 드높은 하늘에 무심히 떠가는 하얀 구름 올해 새로 태어난 개똥쥐바퀴 새끼의 애뜻한 몸짓 영롱한 울음소리가 봄날을 재촉 한다 한동안 따뜻한 봄볕이 내려 쬐더니 느닫없이 불어 닦친 꽃샘추위 경사진 언덕에 휘 늘어진 가느다란 개나리꽃 산수유 꽃송이에게 깨어나라 깨어 나거라 상큼한 봄 바람이 작은 소리로 이렇게 속삭이고 있었다네 이제는 피어나라 어서 피어 나거라 201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