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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놈펜에서 1월 마지막 주를 보내며

                                                                                                                                                                      구 자 문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예년과 다른 추운 날씨를 뒤로 하고 인천공항을 떠났는데, 캄보디아 프놈펜의 날씨는 영상 28~32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작년여름 방문했을 때는 여름이라서 34~35도의 무더위였는데, 지금은 겨울이라서 밤기온은 17도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프놈펜 도심 이곳저곳 어디를 가 봐도 멋진 건물과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공공건물들이 매우 크고 빨간 기와에 베이지색 벽체가 주조를 이루며 조각들이 장식되어 있다. 물론 규모가 좀 작은 주택들도 2-3층 높이에 멋진 건물과 정원을 지니고 있다. 도심의 한 섬은 서울의 여의도 같은 형태로 개발되고 있는 듯 한데, 정부건물, 상업용건물, 아파트, 정원들이 널찍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빈곤한 나라의 모습이 전혀 나타나있지 않다.

 

한 대단위 건축현장을 방문했는데, 32층짜리 몇 동을 짓는 아파트 건설현장이다. 그곳 매니저들의 환대를 받으며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현장사무실에서 PPT설명을 들었는데, 이 회사는 대만회사로서 매니저들은 대만, 건축재료는 대만, 베트남, 중국 등 각 나라에서 들여오며, 현장인력은 캄보디아인이라고 한다. 이미 분양이 다 끝났다고 하는데, 이는 프놈펜의 주택부족을 알려주기도 하며 빈부격차가 심함도 나타낸다고 본다. 분명 가격이 1㎡당 $2,000~3,000 정도 할 것이다. 도심 이곳저곳에 위치한 대규모 단독주택들도 1백만 불 전후 가격대일 것이다. 그렇다며 가난한 이들은 모두 어디에 살고 있는 것일까?

 

프놈펜의 교외지역에는 아직도 초원이 남아 있고 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하지만 현재 200만 인구가 빠른 도시화로 인해 400~500만이 될 날이 멀지 않을 것이며, 이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들에 대한 직장과 주거가 문제이고 도시인프라가 문제일 것이다. 그러므로 적정한 도시기본계획의 수립이 필요하고 공공교통정책, 주택정책, 특히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정책의 수립 등이 필요하다. 물론 균형발전을 위한 농촌개발정책도 당연히 필요하다고 본다.

 

도심 외곽 공장지역의 변두리에 있는 ‘쓰레기마을’이라는 지역을 방문했다.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던 곳에 형성된 마을로서 인프라 및 주거시설이 매우 열악하다. 이곳은 가난한 이들이 쓰레기를 뒤져가며 살던 곳이었는데, 이제 매립이 끝나 다른 곳으로 수집을 나가지만 이곳에 판자집을 짓고 살아간다. 이곳에서 선교하시는 한국인 선교사부부와 현지인 봉사자들을 따라 이곳저곳을 들러 보았다. 과거 전쟁 탓인지 과부들이 많아서 ‘과부마을’이라고도 불린다는데, 제대로 먹지 못해서 12~3세 아이들이 7~8세 정도로 보인다.

 

프놈펜에서 선교사 세 가족을 만났었는데, 한 가족은 20년 넘게 선교를 하면서 교회를 세우고, 가난한 학생들 입주학사를 운영하고, 공동묘지 슬럼가에 지교회를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선교사 가족은 지난 5~6년 동안 쓰레기마을에 선교센터를 세우고 가난한 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다. 그리고 또 한 부부는 파킨슨병에 시달리면서도 20년 가까이 가난한 지역에 학교를 세우고 초중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한동대의 UNITWIN사업과 같은 비전을 가지고 있고 이번 프놈펜사업에 참가한 우리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필자 팀이 수행한 것 중 하나가 캄보디아국립기술대학(NPIC)에서 도시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 한 것이다. 그 주제는 도시화에 대비한 도시발전계획 수립, 공공교통 및 인프라 구축, 주택시장, 특히 저소득주택시장 활성화, 슬럼지역 향상, 쓰레기 및 오수처리 등이 그 주제였고, 그곳 장·차관이기도 한 부총장, 학과장, 교수,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다.

 

또한 일본국제협력단(JICA)을 방문하고 캄보디아 교통국 자문관이기도 한 일본인 전문가와 폭넓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이들은 교통기본계획, 시그널시스템, 버스시스템, 트램노선 등에 대한 연구들을 마무리 하고 있었다. 우리사업팀은 캄보디아만이 아니라 몽골, 네팔, 베트남 등에서 이러한 주제들에 관한 정책수립에 도움이 되고자 자체연구만이 아니라 그곳 정부, 대학 및 관련 기관들과 정기적인 미팅을 가지며 공동심포지엄도 개최하고 있다.

 

어둠 내린 후의 프놈펜은 더욱 아름답다. 강가의 산책로가 울긋불긋 조명기둥들로 빛나고 있고, 주변의 건물, 구조물, 그리고 나무들도 조명을 입었다. 큰 건물만이 아니라 작은 카페건물들도 정원과 화사드(Facade)를 테마적으로 꾸며 놓았다. 인근 야시장에 들르니 갖가지 간이상점들에서 옷, 장신구, 기념품, 신발, 음식 등 갖가지 물건들이 팔리고 있고, 중앙무대에서는 가수들과 무희들이 춤을 추고, 고성능 스피커가 귀에 익은 음악을 토해내고 있다.

 

이 나라는 관광에 뜻을 품고 있고 그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듯 보인다. 경제발전을 위해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염려되는 것은 너무 관광을 내세우며 겉치장에 열중하다보니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난한 국민들 삶의 질 향상에 문제가 큰 것이다. 도시는 아름답지만 이들은 어디에 살고 있는 것인가? 큰 빈부격차, 열악한 저소득층 주거, 난개발 등이 문제라고 본다.

 

2018년 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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