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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하순에 호치민에서

                                                                                                                                                                      구 자 문 

  베트남 호치민시티를 일년에 두어 차례씩 방문하면서 크게 느끼는 것은 첫째, 매우 바쁘게들 움직임, 둘째, 큰 건물들이 빠르게 세워지고 있음, 셋째, 빈곤계층이 여전히 크게 존재함 등이다. 극심한 수질오염, 교통체증, 빈부격차, 공무원들의 권위적 자세 등의 문제들도 끄집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아침에 거리에 나와 보면 일찍부터 출근하는 이들로 붐빈다. 헬멧과 마스크를 쓴 오토바이 행렬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중심가의 커피숍 이층에 앉아 창밖을 보면, 고층건물들이 많고 스타벅스, KFC 등 다국적 프랜차이즈들이 많아 동행한 우리 학생들의 표현을 빌리면 ‘대구의 한 중심거리’ 같아 보인다. 하지만 밖으로 나오면 거리는 혼잡하여 보도를 걷기도 길을 건너기도 쉽지 않다. 보도는 먼지가 일고 하수구 냄새가 심한데다, 줄지어 세워둔 오토바이들 때문에 걷기가 힘들다.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신호도 지키지 않고 질주하기에 길을 건너는 것은 신호등 없는 곳이 더욱 많은 이곳에서는 정말 위험한 게임이다. 잠시 차들이 지나지 않을 때 여럿이 손을 들고 건너는데도 지척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오고 틈새를 비집고 나간다.

 

  몇 년 사이 이 거리 저 거리에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중대형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다. 한 일본회사가 투자했다는 한 백화점은 ‘중저가 고급화 전략’으로 성공했다고 하는데, 아침부터 많은 이들이 찾는다. 상당히 고급으로 꾸며진 화장품가게, 옷가게, 레스토랑, 커피숍 등이 있는데, 다양한 계층의 현지인들이 잘 차려입고 들르는 것 같다. 한국인 관광객들도 인근에 잘 알려진 저가의 ‘아케이드 시장’에 들렀다가 땀을 식힐 겸 식사도 할 겸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호치민시티에는 이미 여러 개의 아름다운 대형 백화점들이 있고, 베트남의 국화인 연꽃을 상징·표현한 68층 높이의 ‘비텍스코 타워’가 있다. ‘인민위원회청사’는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지하철 출발점 위를 덮은 넓고 긴 광장 정점에 위치한 이 도시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고딕양식 건물인데 많은 이들이 찾는다. 전쟁기념관과 그 근처의 노트르담사원, 중앙우체국, 그리고 그 근처의 도심 숲은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열대지방이므로 거대한 나무들이 도심에도 숲을 이루고 공공건물들 앞에는 잘 가꾸어진 1~2미터 높이의 대형 분재들이 있다.

 

  ‘여행자거리’로 불리는 ‘데탐스트릿’에 가면 낮에는 공사소음과 먼지 때문에 오래 된 ‘바’며 ‘레스토랑’들이 그리 두드러져 보이지 않지만 밤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어떤 카페들은 베트남전쟁시절부터 있던 것들이라는데, 밤이면 불빛이 호화롭고 외국인들과 젊은 내국인, 특히 젊은 여인들의 거리며 장소가 된다. 큰길을 따라 이 골목 저 골목 들어찬 크고 작은 가게들이 화려한 조명과 함께 굉음 같은 음악을 쏟아내며 고객들을 유인한다. 이는 어둠이 깔리는 초저녁부터 자정을 넘어 새벽 2~3시에 이르도록 계속된다.

 

  이 같이 호치민시티는 사회주의국가의 도시임에도 자본주의적 색채가 강한 역동적인 도시로 보인다. 하지만 호치민시티를 이곳저곳 다녀보면 화려함 아래 구차함이 크게 눈에 뜨인다. 끝없이 이어지는 3-4층짜리 낡은 건물들과 그 안에 위치한 영세한 상점과 살림집들. 건물 뒤편은 기둥으로 받쳐져 강위에 세워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온갖 오폐수가 흘러내려 강은 썩고 냄새가 난다.

 

  베트남인들은 가난하나 자부심도 강하다. 국가적으로도 경제개발을 위해 애쓰고 있고, 많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듯 보인다. 인구가 많고, 교육에 힘쓰고, 부지런하니 다른 개발도상국들 보다 먼저 발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로, 상하수도, 공공교통 등 인프라가 크게 부족하여 이에 대한 투자가 더욱 강조되어야 할 것이고, 열악한 주택상황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크게 향상되어야 할 것이며, 경제산업발전을 위해서도 더욱 경쟁우위적인 상품들을 개발·생산 해내고 수출해야 할 것이다. 요즈음 베트남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7% 정도인데 이는 과거의 8~9% 보다는 낮지만 세계경제 불황 하에 대단한 것이다. 호치민시티 도심은 토지가격이 평당 1,500~2,000만원에 이를 만큼 비싸다. 그만큼 투자가 많고 장사가 잘 된다는 소리이다.

 

  이곳에 단독주택보다 ‘샵하우스’가 많은 것은 ‘조닝’에 관계없이 누구나 집안에 상점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토바이 문화이므로 어디든 쉽게 접근할 수 있으니 골목골목 장사가 잘 된다. 관광객들이 많은데 이는 우선 볼거리가 많아서이기도 하겠지만, 도처에 깔린 하루 2만원 정도에 머물 수 있는 멋진 소형호텔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바비큐·채소·국수를 소스에 찍어 먹는 ‘분차’, 일종의 바게트 빵 샌드위치인 ‘반미’, 쌀국수인 ‘포’ 등의 토착음식들이 맛이 좋고 가격도 저렴하여 큰 인기이다.

 

  이처럼 활발한 경제활동과 성장이 지속됨에도 아직 빈곤이 만연되어 있음이 문제이다. 다국적기업들이 투자를 하고 있지만 베트남 자체 브랜드는 많지 않다. 값싼 인건비로 인해 해외투자가 많고 생산품들이 국제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건비가 오르면 상황이 악화될 수 있을 것이므로 베트남정부는 다음단계 발전을 위해 고심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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