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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뿌린 대로 거둔다  **            청초 이용분(7회)


  • 우리 집에는 손잡이가 노란색 나무이고 굵은 털이 촘촘히 박힌 방 빗자루가 있다.
    요즘도 간단하게 치울 먼지는 이 빗자루로 자주 쓸곤 한다.
    그전과 달리 요즘은 요것처럼 숱이 실한 빗자루를 만나기도 힘든다.

  • 이 빗자루는 큰 아들이 혼쾌히 준 빗자루다.
    어느 날 큰아들 집에 다니러 갔다가 아주 마땅한 이 빗자루를 보고
    "우리 이 빗자루를 달래서 가지고 가자" 하고 막무가내 경상도식 남편이 말하기에
    “아이들이 지금 요긴하게 쓰고 있는 걸 어떻게 달라고 해요? 그건 안돼요!”
    나는 극구 말렸다.

    “걔는 다시 그곳에 가서 또 같은 걸 사면 돼지...“
    그연히 그 빗자루를 들고 와 우리 집 빗자루가 되었다.예전과 달리 편리한 청소기가 생긴
    탓인지 점점 이런 물건들을 아주 소홀하게 만들어 돈을 주어도 좋은 물건을 만나기 힘 든다.

    예전에는 방도 부드러운 풀 빗자루로 쓸었다. 어느 날 부턴가 부엌바닥을 쓰는 수수
    빗자루도 나무대가 달린 프라스틱솔 빗자루로 바뀌고 넓은 마당을 쓰는 큰 대나무잎
    줄기 빗자루도 뻣뻣한 프라스틱솔 빗자루로 바뀌었다. 수수빗자루의 경우 다 닳아
    빠질때까지 쓰면 몽당 빗자루라 불렀다.

  • 우리 집에는 나무 털 빗자루에 대한 교훈이 있다.
    남편은 어떻게든 세 아이들에게 영어를 외우게 하기위해 매일 일정량의 영어를 외우도록
    숙제로 내어 주곤 하였다. 저녁이 되어 퇴근을 하자마자 미처 자기 외출복도 벗기 전에
    “얘들아. 어서 빗자루 갖고 오너라. 그리고 내가 아침에 외우라 했던 것을 모두 와서
     외워 보아라.”
    ​추상같은 명령에 일순 아이들은 잔뜩 얼어 붙는다.
    큰아들 아이는 영어 교과서 전문을 모두 줄줄 외워서 금세 통과했다.

    다음은 딸의 차례, 그 애는 미쳐 다 못 외워 종아리감이다.그 나무 빗자루로 맞으면
    얼마나 아플까... 생각만 해도 온몸이 오그라 든다.
    “안돼요. 영어를 좀 못해도 괜찮아요. 어찌 딸아이를 때리려 해요. 안돼요.”
    나의 겪한 반대에 부딛혀서 딸애는 종아리 맞기를 면했다.

    “다음, 막내 너도 여기 와서 어서 영어를 외워 보아라.” 엄한 불호령이 내렸다.
    그러나 한창 개구쟁이인 막내아들은 잘 외우지를 안해서 떠듬 거린다.
    “그러면 맞아야지, 어서 바지를 걷고 여기에 서거라.”
    어느 명령이라 피할까, 종아리를 빨갛게 들어 내놓고 아버지 앞에 섰다.

    허나 빗자루가 미처 종아리에 닿기 전에 막내는 팔짝 뛰어 그 매를 피한다.
    아버지는 두어 번을 빗자루를 내려 쳤지만 매번 헛손질이다.
    그만 그 엄숙하던 자리는 웃음바다로 변했다.

    그옇고 매를 치려고 들려면은 못 할리 없지만 원래의 의도는 아이들의 교육에 있었다.
    ​그날 매를 맞은 아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 후 영어 실력은 열심히 한 순서대로 나타났다.

    아버지가 시킨 대로 열심히 영어를 외운 큰 아들은 교수가 되어 매번 국제학술대회에
    나가면 영어로 주최하는 회의에 의장 역활을 맡고는 한다. 커가는 아이들은 앞날을
    예측 할 수 없다. 굼뱅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는지 아니면 그후 와신상담
    [臥薪嘗膽]
    했는지 막내아들도 대학에서 후진을 가르치는 공대교수로 외국을 오가며 종횡무진이다.

    돌이켜 보면 이 모두 남편의 털빗자루 교훈이 가저다 준 덕이 아닌가 생각된다.
    모두가 지나간 젊은 시절 이야기다.
    그러나 '뿌린 대로 거둔다' 는 만고의 진리는 변함이 없다.

                                                   2015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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