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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여파 아쉬움의 천년고도 경주

                                                                                                                                                                              한동대 구 자 문

  경주는 포항과 인접한 도시이자 과거 신라시대의 왕경이었다. 모처럼 경주에서 동료교수들과 회합을 가졌다. 가까운 곳이면서도 잘 가보지 못하던 경주 교촌마을의 한옥들을 탐방하고 그 후 에너지와 환경 관련 사업 아이디어회의 참석이 그날의 목적이었다.

 

  정오가 되기 전 포항 양덕동에서 차를 몰아 경주 도심으로 향했다. 30-40분 남짓이면 갈수 있는 경주이건만 발길이 뜸 했던 편이라, 좀 헤매며 길을 찾았다. 보문단지가 아닌 경주시내 쪽은 좀 낯이 섧다. 관광지 같지 않은 중소도시 특유의 수수한 거리를 지나고 경주역을 지나 선덕사거리에서 우회전하니 전망이 확 트이며 거대한 고분들이 타난다. 차창 왼편으로 여러 개의 고분들 사이 첨성대가 보인다. 와, 경주가 이러한 곳이구나. 여러 차례 와본 곳이건만 큰 찬사가 나온다. 이러함 때문에 사람들이 경주를 찾는 것이구나.

 

  5-6세기에 신라 사람들은 왕릉을 ‘덧널 돌무지’에 ‘봉토’로 덮어 거대한 산을 만들었는데, 고구려나 백제고분과도 좀 다르다. 통일신라시대 이곳 신라왕경에는 17만호에 90만명이 살았다고 한다. 이는 주변지역을 포함한 인구일것이지만 대단한 규모이다. 그 당시 세계에서 그 정도의 인구를 가진 도시는 로마제국의 ‘로마’, 당의 ‘장안’, 그리고 신라의 ‘서라벌’ 뿐이다.

 

   하지만 고려로 정권이 바뀌며 쇠퇴를 거듭하고 몽골족의 침임으로 모든 것이 불타 버려서, 석조 불탑 이외에 신라시대의 건물은 물론이고 형태와 상세에 대한 기록도 남아있지 않다. 지금 많은 궁궐터들이 발굴되고 복원되어 있어 낮 시간은 물론이고 야간 조명이 아름다운 밤 시간에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그 후 고려시대의 건물조차 남아있는 게 없으니 애처로운 일이다. 불타 버린 황룡사 9층 목탑도 원형을 찾지 못해 아직도 시뮬레이션을 해볼 뿐이다.

 

  마침내 차가 교촌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를 세우고 약속장소인 한 식당으로 향했다. 이곳은 신라궁궐터인 월성 인근의 한옥마을로서, 전통식당들이 즐비해 있다. 전통한옥 대문을 들어서니 멋진 정원이 나타난다. 소나무, 연못, 그리고 석등이 있다. 전통적인 건물 안방에서 동료들을 만나고 식사를 했다. 이 건물은 최씨고택 여러 채 중 하나이다.

 

   식사 후 지역의 저명 건축가 작품인 이웃에 위치한 ‘소설재’로 갔다. 지어진지 1년 남짓한 현대적인 스타일이 가미된 한옥 목조건물이다. 지금 이곳은 숙박시설로 이용되고 앞쪽에 찻집도 마련되어 있다. 목재는 수입한 ‘더글라스 퍼’와 국산 소나무목재를 이용해서 지었다고 하는데, 드물게 허가가 났다고 하는 2층에 올라가 보니 주변이 모두 한옥들인데, 새집이 있는가 하면 아주 낡은 집들도 있다. 작년의 지진으로 많은 건물들이 파괴 되었다는데, 특히 기와장이 많이 흘러내리고 파괴되었다. 이 새로 지어진 건물들은 주요 기와들을 구리줄로 묶어 놓았기에 피해가 없었다고 하는데,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묶어놓은 구리줄들이 외관과 어울리지 않게 나타나 보이기에 좀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건축가의 또 다른 작품인 ‘황남관’으로 갔다. 이것은 좀 더 규모가 크고 지은지 몇 년 된 목조 한옥건물들인데, 대형고분이 인접해서 전망이 탁 트인 장소에 자리 잡았으며, 40여개의 방과 정원이 있는 숙박시설이다. 이곳저곳 매니저의 설명을 듣고 2층 찻집에서 한참을 신라시대의 유적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인근에 복원된 지붕 있는 교각인 ‘월성교’가 있는데, 필자도 건설 중과 건설 후 가보기도 했지만, 이것들도 그 형체에 대한 그림이나 설명이 없어 다른 나라의 것들을 참조하여 모델링 끝에 완성한 것이라고 한다.

 

  작년의 지진 전과 다르게, 지금 경주는 한산하여 숙박업소 및 음식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작금의 경제사회불안도 관광객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저녁때가 되어 차를 몰아 숙박장소가 있는 보문단지로 갔는데, 겨울인 탓도 있겠지만 호텔이며 단지 내 시설들이 한가해 보인다. 경주가 지진쇼크에서 벗어나 다시금 많은 이가 찾아오는 곳이 되려면, 지진보강 및 안전시설 정비가 필요하고, 안전한 도시이미지 홍보 및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새로운 테마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형제도시(Twin City)격인 포항과의 크루즈, 해양관광, 산업관광 등의 네트워킹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아침이 오기를 기다려 호텔 밖. 아직 차가운 대기를 호흡하며 소나무 군락사이를 산책했다. 이 보문단지는 다양한 숙박시설과 테마파크가 있는 국내 제일의 문화관광단지이다. 그 주변도 수림 우거진 산야이며 곳곳에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와 석빙고, 안압지의 본래이름인 ‘동궁과 월지’ 등 다양한 문화재가 위치해 있다. 멸망하고 불타버린 도시이지만, 잘 발굴해내고 고증하고 가꾸어내어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이자, 학습장이자, 자부심이어야 할 것이다.

  • 이용분 2017.02.18 18:15
    구자문 교수님 반갑습니다.

    올리신 글 매번 잘 읽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매번 다녀오신 고장의 사진을 찍어서 함께 올리신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 하는 바램을 갖게 합니다.

    특히 이번 경주 탐방기는 저희들이 가 보았어도 수박 겉 핧기 식으로
    건성 스쳐온 곳을 상세하게 서술하셔서 궁금증이 더 일게 하는군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캘빈쿠 2017.02.25 05:12
    안녕하세요 선배님..
    진작 그러해야하는데, 못한 것 같네요..
    앞으로는 이왕찍은 사진들 한장씩이라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선베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좋은 계절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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