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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미곶, 구룡포, 그리고 포항크루즈

                                                                                                                                      한동대 교수 구 자 문

날씨가 쾌청한 주말이라서 모처럼 시간을 내어 호미반도로 차를 몰았다. 우선 새천년기념관 인근에 차를 세우고 넓게 펼쳐진 노란 유채꽃밭에서 한동안 사진을 찍다가 인근 해변으로 나갔다, 이곳이 한반도의 동쪽 끝 호미곶이다. 아직 바닷바람이 찬데 피어(Pier) 인근으로 갈매기들이 몰려든다. 사람들이 주는 과자 부스러기를 받아먹으러 손끝까지 달려들며 부유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바다는 아주 맑게 출렁이고 있다.

 

몇 대의 관광버스가 와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관광철이 아니라서인지 해맞이광장은 한적한 편이다. 무료입장인 등대박물관과 5-6층 높이의 새천년기념관은 시설물이며 전시물들이 다양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새천년기념관 전망대에 서니 넓은 바다와 어촌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매년 정월초면 수 만명의 사람들이 몰리고 해맞이 행사가 진행된다. 이곳에서 포항시가 커다란 솥에 끓여주는 따뜻한 떡국을 먹으면서 떠오르는 해를 감상한다.

 

이곳에는 지금도 푸릇푸릇 청보리들이 싹트고 있는데, 좀 지나면 청록의 물결을 이룰 것이다. 이곳 대보면 구만리의 청보리밭은 생명주의자이자 향토작가인 한흑구 선생의 수필로도 유명한 곳이다. 옥사한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시인인 이육사의 청포도 시가 태어난 곳도 이웃인 동해면 도구리이다. 이곳 호미반도가 있는 포항지역은 청보리 재배지도 많았지만 기후가 포도재배에 알맞아 일제 강점기에는 국내에서 가장 포도재배가 성했던 곳이다.

 

차를 몰아 다시 구룡포로 향했다. 구룡포는 역사가 긴 어업전진기지로서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인들만도 1만명이 넘는, 지금보다 더 번성한 어업도시였었다. 지금 구룡포는 포항시 산하의 지자체가 되었지만 아직도 수많은 어선들이 정박하고 출어를 하는 국내 굴지의 어항이고, 대게의 집산지로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곳에 들른 길에 찾아 간 곳은 일본인 거리이다, 일제 때 많은 일본인들이 살았기에 뒷골목쪽으로 아직도 그 당시의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포항시에서는 이곳을 일본인 거리로 지정하고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곳에서 반가운 얼굴을 마주쳤는데, 그녀는 오래전부터 이곳을 가꾸기에 힘을 쏟고 있는 일본에 오래 거주했던 포항인이다. 이 일본인 거리는 한국과 일본에 잘 알려지며 명성을 얻고는 있다지만, 한일관계가 악화되면 큰 타격을 받는다고 한다. 이 지역이 특색 있는 경관을 보이며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지원과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역사지구로 지정되어야 하고,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야 하고, 나름대로의 중장기 발전계획과 전략이 세워지고, 인센티브가 투여되지 않으면 않될 것이다.

 

이 거리만이 아니라 구룡포든 포항시의 다른 곳이든 1800년대 마을의 모습이라든지, 1950년대-70년대의 거리나 마을풍경이 보전된 곳이 있다면 이를 그러한 분위기 속에 향상시켜 테마마을로 변모시킬 수 있다고 본다. 포항은 문성리 새마을발상지, 부조장터, 구 제일교회 인근의 만세거리, 북부시장 등, 찾아보면 스토리가 얽혀져 있는 곳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다시 차를 몰아 포항도심으로 돌아왔다. 포스코를 지나 형산강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편으로 포항운하 선착장이 있다. 필자는 몇 차례 탑승한 적이 있지만 동행한 집사람은 처음인 관계로 함께 승선하기로 했다. 주말이지만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배에 올랐다. 도심을 흐르는 운하를 따라 주변을 조망하며 배가 운항되며, 갈매기들이 수없이 따라온다. 죽도시장이 보이고 조선소가 보이고 해양경찰의 경비정들이 정박되어 있는 곳을 지나니 동빈내항과 형산강하구가 영일만과 만나는 넓은 바다이고 파도도 거세진다. 이번 탑승한 크루즈는 비교적 대형이라서 좌석에서 유리창을 통해 밖을 볼뿐 바닷바람을 직접 쏘이려면 배 뒷갑판으로 가야한다. 지난번 탑승한 소형 크루즈는 의자에 앉아서도 바닷바람을 만끽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이제 망망 바다 한가운데 멀리 포항시내와 포스코가 내다보이고 영일만을 통해 동해로 전망이 열려있다.

 

필자는 크루즈 예찬론자이다. 각국의 크루즈를 자주 타보기도 했지만 포항크루즈를 좋아하고 타보라 자주 권하기도 한다. 아직 주변에 멋진 건물이나 구조물들이 없다지만, 이대로도 좋은 것 같다. 차차 멋진 휴먼스케일의 건물들이며 구조물들이 자리 잡게 되고, 야간조명이 좀 더 첨가되고, 선착장 인근에 좀 더 쇼핑이나 휴게시설들이 들어선다면 이곳 크루즈는 더욱 명성을 얻게 될 것이다. 포항에 오는 관광객들이 우선 들러야 할 곳이 이 포항운하 같다. 또한 가까이에 전국적인 명성을 지닌 죽도어시장이 있는데, 관광객들은 이곳에는 개복치, 상어, 문어 등 희귀어류도 구경하고 활어회, 대게, 매운탕 등으로 별난 식사를 즐기게 될 것이다.

  • Tony(12) 2016.04.15 00:58
    구 자문 동문도 크루즈를 좋아 하시나 봅니다. 우리 식구들도 많이 돌아 다닌 편인데 이젠 아이들은 다 커서 저희들 멋대로 돌아 다니고
    대개 우리 두부부만 다니게 됩니다. 복유럽때 한국분들을 만난적이 있고, 카리비안 남쪽 크루즈때는 마누리 고향 전주 사람들을 만나
    반가웠었습니다. 주로 Princess line을 이용해서 거기서는 VIP service를 받는 Platinum card member가 되었고 이제는 다시 처음 시작했던
    Holland America line으로 돌아갈 노인들이 됐네요,ㅎ,ㅎ.

    옛날에 비해 요새는 비행장이에서나 배 탈때도 security check때문에 많이 시간을 소비하게 되는데 이젠 Nexus card를 가지고 다녀서 훨씬 시간
    절약을 할수 있게 됐어요. 대개 이곳 저곳 제법 많이 돌아다녀서 이제는 갔던 곳을 또 가게도 되지만 다시 가보는곳의 변화된 모습들도 다시 볼만 합니다. 아이들과 같이 나가면 딸애가 대, 여섯나라 말을 하는지라 더욱 편리하고. 우리야 그저 서반아어나, 불어나 조금 할줄 알뿐. 심심하면 뱅쿠바로 날라가 3,4일짜리 크루즈로 미국 칼리포니아로 내려 갔다 비행기로 돌아 오기도 하고. 이제는 Aero plan이나 Air mile도 자주 안쓰면 없어지기때문에 때 마추어 다 써 버리곤 하게 되는데 아직은 꽤 모아 놓은 포인트가 제법 남아 있어서 여비에 크게 보탬이 됩니다.

    크루즈를 좋아 하신다니 혹시 압니까?, 언제 어데서 만나게 될지. 넓고도 좁은게 이 세상이니 말예요. 금년 여기는 봄이 한달은 일러 5월에 할 밖의 봄 준비를 벌써 다했고 남향 마당에다 길르는 참나물도 많이 올라와 몇번째 뜯어 먹었지요. 이른 봄은 좋은데 가뭄이 오는지 아직 제대로 봄비가 한번도 안내려 조금 염려가 되는군요. 오늘 목요일엔 비가 올 챈스가 90%라는데 몇방을 떨어지다 또 마나봅니다. 아직은 겨울 타이어를 안 바꾸었는데 주말에 바꿔 달고 sprinkler도 틀어 놀까 하는데 만약 날씨가 영하로 내려 간다면 낭패입니다.

    거긴 벌써 금요일 줗은 주말 보내세요.
  • 구자문 2016.04.15 13:20
    선배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제가 한국 혼자 와서 교수로 있지만 식구들은 LA에 있고, 요즈음 제 전공(국제개발 등) 사업차
    개발도상국이나 유럽 등으로 자주 다닌답니다. 아시아쪽은 크루즈가 아직 발전단계이며, 포항에도 8만 5천톤 급 이상 들어올 수 있도록 준비중이랍니다.
  • Tony(12) 2016.04.16 00:39
    아, 그렇군요. 그러니 꺼꾸로된 "기러기 아빠?" 훌륭한 일 하시는군요. 난 군속으로 일할때는 미 전세계군사 통신망 사령부 소속으로
    해외에 있는 여러 미 군사기지들을 돌아 다니곤 했는데 그때 독일에 가 있던 지금의 마누리가 결혼하고 어느곳에 자리 잡지 않으면 결혼
    취소 하겠다는 바람에 그만 두게 됐지요. 독일에 들어 가 하던일을 하자니 NATO둥맹국민이 아니라 안된다는 규정이 있어 카나다로 오길
    작정 했습니다. 처음 카나다 정부 security clearance 받을때 전직때문에 좀 애 먹었지만 결국 clearance를 받았고. 두째번 career로 Honeywell
    에서 근 40년을 보낸셈. 이제는 자기의 때가 지난 공룡입니다,ㅎ,ㅎ.

    늦게 생긴 아이들이 이제 겨우 30대 초반, 딸은 여기 대학병원 에서 가르치는 의사로 일하고, 아들은 경제학, 토목공학 전공으로 water specialist, consulting 회사에 있고 메누리는 빅토리아 대학에 토목공학과장? tenured 교수, 사위는 기계공학 전공, 정밀기계공작소를 차려 운영하고 있는데 남들이 못하는 일을 맡아하는 특별분야에 인정을 받아 늘 바쁘답니다. 종손으로 할일을 다 못해 한국적을 내놓은 상태이고. 고향 서울에는 약 15년전에 한번 나가 보았을뿐. 하도 오래 되어 낯 설읍디다. 손자 녀석은 bilingual 초등학교 1학년, 외손자는 아직 바라고만 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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