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게시판

선농게시판

조회 수 40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새봄을 맞으며, 요절한 민족시인들을 생각하며

 

                                                                                                                                             구 자 문

 

  아침저녁으로 아직은 쌀쌀한데 봄은 소리 없이 오는가 보다. 이른 아침 교정을 걸어가는데, 비온 후 촉촉해진 앞뒤 뜰에 잔풀들이 돋아나고 있다. 분명 몇 주후면 개나리 피고 벚꽃 피는 계절이 올 것이다.

 

  세월이 가면 계절의 바뀜이 당연한 것이고, 수십 년 같은 계절이 반복되는 것인데, 사람들을 왜 그 계절의 바뀜을 기다리고 또 노래하는 것일까? 이는 평범한 일상을 계절의 변화가 좀 색다르게 꾸며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라면, 평범한 듯 보여도 다사다난할 수밖에 없는 세월 속에 새로 맞는 계절이 감격스럽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푸릇푸릇 돋아나는 풀들을 보며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라는 시가 생각이 났다. 어제 밤에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윤동주 특집의 영향이기도 할 것이다. 그때의 봄도 지금의 봄과 다를 바 없는 계절의 변화를 보이고 있었을 것이지만, 그들은 빼앗긴 나라에서 절망과 안타까움 속에 또 하나의 봄을 맞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주옥같은 시어로 시절의 어려움과 일제에 저항, 그리고 민족의 나아갈 길을 표현하고 있다.

 

  이상화 시인은 대구의 비교적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파리 유학을 목적으로 동경의 어학원에서 2년간 프랑스어와 프랑스문학을 공부하기도 했으나, 1923년 관동대지진이 나자 일본인 폭도들로부터 암살위협을 겪으며 가까스로 귀국했다고 한다. 그는 문학동인으로 활동하면서 1924년 '개벽지'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발표했다. 그는 식민지 된 국가의 현실을 빼앗긴 들로 비유하면서, 지금 봄이 왔다고 하더라도 과연 우리가 참다운 삶을 누릴 수 있겠는가 질문하고 있다.

 

  윤동주 시인은 간도 이주민 3세였다. 19세기 말 청나라의 봉금정책이 풀리고 함경도와 평안도 일대에 기근이 심해지자 기아에 시달리던 많은 한국인들이 간도와 연해주 등지로 터전을 옮겼다. 1886년 함경북도에 살던 윤동주의 증조부도 간도로 이사했다.

 

  그 당시 적지 않은 이들이 간도와 연해주 뿐 만이 아니라 하와이며 멕시코로도 떠났었다. 이들은 일제군경과 마적 떼들에게 죽임을 당하기도 했고 노예처럼 중노동에 시달리기도 했고, 후에는 소련에 의해 더 먼 중앙아시아로 쫓겨도 났었다. 이들 중에 우리 한국의 독립을 위해 애쓴 애국자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은 이역만리에서 고국을 그리며 죽어 갔고, 이들의 자손들도 어렵게 외국인 내지 무국적자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당시 윤동주는 간도 명동소학교에 재학하면서 문학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의 시는 필자도 중고교시절을 통해 수 십 차례 씩 낭독하던 것이기도 한데, 원고지에 단정하게 적어 내려간 그의 친필시는 그의 서정적이고 단정한 성격을 보는 것 같다. 이제 90살이 훨씬 넘은 그의 동지사대학 일본인 동창들의 증언에도 그는 사색적이면서도 의연한 멋진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는 대학시절을 학교와 하숙집만을 왕래 할 정도로 작품활동에 몰두 했는데, 그의 시들은 발표되지 못하고 친구와 친척들에게 보내져 간직된 것들이 100여 편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 친구들도 편지는 없애고 시를 쓴 원고지만을 땅속에 묻어 보존한 경우도 있었다. 그는 27세 되던 해에 사상불온이라는 명목으로 투옥되어 20개월 동안 후쿠오카 형무소에 갇혀 있다가 독립을 보지 못하고 숨을 거둔다. 분명 생체실험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슬프다. 어제는 방송을 보면서 울기도 했었다. 나라를 잃었다는 것이 큰 아픔이기도 하겠지만 조용한 성격의 젊은이들이나 저항을 드러낸 외향적인 젊은이들이나 그 당시는 많은 이들에게 삶 자체가 매우 힘겨웠을 것이다. 이러한 수많은 이들의 고통과 죽음 후에 우리는 국토의 절반이나마 독립된 나라를 세울 수 있었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경제발전을 이루어내었다.

 

  하지만 북한의 체제와 동포들에 대해서는 우리 민족 모두가 안타까움과 큰 짐들을 지니고 있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문제, 사드배치, 그리고 대북제재 등으로 떠들썩한 사이에 3.1절이 지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언제쯤에나 북한 동포들이 압제와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언제쯤에나 남북통일의 물꼬가 봄날 오듯 트일 것인가?

 

 

 

 

 


  1. 최신 뉴스에 의하면

    Date2022.05.19 ByTony(12) Views28
    Read More
  2. 우스워요? 옛날 군복무때 있던일들도 생각나고?

    Date2022.05.19 ByTony(12) Views30
    Read More
  3. 일본제국 해군의 전함, "무사시"가 왜 그리쉽게 침몰했을까?

    Date2022.05.18 ByTony(12) Views50
    Read More
  4. 참으로 아름답고 경이롭습니다

    Date2022.05.17 ByTony(12) Views42
    Read More
  5. 축구좋아하면 한번보세요

    Date2022.05.15 ByTony(12) Views126
    Read More
  6. 전체적으로 불때 풍부한 유산을 물려 받을 카나다의 다음세대

    Date2022.05.15 ByTony(12) Views35
    Read More
  7. 6.25 동란을 경험한이들은 이 전투기에대해서 잘알겁니다.

    Date2022.05.13 ByTony(12) Views42
    Read More
  8. 내가 즐겨 찾는 유튜브 챤넬중의 하나

    Date2022.05.13 ByTony(12) Views43
    Read More
  9. Worth watching, 100% really!

    Date2022.05.13 ByTony(12) Views48
    Read More
  10. Power of Steam

    Date2022.05.10 ByTony(12) Views36
    Read More
  11. 오랫만에 보는 5월의 눈

    Date2022.05.10 ByTony(12) Views82
    Read More
  12. 역사 한쪽 알아 봅시다

    Date2022.05.09 ByTony(12) Views50
    Read More
  13. 꽤나 늦고 가문 봄

    Date2022.05.04 ByTony(12) Views67
    Read More
  14. 기아, 현대 자동차들 갑자기 엔진에서 불이 나는 문제

    Date2022.05.04 ByTony(12) Views106
    Read More
  15. 해마다 치루어야 하는 중요한 일

    Date2022.05.03 ByTony(12) Views52
    Read More
  16. 이건 만화입니다.

    Date2022.05.02 ByTony(12) Views50
    Read More
  17. W10 에서 W11으로 아주쉽게 저절로 upgrade하기

    Date2022.04.30 ByTony(12) Views71
    Read More
  18. 기후변동 때문이라지만

    Date2022.04.21 ByTony(12) Views43
    Read More
  19. 콘도와 아파트

    Date2022.04.18 ByTony(12) Views68
    Read More
  20. 러시아 흑해 함대의 기함, 모스크바의 침몰

    Date2022.04.18 ByTony(12) Views5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96 Next
/ 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