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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여행 중 에피소드

 

 

구 자 문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에 네팔 카트만두를 방문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동안 찾지 못하다가 작년 여름에 이어 이번에 7달 만의 방문이 되었다. 한국은 봄이 시작되었다지만 아직은 좀 쌀쌀한 날씨였기에 입던 옷과 갈아입을 옷 등 여름 보다는 좀 더 짐이 많아지기도 했다. 직통 비행기가 일주일에 두 번 왕복하기에 머무는 날짜도 저절로 67일로 맞추어졌다.

 

비행기 안에는 네팔인들도 많았지만 한국인들이 더 많았다. 네팔에 거주하는 선교사 부부 같아 보이는 분들, 등산복을 대충 갖추어 입은 장년이라기 보다 노년층에 가까운 팀을 이룬 남자분들, 일부러 시간 내어 작정하고 히말라야트래킹 가는 듯한 좀 젊은 40~50대의 여성 팀들, 필자 같이 사업을 하는 것 같지도 않고 트래킹을 하러 가는 것 같지도 않은 일부 승객들이 한국인들의 모습이다. 물론 미국이나 호주에서 오는 듯한 노년층 부부들도 있는데, 비행기에서나 호텔 로비에서나 내내 책을 읽고 있거나 아침 점 먹으며 자기들끼리 일상적인 대화들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

 

비행기가 1시간 반 늦게 출발을 했기에 로비에서 그리고 기내에서 꽤 오래 기다리기도 했는데, 비행시간이 필자가 생각하던 것보다 긴 8시간이 넘었다. 제트기류 때문이었다. 갈 때 8시간 5, 올 때 5시간 45분이니 꽤 큰 차이가 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자주 다녀오느라 제트기류를 잘 알고 있었고 큰 비행시간 차이를 알고 있었으나, 지난 수 차례 네팔 방문시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음이 재미있기도 했다. 옆자리에 한 노년 신사가 앉아 있었는데, 필자와 같이 편한 옷을 입었고 조용해서, 처음에 한국인인줄 몰랐는데, 일본과 미국에 한 40년 거주했다는 한국분이었다. 어디가시냐니까 카트만두에서 하루 자고 포카라로 간다고 했다. 그곳은 히말라야 인근 도시로 한국인들이 트래킹 차 많이 찾는 도시이다.  

 

이분은 그곳 언덕에 조그만 집 한 채를 구해놓고 있어서 몇 달씩 머문다고 했다. 물론 은퇴했으니 가능한 것이라지만, 이유를 물으니 그냥 쉬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좀 더 이야기하다 보니 이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스커버리 프로그램피디였었고, 실크로드를 거쳐 유럽의 도시들, 마야·잉카·아즈텍 등 중남미 문명유적, 미국 인디언보호지구 등 안가본 곳이 없었다. 지금도 아리조나 나바호 인디언 마을에도 조그만 집 한 채를 가지고 있어서 그곳에도 자주 머문다고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그곳 사람들과 대화도 하며 쉬고 싶어서라고 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예전과는 다르게 이미 어둠이 깔려있다. 마중 나온 네팔인 제자와 호텔에 도착하니 밤 9시가 되어있었다.

 

다음날은 업무차 아침부터 카트만두 엔지니어링 칼리지에 가서 교수들과 공동스튜디오 관련 미팅을 하고, 학생들도 만나 준비해간 PPT로 강의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후 전임 학장이자 오랜 친구인 한 명예교수와 파탄역사도시로 갔다. 이곳은 과거 왕궁과 사찰이 있던 곳으로 유명한데, 필자는 이를 보통 더바스퀘어로 부르고 있었다. 과거에는 그 웅장하고 섬세한 건물들이며 그 조각들에 눈길을 뺏겨 과거 궁전 안에 있는 파탄박물관관람은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갖가지 힌두교 및 불교 유산과 건물 조각들의 상세한 설명을 들으며 감상할 수 있었다.

 

이 찬란한 역사유적들은 이들의 자랑이기도 하지만, 온 인류의 유산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잘 보전하며, 이로 인해 네팔의 관광산업이 더욱 부흥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변 건물들도 근현대에 지어진 것이라 해도 역사적인 모습과 재료로 지어졌는데, 지진에 취약한 것도 사실이고, 길이 좁고, 상하수도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고, 주차장도 제대로 없고, 길가에 쓰레기가 쌓이고, 먼지가 심함 등이 문제라고 본다. 우리는 그 광장 가에 높은 건물 꼭대기로 올라갔는데, 그곳은 지붕 위 카페였고 주인이 동행한 분의 대학동창이라고 했다. 우리는 시원한 바람을 쏘이며, 좋은 경관 사진도 찍고, 여행 온 옆자리 유럽인 커플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런데 대화 중 필자가 미국 유학시절 친하게 지냈던 네팔인 이름을 말하게 되었는데, 동석했던 그 건물 주인이 그 사람의 고교 동창이라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한 친구를 30여년 만에 만나게 되었다.

 

이 날밤 그 친구와 연락이 닿아 다음날 만나게 되었다. 이때 필자는 조그만 물건도 사고 거리 구경도 할겸 타멜의 국제시장거리에 가 있었는데, 그곳으로 차를 몰고 왔다. 이 사람은 필자가 박사과정때 석사과정에 있었고 영국에서 도시계획 관련 학부를 나오고 미국에서 석사를 한 성적 우수하고 마음에 여유가 있어 보이는 사람이었는데, 그 당시 미국인 남녀 포함 국제적인 구성의 6~7명 친한 그룹의 중심 노릇을 하는 듯 했고 필자와 자주 만나기도 했었다. 이 친구는 미국 엘에카운티 도시계획과8년 정도 일하다 귀국했다고 하는데, 그후 카트만두시청에서 도시계획관으로 있기도 했지만 자유로운 성격상 퇴직하고 후리랜서 도시계획 및 개발자로 활동하는 모양이다. 소득 낮은 개발도상국가라 해도 역사유적이 많고 수 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곳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카트만두밸리의 인구를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 제대로 된 계획이 수립된 것 같지 않음이 문제이다. 교육열은 높은 편인데도 대학을 졸업해도 할 일이 없을 정도로 산업발달이 더딤도 문제이다. 함께 걱정도 하며 다양한 전략들을 토론하며 며칠을 보냈다.

 

2024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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