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그림이 있는 벽걸이

by 이용분 posted Aug 17, 2017 Replie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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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슴 그림이 있는 벽걸이             청초 이용분(7회)
 
  • 이곳 아파트에 이사를 올 무렵인 우리가 오십대 후반에는 가을날 누렇게
    익어서 고개 숙인 갈대 밭에서 대여섯 마리의 기러기가 일시에 날라 오르는
    그림을 갖고 싶어했다.


    그 무렵 시간이 있을 때마다 찾아간 근처 화랑에서는 그런 입맛에 꼭 맞는
    그림을 영 찾을 수가 없어서 애초 커가는 아이들과 함께 살던 시절 사서
    걸었던 화려한 뿔이 달린 사슴가족이 있는 술이 붙은 카페트형 벽걸이를
    걸어 놓고 지나게 되었다.


    우리의 큰 아이가 중학생 정도일 무렵 아직은 어린 세 아이들과 지금의 큰
    아들 나이쯤 정도 젊은 우리가 딸아이의 생일인지 케잌과 과일이 소담하게
    담긴 소쿠리를 앞에 놓고 찍은 우리의 단란한 가족사진속의 벽면에도
    같은 벽걸이가 걸려 있다.


    이곳으로 이사오기 얼마 전 그러니까 십여년 전 꽤 유명한 화가가 그린 거칠은
    가지(枝) 위에 진한 자주색과 진분홍색으로 흐드러지게 핀 모란꽃이 그려진 상당히
    크고 년혁까지 낀 조금은 비싸고 화려한 그림을 사서 벽에 걸어 놓고 살았다.


    이사를 오면서 정원이 있는 그 집에 다시 돌아가서 살 생각으로 살던 옛집에
    그냥 걸어두고 오게 되어서 차차 새로운 그림을 사서 걸어야지 하며 우선
    급한대로 접어 두었던 그 사슴 그림을 먼지를 털고 손질을 하여 다시 걸어 놓고
  • 지내온 세월이 어언 십여년이 덧 없이 흘렀다.

    이제 나이를 한참 더 먹고 보니 젊은 날에는 멋져 보이던 그 늦 가을날 바람에
    휘날리는 갈대 사이에서 일시에 날라 오르는 기러기 그림에 대한 집념은 어느듯
    스러지고 우리들의 아주 젊은 날 아이들과의 추억이 켜켜이 묻어 있는 그 사슴
    그림이 더 소중하게 느껴짐은 우리의 삶이 그만 바스락거리는 가을날 같아서일까...

 
  • (2)애완견 이야기 
    집에서 키우는 화초도 정이 든다. 몇년을 조히 키워 이제는 영원할줄 알았던
    화초가 어느날 이유없이 시들고 극기야 죽어 버리면 이 하찮은 화초가 준
    기쁨의 반대급부 만큼 두고두고 마음에 아리는 상처를 남긴다.


    최근에는 너무나 많은 젊은 여인들이 이 더운 여름날 애완견을 마치 자신의
    사랑하는 아이 안 듯이 소중하게 안고 나 다닌다. 한심 반 신기하기도 하여
    되돌아 서서 쳐다 보노라면 길에서 만나서 서로 나누는 대화도 "얘는 어떻고
    걔는 어떻냐?" 는등 그냥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엄마들의 대화이다.


    한참 아이를 낳고 힘들여 키워야 될 한창 나이에 아이 대신 강아지에 옷을
    해 입히고 애지중지 방안에서 함께 키우고 있다니 정말로 웃기는 노릇이다.
    (에그~~!! 애견가에게 혼날 이야기 !!)


    옛날 같으면 엄동설한이나 복중더위 속이나 집밖에서 도둑이 오나 안오나
    집을 지키고 밥상에서 나오는 찌거기 음식을 먹으면서 주인을 위해 충견
    노릇을 해야 했던 그들이 팔자가 뒤바뀌였다.
 
  • 집안에 또 다른 예쁜 집을 가지고 단독 메뉴를 먹으면서 팔자가 늘어지게 편안하게
     잘 살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탄천에 데리고 나오는 개들은 하나같이 뒤우뚱 뛰우뚱 뚱보 개다.)

     다른 한편 애완견들이 병약한 환자나 치매노인들을 치료하는 데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준다니 그런대로 긍정적인 면도 있는것같긴 하다.


     그러나 그들도 결국은 늙고 병도 들고 하니 완전한 기쁨만을 주는 존재들이
     아님이 확실하니 사람 스스로 마음을 다스림으로서 영원한 위로를 얻을것 같다.



            06년 7월 19일
 

             

 


 

 
 
 
 
  • 입춘이 벌써 지났으니 절기가 좀 이른듯 합니다. 거기도 여름 무더위가 좀 수그러 졌는지요? 여긴 낮에는 거의 30도지만 밤엔 6,7도까지 내려 가네요.

    산장에 와있는 여동생부부는 너무 지나기가 좋다고 아예 여름에 묵을 집을 살까 말까 궁리중인것 같아요,ㅎ,ㅎ. 요지음 경제사정이 좀 느려져서 부동산가격이 주춤 하고 있거든요. 투자로 치고 번듯한 것 하나 사 놓으면 괜찮을것도 같아요. 너무나 조용해 무섭기도 하대요.birdhouse17.JPG

     

    walter1.JPG

     

    chopstick.JPG

     

    '월터' (이제 5살) 사진이랑, 봄에 만든 새집들인데 집이랑, 캐빈에 오래 묵은 것들을 다 떼어내고 바뀌달아 놓았는데 벌써 새들이 가다렸다는듯이 들어 가서 새끼들을 낳아 키웠구요.   손주 녀석이 젓가락질 하는것 연습하느라 베이컨을 수북히 담아 놓고 들었다 놓았다 하고 있습니다.  벌써 2학년 됩니다. 곧 환절기가 되는데 늘 조심하십시요.

  • 이용분 2017.08.26 11:22

    지구의 환경이 망가져서 그렇다나요.
    봄내 너무 비가 안와서 기우제를 지내는 곳이 있을정도로 너무 가물어서 애간장을 태우더니
    요즘은 시도 때도 안가리고 극지적으로 쏱아 지는 비 때문에 많은 지역이 침수피해를 입어서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도 합니다.

    후배님께서는 아직도 동심세계에 계셔서 예쁜 새집들을 만들어서 새집 앞에는 예쁜 그림도 그리시고...
    새끼까지 까서 번식을 하였다니 얼마나 마음이 흐뭇 하셨습니까^^
    월터도 아직 얼굴에 나이가 안들고 깨끗하니 애교를 부리네요.
    개들도 나이가 들면 눈꼽도 끼고 아주 지저분해지더라구요.
    손주아기도 이제 많이 커서 든든하시겠습니다.
    에그 손주 아기 얘기를 먼저 했어야 되는데 사진 순서 대로 얘기를 쓰다 보니 개 이야기 부터 쓰는 우를 범했네요.^^

    카나다는 무엇보다 울창하게 욱어진 사람의 손이 안탄 원시림 숲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지난 여름 막내 아들이 제주도 학회 세미나 가는 길에 딸과 저를 초청하여 삼박사일 제주도 일대를 탐방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도 잘 보존된 제주도 원래의 원시림에 들어 가서 길을 잃을듯한 경험을 했었는데 마음이 아주 흐뭇했습니다.
    앞으로 지내기 좋은 계절인 가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저우기 마음이 놓입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나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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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ny(12) 2017.08.26 13:54
    새집에 그림은 인두로 지져서 항나무를 조금씨 태웠지요. 미리 패턴을 부쳐 놓고요,ㅎ,ㅎ. 앞마당에는 까치가 큼직한 둥지를 틀고 새끼들을 기르느라 한참동안 매우 시끄러웠습니다.. 아마 다람쥐와 개들은 평생 날때 부터 상극인지 마당에 그녀석들만 나타나면 온동네 개들이 짖어 대느라 정신이 없네요. 제주도는 롯테호텔 처음 열은 날 들려서 며칠 묵은적이 있습니다. 벌써 오래전이네요 아들이 고교생때였으니까.

    마누리가 하도 낡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녀 새것으로 바꿔 주었는데 기본은 똑 같은게 어리둥절 느림뱅이 노릇을 해 옛말에 운전 가르치다 이혼한다더니 스마트 폰 쓰는것 가르쳐 주다 이혼 하겠다며 웃었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 이용분 2017.08.26 18:34

    두분이 사시는 모습이 언제나 신혼처럼 아기자기 해 보이십니다 ㅎㅎ
    휴대폰도 이제는 필요 악이라 집안에서 이방 저방 들고 다녀야 되는 그런 시절이 되었습니다.
    저도 당시 새로 바꾸어서 멀쩡한 폰을 큰아들 아이가 제 것을 바꾸면서 내것도 스마트폰으로 바꾸어 주길래 쓸데 없는 낭비를 한다고
    나무랐는데 주변 사람들이 모두 신형을 가지고 카톡으로 연락을 해 대니 잘못하면 소외되는 형국으로 가게 되겠더라구요.
    그래서 무겁고 커진 스마트폰을 순경의 권총처럼 매번 들고 다니기가 힘겹습니다.^^
    기능면에서 카메라가 장착 되어 있어서 편리하기는 합니다.
    두 내외분 내내 건강하고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 맨 나중 사진은 우리 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