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농장과 소규모 발전시설
한동대 교수 구 자 문
휴일을 맞아 차를 몰아 찾아 간 곳은 동해안인 포항에서 3시간 30분을 꼬박 운전해 가야하는 전주였다. 약간의 이슬비가 대구를 지나면서 점점 강해지는 듯싶더니 88고속도로를 타고 함양을 지날 때쯤에는 맑게 개었다. 그날따라 뒷자리를 얻어 타고 가는 거라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감상할 기회가 있었다.
좁은 우리 국토이니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행정구역이 바뀌었다 해서 산천이 달라질리 없다. 구릉 같은 낮은 산들이 계속 되고 소나무와 잡목들이 푸르게 녹음을 지어내는 6월의 풍경들이다. 수 십년 전의 벌거숭이와는 다르게 이제 우리나라의 산들도 푸르러 졌지만 야생동식물 생태계가 6.25전쟁 혹은 일제침략 이전의 상태로 회복될 수 있을지는 아직도 미지수이다. 또한 임목도가 높지 못하고, 쓸 만한 목재들을 얻을 수 없으니, 우리도 선진 여러 나라들처럼 체계적인 식목이 필요하다고 본다.
고속도로는 평소보다 붐비는 편인데, 며칠 계속되는 연휴의 영향이리라. 우리나라가 수십년 만에 이렇게 잘살게 된 것은 큰 행운이라고 보는데, ‘세계경제의 불황, 국내경제의 어려움, 그리고 사회와 정치상황의 어려움과 부조리 하에서 이만큼 잘 사는 것을 보면 우리들 대단한 민족이다’라고 떠들어 대다 보니 전주에 도착했다. 전주는 몇 십년전의 모습을 그런대로 간직한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도시가 아닌가 생각된다. 전통적인 모습의 전주역에서 친구 둘을 픽업하고 방문처를 향했다.
그날 가보려 한곳은 대단위 파프리카 농장이다. 그곳 출신 한 농업인이 지난 20년간 노력하여 파프리카 농장을 첨단의 온실로 가꾸어 내었고, 일주일에 3번 정도 수확 하는데 일주일 수확량이 500톤 정도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이다. 물론 국가와 지자체에서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이분의 끊임없는 제품개발과 원가절감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고 본다.
이분은 온실난방을 위해 국가의 보조를 얻어 지열발전을 활용하기도 했고, 효율적인 전기난방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가 이곳을 방문한 또 하나의 이유는 이들이 개발 중인 음식물쓰레기 소각로를 보기 위해서였다. 아직은 시범용이지만, 젖은 쓰레기 말리는 공정, 이를 연료인 펠렛으로 만드는 공정, 그리고 이를 버너에 태우는 공정으로 기계들이 제작되고 시운전 되고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이 지자체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일반쓰레기도 그러하지만 음식물 쓰레기, 하수슬러지 등 악성폐기물의 처리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이를 묻거나 해양투기할 수 없어 소각해야 하는데, CO² 등 오염물질의 발생이 큰 문제인 것이다.
필자가 이러한 사안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한 지자체의 소각로 선정위원으로서 10년 가까이 일하면서, 비록 소각로 설치는 실패했지만 많은 관련이슈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더구나 지난 몇 년간은 전기가 부족하거나 대기오염이 극심한 개발도상국을 자주 방문하면서 오염물질 발생 없는 발전기나 쓰레기소각을 통한 전력생산에 대해 절박함을 지니고 있었다. 현재도 한동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이 같은 소형 소각로 제작을 시도하는 한 벤처회사를 도와주고 있는데, 전주의 소각로도 비슷한 원리와 목적을 지녔으므로 서로 협력할 사항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것은 많다. 전주에서 생산되는 파프리카의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 되는데, 포항에서도 이러한 고가 농작물들을 재배하고 수출해야 할 것으로 본다. 포항이 전주에 비해 일본 수출에 지정학적인 유리함도 지니고 있다고 본다. 또 하나는 에너지생산 분야인데, 이왕 태워야할 악성폐기물이 있다면 1,500도 까지 올릴 수 있고 오염물질을 잡을 수 있는 소형 소각로 기술도입이 필요하다고 보며, 그 생산되는 스팀이며 전기는 농장, 공공기관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화력발전소의 가장 큰 문제는 미세먼지와 CO²의 발생이다. 물론 다이옥신, 이산화황, 질소화합물 등의 배출도 문제 일 것이다. 전력이 필요하나 이러한 오염물질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증대와 높은 규제요구에 정부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우선의 해결책은 태양열, 풍력, 지열 등 대체에너지원 개발일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이 대체에너지원에 한 커뮤니티 정도를 서비스 할 수 있는 크기의, ‘오염물질 발생 제로’ 신기술의 소형소각로를 활용한 전기 생산시설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새로 산 자동차가 내연기관 엔진을 가진 차로는 마지막일듯. 오래 산다면 다음 차는 고성능 전지를 이용한 전기 자동차가 될거라고 봅니다. 휘발유
펌푸가 있는곳이 그때는 충전을 하는 곳이 되겠지요. 새 국회가 들어 서서 뭐 달라진것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