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빗소리를 들으며

by sabong posted Jan 01, 197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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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빗소리 속에 숨어있는 한라산 백록담

 

 

 

 

 

 

 

시인에게 물어보았다.

 

 

"빗소리가 그렇게 좋으세요?"

 

 

"빗속에 무지개가 숨어 있거든요..."

 

 

 

 

 

농부에게 물어보았다.

 

 

"빗소리가 그렇게 좋으세요?"

 

 

"빗속에 풍년이 숨어 있거든요."

 

 

 

 

 

"내 빗소리에는 뭐가 숨어 있을까?"

 

 

햇감자 구워주시던 외할아버지의 웃음...

 

 

울밑에서 함초롬 비를 맞고 서 있던 다알리아...

 

 

첫 번째 데이트 때 입고 나왔던 아내의 노란 레인코트...

 

 

포니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달렸던 젊은 날...

 

 

동해바다도 숨어있고, 지리산도 숨어 있고, 한라산도 숨어있고...

 

 

 

 

 

얼마나 다행인가...

 

 

내 빗소리에

 

 

장화와 우산과 질퍽거리는 골목길이 숨어 있지 않은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