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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공에서 내려다본 울릉도 트레킹

도동항에 정박 중인 선플라워호(포항~울릉도)와 행남 해안도로.

나는 울릉도에 2가지 추억이 있다. 하나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어업을 하시던 아버지가 오징어잡이 선단을 꾸려 진해에서 울릉도로
 어장을 옮기면서 가족 모두 울릉도로 이사했던 아주 어린 시절의 추억이고,
 또 하나는 대학교 졸업반 수학여행을 울릉도로 갈 예정했으나
 취업과 맞물려 친구들과 함께 오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아 있는 추억이다.

그 아스라한 기억과 추억을 안고 찬바람 부는 2월 하순, 아버지의 어선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큰 쾌속선을 타고 포항을 출발하여 3시간 만에 울릉도에 도착했다. 
그동안 제주도, 거제도, 진도 등 섬 여행은 몇 차례 했었지만 울릉도는 지형적으로
 이동 경로가 많이 불편하다고 생각했던지 선뜻 여행지로 선택하지 못했었다. 
내가 살았던 곳 정도는 기억한다는 기대는 울릉도 도동항을 들어서면서 아예 접어버렸다. 
애써 어린 날의 기억을 더듬을 필요도 없이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새롭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드론 촬영-정용권]


저동항에 정박 중인 어선들.

•행남 해안산책로
무지개를 타고 천하 절경의 해안산책로에 이르다

도동항 여객선터미널 건물 뒤편에서 시작하여 행남등대를 거쳐 소라계단을 내려가면
 우리나라 최고의 해안 산책로 중 하나인 저동 해안산책로를 만난다. 
이곳은 울릉도 초기 화산활동 당시에 지하 깊은 곳으로부터
 용솟음친 마그마가 차가운 공기와 바다를 만나 급하게 식으며 만들어진
 현무암 지형으로 다양한 특성을 지닌 화산암들을 볼 수 있다.

기암절벽과 해안폭포, 해식동굴 등으로 끊어진 해안선 위에는
 바위 사이를 이어주는 일곱 빛깔의 무지개다리가 놓여있다. 
내딛는 걸음에 자신감이 가득 차 있지만 두 발아래로 거칠게 드나드는
 파도가 해벽을 차오르는 기세에 그만 기가 질리고 만다. 
저마다의 색깔과 모양을 가진 다리를 건너면 저동항 방파제에 우뚝 솟은 촛대바위에 이른다. 
바다에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다 바위로 굳어버린 효심 깊은 딸의 전설이 서려 효녀바위라고도 한다. 
오징어잡이 배들이 촘촘히 엮인 발처럼 정박해 있는 저동항과
 야간 조명으로 꾸며지는 촛대바위는 섬 안의 또 다른 섬 같이 아름다웠다.

도동항에서 저동항 촛대바위에 이르는 2.68km의 길을 행남 해안산책로라고 하며
 도동항에서 행남등대까지는 왕복 2시간, 저동항의 촛대바위까지는 왕복 3시간 소요된다.
 다만 동절기를 지나고 해빙기에는 낙석 위험으로 인해
 일부 구간을 통제할 수 있으므로 개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바위 사이를 지나는 행남 해안산책로.

•태하 해안산책로와 대풍감
붉게 피어나는 동백꽃처럼 아름다운 대한민국 10대 비경

다음 코스인 울릉도 서북방향에 있는 태하 해안산책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나라의 10대 비경지라 불리는 곳이라 더욱 가슴이 설레었다. 
멀리서 파도를 타고 온 바람은 여행 떠나온 일행의 마음을 깃털처럼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태하등대를 관람하기 위해 태하 향목 관광모노레일을 타고 오르기로 했다. 
총 길이 304m 레일에 두 대가 동시에 움직이며 39°의 경사길을 6분만에 오르는데,
 사방으로 보이는 풍광은 온갖 수식어를 동원해도 표현이 미치지 못할 것 같았다. 
동백나무들 사이로 난 편안한 흙길과 향목전망대로 향하는 나무데크를
 걷다보면 영화에서나 보는 듯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파란 하늘과 넘실대는 파도사이에 있는 모든 것들이 그림처럼 보인다.

감동은 아직 이르다. 해안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에
 만나는 절경은 마치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듯한 짜릿함이 있는 길이다. 
미끄러지듯 달려와 하얀 포말을 내뿜으며 매섭게 내리치는
 파도를 옆에 두고 걷는 길은 절로 다리가 후들거린다. 
절리가 불규칙하게 발달한 조면암이 파도에 의해 침식 받아 만들어진
 해식동굴은 옛날에 물개들이 많이 살았다고 하는데,
 ‘물개’의 울릉도 방언인 ‘가재’라는 이름을 붙여 가재굴이라 부른다. 
모서리를 돌아서자 부리가 매서운 커다란 새 한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파도에 놀란 가슴을 다시 한 번 쓸어내리게 한다. 
조면암이 바닷바람과 파도에 지속적인 침식과 풍화작용을 받아
 마치 매의 머리처럼 생긴 매바위가 우리 뒤를 계속 노려보고 있기 때문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대풍감, 절리에 뿌리 내린 향나무들이 자란다.

•울릉도 생태탐방로 태하~현포 구간
섬의 내밀함을 엿볼 수 있는 향목령

다시 편도요금을 내고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
 향목전망대와 반대방향인 현포 생태탐방로로 방향을 잡았다. 
언젠가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김두경가옥’ 팻말과 함께 찾아 들어간 길은
 초행인 사람이라면 찾아가기 어려울 것 같은 은밀함이 있다. 
바다를 향한 구릉지에는 이곳 특산물인 부지깽이나물이
 해풍을 맞으며 자라고 있었으며, 작은 저수지도 나타났다. 
후박나무, 소나무, 동백나무가 빽빽한 숲을 지나자 멀리 성인봉이
 보일 듯 말 듯 눈앞에 나타나고, 세계에서 몇 군데 밖에
 생산되지 않는다는 해양심층수 생수 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성인봉에는 눈이 2m나 쌓였다지만 이곳은 봄내음이 짙다. 
출발할 때 켜놓은 GPS가 정상에 왔다고 알려주어 화면을 보니
 트랭글(GPS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중에 향목령에 온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고 한다. 
생태탐방로 출구 쪽인 현포마을로 나오니 울릉도산채영농조합에서
 울릉도 호박으로 만든 빵, 엿, 조청, 젤리 등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소소한 특산품을 구경하고 맛보는 일도 여행의 재미라 할 수 있다. 
택배로 배달도 가능하다 하니 작은 선물을 보낼 곳이 있다면
 여행지의 지역 특산물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태하~현포생태탐방로구간에서 바라보는 성인봉.

•관음도
자비로써 중생을 구제한다는 보살의 미소가 스며있는 섬<

이번에는 울릉도의 북동쪽 끝으로 달려간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에 새길 곳이 너무 많아 천천히 걷기에 여행자의 마음이 조급하다. 
관음도는 저동항에서 북동쪽으로 5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울릉군의 부속 섬인 독도와 죽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이나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다. 
여러 번의 용암 분출로 만들어진 이 섬은
 울릉도와 붙어 있었으나 오랜 세월 동안 침식 받아 분리되었다. 
지금은 약 100m 정도 거리를 두고 있으며,
 현무암이 깎아지르듯 둘러싸고 있어 사람의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원시림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2012년 8월에 섬목지역과 관음도를 잇는 다리가 놓여 도보로 관음도를 들어갈 수 있다.


저동 해안산책로에서 도동항 쪽으로 올라가는 소라계단.

이 섬이 왜 관음도라 불렀을까 궁금해진다. 
이곳 해안 절벽에는 주상절리와 수평절리가 발달한 해안 절벽이 파도에 의해
 계속 무너져 내리며 만들어진 높이 약 14m의 동굴이 나란히 나 있다. 
이를 관음쌍굴이라고 하는데, 옛날에는 해적들의 소굴로 이용됐다고 한다. 
헌데, 동굴에 햇빛이 들 때 위난을 당한 중생이 이름을 부르면 33종류의 화신으로 변해
 그들을 구해준다는 관음의 얼굴이 나타난다고 하여 관음도라 불렸다고 한다.

울릉도는 몇 군데 유명 관광지를 들렀다고 전체를 다 보았다 할 수 없는 곳이다. 
섬 자체가 하나의 공원이자 그 속에 든 모든 것들이
 지구의 지질역사와 함께 하는 신비로운 것들이기 때문이다. 
여름이면 각종 해양스포츠와 함께 바다를 즐기고, 겨울이면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적설량과 함께 산악활동을 즐길 수 있는 전천후 관광 휴양도시다. 
한반도 내륙과 교통문제만 해결된다면 더없이 좋은 관광자원이지만
 오히려 그 불편함 덕분에 더욱 신비로운 섬으로 남아 있다. 
이번 여정에서는 누구나 편안히 걸을 수 있는 트레킹코스를 다녀왔다. 
다음번에는 이번 여행에 가보지 못한 독도 방문을 위한 일정을 계획해야겠다.


붉게 핀 동백꽃 사이로 걷는 태하 해안산책로.

*트레킹 정보

울릉도

동해 유일의 도서 군으로 행정 지역은 경상북도에 속한다. 
육지에서 가장 가까운 내륙은 경북 울진군 죽변면(약 130km)이다. 
오각형 형태의 섬으로 면적 72.56㎢, 동서길이 10km, 남북길이 9.5km,
 해안선 길이는 56.5km에 이른다. 독도와는 87.4km 떨어져 있다. 
인구는 1만 153명(2015년)이다. 해양성 기후로 연평균기온 12.3℃,
 연평균강수량은 1,236.2mm(평균값 기준)이며, 겨울철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 
총경지면적은 전체면적의 15%에 불과하고 밭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 문헌에는 신라 지증 마립간 13년(512년)에 신라의 이사부가
 우산국을 정벌한 내용이 처음 등장한다. 1693년과 1696년에 안용복이
 일본과 담판을 지어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영토임을 인증받았다. 
고종 20년(1883년)에 개척민 16호가 입도했다. 
우릉도(羽陵島) · 무릉도(武陵島) 등으로 불리다가 1915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예로부터 도둑·공해·뱀이 없고 향나무·바람·미인·물·돌이 많다 하여 3무(無) 5다(多) 섬이라고도 한다.

교통

교통은 포항(217km, 3시간), 후포(159km, 2시간 10분), 묵호(161km, 2시간 30분),
 강릉 등지에서 정기여객선을 운항한다. 2016년 4월부터
 후포항에서 대아고속해운의 초쾌속선이 투입되어 2시간 10분 만에 입항할 수 있다

숙박

바닷가 전망이 좋은 곳에 위치한 유럽 별장 풍의 숙박시설인 대아리조트를 비롯해
 게스트하우스 등 많은 숙박업소가 저동항과 도동항에 있다. 
겨울 비수기를 제외하고는 많은 사람이 몰리므로 선박과 숙박의 개별적인 예약보다는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이나 단체 예약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울릉도가 자랑하는 웰빙 먹거리

자연 건조된 오징어와 명이, 부지깽이, 천호 등 각종 산나물과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른다는 울릉도 호박엿이 유명하고
 오징어내장탕, 따개비밥, 홍합밥, 울릉도약소고기 등
 울릉도만의 독특한 별미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문의

울릉군 관광정보 (www.ulleung.go.kr/tour 문화관광체육과 054-790-6392)
아웃도어파트너스 (www.outdoorpartners.co.kr 02-734-2823)

         - 월간마운틴 | 김윤희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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