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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2 04:10

노원에서 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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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여름이 온 날, 별 구경을 하러 노원으로 차를 몰았다.
천문우주과학을 다루는 공간 2곳이 새로이 문을 열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노원우주학교 


별이 빛나는 밤에 노원우주학교
4층 플라네타륨으로 발걸음을 옮겨선, 별자리에 관한 보다 자세한 영상을 시청했다. 불이 꺼진 방에서 모두 의자를 조금씩 뒤로 젖힌 채 돔 스크린을 올려다봤다. “지구는 아주 작은 행성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신비로운 우주의 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하겠습니다.” 영상이 재생되고, 주술 같은 음성이 흐르기 시작했다. 밤 9시, 프로그램의 마지막 순서가 시작되자 강사는 등불만 켜진 건물을 거닐며 밤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개폐식 원형 돔이 있는 6층 주관측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강사가 말했다. “여기 구경 600미터의 거대한 반사망원경은 서울시에서 가장 큰 망원경이랍니다.” 닫혀 있던 돔이 스르르 열리고 망원경은 천천히 위치를 옮겨가며 목성을 조준하기 시작했다. 차례대로 줄을 선 뒤에야 드디어 작은 렌즈를 차지할 수 있었다. 렌즈 너머 밤하늘, 우주가 있었다.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차라리 가상의 그림이라고 믿고 싶은 풍경이 눈앞에 열렸다. 바로 앞에 펼쳐진 기묘한 풍경과 여름밤의 축축한 공기, 비로소 진짜 여름이 시작된 기분이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노원우주학교
수시로 하늘 위로 시선을 둔다. 달이 기울고, 또 차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은 오랜 습관이다. 그리하여 할 일 없는 여름밤이면 종종 경상북도 영천으로 차를 몰아 보현산천문대로 향하곤 했다. 잘 닦인 도로를 따라 해발 1000미터까지 오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반사망원경을 마주할 수 있다. 1만원권 지폐의 뒷면에도 등장하는 바로 그 망원경 말이다. 아쉽지만, 서울에서는 만족스럽게 밤하늘을 본 기억이 없다. 달은 비교적 또렷하게 떠 있지만, 희뿌옇게 바랜 밤하늘에서 별을 찾기란 정말 어렵다. 도시 불빛과 같은 광공해가 심한 탓이다. 종종 서울 하늘에서도 달이 환하게 웃고 있는 때면, 보현산 위 천문대가 머릿속에 둥실둥실 떠오른다.
별이 빛나는 밤에 노원우주학교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쉽게 오갈 수 있는 천체 관측실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마침 노원구 중계동에 노원우주학교가 개관한 즈음이었다. 주말까지 얌전히 기다린 뒤, 토요일이 오자 곧장 서울의 북쪽으로 차를 몰았다. 보통의 박물관이나 미술관들은 모두 문을 걸어 잠그는 시간인 오후 7시 즈음이었다. 노원우주학교는 등나무근린공원의 바로 옆, 중계근린공원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나무와 풀과 돌과 땅이 어지러이 섞여 있는 공원을 헤집고 노원우주학교에 당도하자,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이 1층 매표 창구에 모여 있었다. 매주 금요일과 주말,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되는 야간 관측 프로그램인 ‘별이 빛나는 밤’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부모의 손을 꼭 쥐고 있는 어린아이들, 조용히 인솔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커플 몇 쌍과 함께 2층 스페이스홀로 자리를 옮겼다. 모두 펜대를 굴리며 목성, 목동자리, 거문고자리 등 곧 관찰할 천체에 대해 설명하는 강사의 말을 받아 적었다. TIP 노원우주학교에서 천체 공부하기 1 3층 빅히스토리관 빅뱅에서 현재에 이르는 우주와 지구, 생명 진화의 역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2 4층 코스모스관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확장되어온 역사를 다양한 인물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3 4층 플라네타륨 실제 하늘과 유사한 돔 스크린이 설치되어 별자리 설명을 들으며 천문 관련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4 5층 서울시민천문대 총 여섯 대의 망원경이 설치되어 행성, 성운, 성단 등 밤하늘의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노원우주학교
WHERE 노원우주학교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된다. 매주 금요일과 주말에 진행되는 야간 관측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은 온라인 접수를 통해 참가 가능하다. LOCATION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 205길 13 구 밖 우주인이 되어보는 서울시립과학관 서울시립과학관
서울시립과학관
지하철 7호선 하계역에서 내려 택시를 잡아탔다. 기사에게 서울시립과학관 앞에서 내려주시라 말하자 아직 내비게이션에 주소가 입력되지 않은 모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급히 도로명주소를 찾았다. ‘서울시에서 최근 설립한 시립과학관’이라 덧붙이며 주소를 읊었다. “1년 전부터 공사하던 그곳이요? 공기 맑은 곳에 기가 막히게 지었네요.” 서울시립과학관에 도착하고 숨을 크게 들이쉬자, 기사의 말처럼 신선한 공기가 폐부로 한꺼번에 스몄다. “부지가 충숙근린공원 일대에 속해요. 공원은 다시 불암산 둘레길로 연결되죠.” 서울시립과학관의 이진원 주무관이 말했다. 부지 주변으로 단정하게 조성된 조경을 천천히 구경하며 과학관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시 면적 3700제곱미터.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에 이르는 규모. 건물은 겉보기에 단정한 사각형을 이루고 있지만, 내부는 가운데가 비어 있는 중정 형태다. 1층에서 3층까지 꼬리를 물듯 이어진 물음표 모양의 경사로를 눈으로 빙글빙글 좇다가 시선이 마침내 중정 천장에 닿으면, 곧 대우주의 시원을 마주하게 된다. 김주현 작가의 LED 작품 <우주 토러스>. “수많은 별의 집단을 은하라 부르잖아요. <우주 토러스>는 태양계가 속해 있는 우리 은하를 작은 불빛으로 표현한 사이아트Sci-Art예요.”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불빛의 형상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로 2층 B전시실에 당도했다.
서을시립과학관
전시실 입구에 서자 멀리 정면으로 망원경 두 대가 눈에 들어왔다. 굴절망원경과 반사망원경이 각각 한 대씩. 망원경을 직접 조작해 그로부터 약 10미터 떨어진 곳에 매달린 모형 달을 관측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과학관에 오기 전부터 가장 기대하던 곳, ‘3D 스페이스’에 한시바삐 가기 위해 걸음을 서둘렀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3D 스페이스는 3차원 입체영상으로 우주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와 비슷한 공간이 서울 도처에 이미 많이 존재하지만, 3D 스페이스를 특별히 고대한 이유는 바로 가로 7.6미터, 세로 3.95미터 크기로 벽면과 바닥면에 ‘L’자로 설치된 스크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의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Ars Electronica Center에 이 같은 형태의 브라운관이 있어요. 결코 평범하지 않은 형태잖아요. 전 세계에서도 서울시립과학관이 두 번째가 아닌가 싶어요.” 이진원 주무관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4K 해상도로 360도 전 방향에서 촬영한 영상이 눈앞, 발아래에 걸쳐 동시에 상영되는 내내, 스크린 위에 점같이 콕 박히듯 서 있었다. 그러자 토성의 고리가 간혹 팔 언저리를 스쳐갔고, 국제우주정거장인 ISS가 발 바로 밑으로 펼쳐지기도 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감각. 10분 내외의 영상이 종료되자 영상이 흐르던 시간 동안, 즉 잠시 지구 밖 우주인이었던 시간이 마치 꿈결같이 느껴졌다.
서울시립과학관
TIP 서울시립과학관에서 우주 공부하기 1 O전시실 ‘인체’, ‘유전’, '물질'을 키워드로 전시를 펼쳤다. 인간을 둘러싼 물질의 특성과 변화를 탐구할 수 있다. 2 B전시실 ‘뇌과학’, ‘우주’, ‘수학’ 등 복잡하고 광범위한 시스템, 과학적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3 R전시실 전시 키워드는 ‘힘'과 '에너지’. 에너지의 생산과 이동, 재생산의 원리를 탐구할 수 있다. 4 G전시실 서울의 생태 환경과 도시 구조 속에 담긴 과학 원리를 체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서울시민 천문대
WHERE 서울시립과학관 평일은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 및 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폐관 시간 1시간 전까지 관람권을 구매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알아두어야겠다. LOCATION 서울시 노원구 한글비석로 160 전여울(프리랜스 에디터) 포토그래퍼 강신환 에디터 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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