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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9 00:00

내 입속에.. 봄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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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당진,서천…밴댕이 싸먹고, 실치 무쳐먹고, 주꾸미 데쳐먹고 서해안 별미여행



봄 여행의 최고는 꽃구경이다. 허나 봄 맛 여행도 그 못지않다.
꽃여행이 개화시기를 잘 맞춰 떠나야 하는 것처럼 먹거리여행도 마찬가지다.
음식이나 식재료마다 제철이 있어 시기를 딱 맞춰서 찾아가야 한다.
이즈음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에선 한껏 물 오른 제철 해산물이 넘쳐난다.
특히 서해안 대표 포구인 후포항, 장고항, 마량포구에선
밴댕이, 실치, 주꾸미 등이 바닷바람을 타고 입맛을 유혹한다.
죄다 해산물인 것은 나물 같은 채소류나 육류 같은 것이야 어디서든 먹을 수 있지만
신선도가 생명인 해산물은 산지에서 맛봐야 하기 때문이다.
스치듯 짧은 봄이 아쉬운 사람들은 딱 1년 이맘때 먹을 수 있는 제철 먹거리를 찾아 길을 나서보자.
조금 여유를 부리다간 또 1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인천 강화 후포항 밴댕이마을-기름진 밴댕이 연하고 고소해 횟감 지존

흔히 속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 편협하고 쉽게 토라지는 사람을 '밴댕이 소갈머리 같다'고 말한다.
어부들이 성질이 급한 밴댕이의 특성을 일상생활에 빗대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말이다.
밴댕이는 그물에 걸린 순간 파르르 떨다가 이내 죽어버리고 만다.
어찌나 목숨이 짧은지 밴댕이를 잡는 어부조차 살아있는 밴댕이를 보기 어려울 정도다.
요즘에야 잡자마자 급랭한 밴댕이를 사철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지만
제철에 갓 잡아올린 맛에다 어디 비교할 수 있을까.



밴댕이가 제맛을 내는 때는 산란기인 4월부터 6월까지.
이때가 되면 밴댕이가 두툼해지고 기름지게 되는데
속살을 회로 치면 연하고 고소한 육질이 입속에서 사르르 녹아든다.

어떤 이들은 밴댕이의 고소한 맛과 참치처럼 입에서 녹는 듯한 느낌에 반해 '횟감 지존'으로 꼽기도 한다.
밴댕이는 서해와 남해에서 두루 잡히지만 강화도산을 으뜸으로 친다.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이 바다로 흘러드는 강화 연안이 밴댕이에게 최고의 서식지로 꼽히기 때문이다.
강화도에 밴댕이회를 처음 선 보인 것은 지난 83년 이성배씨(76)가 후포항에 '청강횟집'을 열면서 부터다.
이씨는 "1983년 밴댕이를 어떻게 하면 팔아 볼까 고민하다가
회로 만들어 마니산 등산객들에게 팔기 시작했더니 그때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밴댕이는 서민 주머니에 딱 맞는 생선"이라며
"당시 3200원이면 밴댕이회와 소주를 맘껏 마실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씨의 말따라 밴댕이는 서민형 어종이다.
30년이 지난 지금이야 1kg 한 접시에 3~5만원대로 올랐지만 그래도 3~4명은 거뜬히 먹을 수 있다.
뼈와 내장을 살짝 발라낸 밴댕이회는 된장이나 초고추장을 찍은 뒤
고추나 마늘을 넣고 깻잎 등과 함께 싸먹으면 제격이다.
밴댕이 요리는 회와 무침, 완자탕으로 만들어낸다.
육수에 밴댕이를 갈아 수제비처럼 요리하는 완자탕은 별미다.

인천 구월동 종합문화예술회관 맞은편에는 유명한 밴댕이 골목이 있다.
여기서는 골목 양쪽에 밴댕이 집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어
봄철 밴댕이를 맛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주변 볼거리는 강화해안도로일주, 강화 나들길, 동막해변, 마니산, 전등사, 보문사 등이 있다.

◇충남 당진 장고항 실치회-부드럽게 후루룩…혀에서 스르르

갯내음이 듬뿍 담긴 봄철 미식거리가 있다.
'실치'가 그것이다. 실치는 말 그대로 실처럼 가늘고 작은 물고기이다.
봄철 실치는 길이가 2~3cm 남짓, 혀에 닿자마자 특별한 질감 없이 스르르 녹아내린다.



흔히 '뱅어'로도 불려온 실치는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죽으면 몸 색깔이 하얗게 변한다 해서 '백어(白魚)',
'난호어목지'에서는 '빙어(氷魚)'라고 소개 돼있다.
실치는 나는 곳도 서해안 당진, 태안 정도로 한정돼 있는데다
횟감으로 맛볼 수 있는 때도 짧아 요즘이 바로 제철이다.

국내 실치회의 명소로는 당진 장고항을 꼽을 수 있다.
실치는 3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잡아 올린다.
하지만 그물에 걸리면 곧 죽어버리는 탓에
어장에서 가까운 산지 포구가 아니면 횟감으로 즐기기가 힘들다.

실치회는 두어 달 동안 맛볼 수 있지만 4월에 잡히는 것이라야 횟감으로 적당하다.
3월말 처음 것은 육질이 너무 연하다. 반면 5월 중순 이후에는 뼈가 굵고 억세진다.
실치회는 오이, 깻잎, 쑥갓, 양배추, 당근 등과 갖은 양념을 섞어 만든 초고추장에 비벼 무침을 한다.
부드러운 실치와 아삭한 야채의 질감, 매콤새콤한 초고추장이 어우러져 봄느낌 물씬 풍기는 별미가 된다.

민영이네 횟집 주인장은
"실치회는 1년에 딱 한 번 먹는 봄맛"이라며
"봄기운과 바닷내음을 한꺼번에 맛 볼 수 있는 별미"라고 말한다.
예로부터 이른 봄철 마땅한 횟감이 없는 시기에
회무침으로 입맛을 돋웠던 게 바로 실치였다는 것이다.



실치요리의 또다른 진수는 '실치국'이다.
실치에 시금치나 아욱을 넣고 시원하게 끓여낸다.
시원 칼칼한 게 국물맛이 깔끔하다.
얼핏 잔멸치의 질감이 있을 법 하지만 전혀 예상밖이다.
마치 게살이나 생선살을 곱게 갈아놓은 듯 부드럽다.
실치와 함께 당진 9미(味) 가운데 하나인 간재미회도 제철을 맞아 입맛을 사로잡는다.

주변볼거리는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왜목마을을 비롯해 함상공원, 솔뫼성지, 삽교호관광지

◇충남 서천 마량포구 주꾸미-알이 꽉 찬 주꾸미, 씹히는 맛 일품



바닷바람에 상큼 짭잘한 봄 맛이 잔뜩 실렸다.
서천의 마량포구. 이곳엔 싱싱하고, 졸깃졸깃하고, 오동통통한 봄 맛이 춤추고 있다.
바로 주꾸미다. 예부터 '봄 주꾸미,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다.
주꾸미는 봄에 가장 맛이 있다는 뜻.
지역에 따라 쭈깨미, 쭈개미, 쭈껭이 등으로 불리는 주꾸미는
일년 내내 잡히지만 산란기(5~6월)를 앞둔 4월에 가장 맛있다.
이시기엔 주꾸미의 몸통 속에 밥알 같은 알이 꽉 차 있어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마량, 홍원항 앞바다는 주꾸미가 좋아하는 개펄과 모래가
반쯤 섞여 있어 전국에서 주꾸미 어획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힌다.
어민들은 "서천 주꾸미의 맛 차이는 뻘에서 나온다"면서
"마량 앞바다의 뻘은 미네랄이 풍부해 이곳에서 잡은 주꾸미들의 맛이 뛰어나다"고 자랑한다.

현지 어민들은 산 채로 초장에 찍어먹는 주꾸미의 맛을 최고로 치지만,
외지사람들은 주로 끓는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다.
미나리, 쑥갓 등 갖은 야채를 넣고 들깨가루와 얼큰한 양념에 버무려 볶아내는 전골도 훌륭하다.



마량포구 앞에는 주꾸미 요리를 선보이는 식당이 줄지어 있지만
저렴한 가격에 주꾸미를 맛보고 싶다면 항구 앞 수산센터로 가면 된다.

지난 주말 주꾸미축제도 끝났다. 이제 제대로 된 주꾸미를 맛 볼 수 있게 됐다.
인파에 밀리지 않고 바가지라고 느낄만한 가격에 놀라지 않아도 된다.
제값 주고 여유롭게 제철 주꾸미를 즐길 수 있다.

주변 볼거리는 서천 화력발전소 뒷편 언덕의 동백정은 낙조와 동백꽃이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마량포구는 낙조와 일출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촬영한 신성리 갈대밭도 놓치기 아깝다.
  • 박현숙(19) 2015.05.14 16:40
    실치국을 몽산포에 가서 먹었다. 뱅어포만 알고 있었는데 막상 싱싱하게 배에서
    직접 가져온 친구덕분에 올 봄은 풍성한 자연 속을 갔다 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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