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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겨울 별미의 계절이 돌아왔다.

경주에서 포항, 영덕을 거쳐 울진에 이르는 경북 동해안은 해마다 이맘때면
바다에서 난 요리재료로 만든 겨울철 별미가 맛의 향연을 벌인다.
해안도로에는 과메기 덕장이 철조망처럼 길게 늘어서 있고,
대게 찜을 찌는 구수한 냄새는 항구를 어슬렁거리는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경북 동해안 맛 여행의 출발점은 경주 감포항.
등대가 아름다운 감포항은 동해 남부의 중심 어항으로
문무대왕릉에서 감포항에 이르는 해안도로에는 횟집이 즐비하다.
특히 3일과 8일에 장이 서는 감포장은 푸른 바다에서 갓 건져낸 싱싱한 해산물의 집산지로 유명하다.

동해안 별미 중 으뜸은 생선회를 물에 말아 먹는 물회.
고추장을 비롯해 온갖 양념으로 버무린 육수에 흰 살 생선과 해삼을 잘게 썰어 넣은 물회는
매콤하면서도 달착지근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특히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해삼의 맛이 일품이다.
곰치와 묵은 김치를 숭숭 썰어 넣고 얼큰하게 끓인 물메기탕은 해장국으로 인기가 높다.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7∼10㎝ 크기의 참전복도 감포를 대표하는 별미.
말전복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자연산이라 쫄깃하고 담백하다.
양식과 자연산의 구별은 간단하다. 껍데기에 따개비와 해초가 붙어 있으면 자연산이다.
입안에서 씹히는 살이 부드럽고 향이 그윽해 주말에는 바닷가 음식점들이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감포항에서 포항 구룡포항을 거쳐 호미곶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에는 과메기 덕장이 즐비하다.
눈에 꼬챙이를 꿰어 줄줄이 걸어 말렸다는 과메기는
눈을 꿴 생선이라는 뜻의 '관목어(貫目魚)'에서 유래됐다.
내장을 제거한 꽁치를 3∼4일 동안 차가운 해풍에 말린 과메기는
반건조 오징어인 피데기와 함께 포항을 대표하는 겨울 음식.

과메기는 본래 청어로 만들었지만 1960년대 말 이후 청어 어획량이 줄자 꽁치로 대체됐다.
요즘 생산되는 과메기는 원양산 꽁치. 갓 잡은 꽁치를 냉동상태로 보관했다가
날씨가 추워지면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한 후 바닷가 덕장에 내다건다.
꽁치는 기름기가 적당해 과메기 맛을 제대로 내는 데다 가공 속도도 청어보다 빠르다.

과메기는 값도 저렴한 편이다. 요즘은 진공 포장된 과메기가 나오면서 사철 즐길 수 있지만
제철은 찬바람이 부는 11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 그 중에서도
바닷바람이 매서운 12월과 1월에 생산된 과메기를 으뜸으로 꼽는다.

과메기는 취향에 따라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김이나 배춧잎에 초장을 묻힌 과메기와 마늘, 파를 넣고 싸서 먹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미역은 과메기의 기름기가 잘 배출되도록 하면서 과다한 영양 섭취를 억제하고,
마늘은 과메기의 비린내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동해안 최대의 어시장인 포항 죽도시장과 구룡포항 및 호미곶에 과메기 전문 음식점이 즐비하다.

과메기가 서민음식이라면 영덕대게는 고급음식이다.
영덕대게는 12월부터 5월이 제철로 대진항, 강구항, 축산항 등
영덕의 항구는 새벽부터 대게 경매로 부산하다.
'대게'는 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
다리의 마디 모양이나 누르스름한 빛깔이 마른 대나무와 비슷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대게 중에서도 최상품은 박달대게.
속이 박달나무처럼 단단하고 맛과 향이 좋아 2㎏ 안팎의 박달대게는
경매가가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그러나 희귀성 때문에
값이 비쌀 뿐 일반 대게와 맛 차이가 크지는 않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음식테마거리로 선정한 강구항에는
대게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300여 곳이나 성업 중이다.

경북과 강원도 경계에 위치한 울진도 대게 집산지로 유명하다.
대게 어획량 으뜸인 원조마을이지만 교통수단이 원활하지 못했던 1930년대에
대게의 중간집하지가 영덕으로 고착화되면서 울진에서 잡힌 대게도 영덕대게로 불려왔다.
때문에 같은 대게지만 울진대게는 영덕대게에 비해 30% 정도 싼값에 거래된다.
울진대게의 고향은 후포항에서 동쪽으로 23㎞ 떨어진 왕돌초 일대로
이곳에서 잡은 대게는 대부분 죽변항에서 거래된다.

대게는 껍질만 빼고 모두 먹을 수 있다.
쟁반에 수북이 쌓아놓은 대게의 다리 하나를 뚝 떼어낸 후 끝마디를 부러뜨려 당기면
윤이 반들반들한 껍질 속에서 하얀 속살이 쏙 빠져나온다.
몸통도 다리 못지않게 맛있지만 먹기가 쉽지 않다.
먼저 게 뚜껑을 연 후 연한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내는 게 요령.
참기름을 몇 방울 떨어뜨려 뜨끈뜨끈한 밥과 비벼 먹는 게장은 밥도둑으로 불리는 별미.

대게 이웃사촌으로 붉은대게로 불리는 홍게가 있다.
울진에서 많이 잡히는 붉은대게는 생김새는 대게와 비슷하지만 몸 전체가 짙은 주홍색이다.
심해에서 사는 붉은대게는 껍질이 단단하고 짠맛이 강한 편이다.
그러나 살이 통통하게 오른 붉은대게는 대게 못지않게 맛이 좋고 값도 싸 미식가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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