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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거 타고 북촌 한 바퀴

인력거를 타고 옛 서울의 한복판을 여행하는 기분은
마치 1920년대 소설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낭만적이다.
자전거 인력거가 서울 북촌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물론,
달리는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편하게 북촌 일대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외국인은 물론 북촌 나들이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직접 자전거 인력거를 타고 북촌과 인사동 일대를 돌아보기로 했다.
출발지는 담당 라이더(인력거꾼)와 협의해 북촌 일대 중 만나기 쉬운 창덕궁 앞으로 정했다.

옛 서울의 풍경을 가장 잘 담고 있다는 북촌의 골목골목을 누빌 설렘을 안고
인력거의 뒷자리에 오르자 라이더가 주의 사항부터 일러준다.
사람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것은 물론 외국인들은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쑥스러워 말고 국가대표급 브이를 날리라고.

100년을 거슬렀다 다시 현재로 오는 타임머신 여행





라이더가 창덕궁 옆길을 따라서 페달을 밟기 시작하
자 돌담 너머로 감질나게 보이던 창덕궁의 전경이 언덕길을 오르면서 한눈에 들어왔다.
중간중간 라이더의 가이드가 이어졌다.

북촌은 청계천과 종로의 위쪽이라는 의미로 '북촌'이라고 불렸으며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조선 시대의 양반들이 터를 잡으면서 시작된 곳이라고 했다.
인력거를 타고 고즈넉한 옛길을 달리고 있자니 마치 조선 시대를 여행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지나는 사람들이 흥미롭게 바라볼 때마다 라이더는 우렁찬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사람들의 시선에 익숙해진 다음부터는 뒷자리에 앉은 기자도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조선 시대 신여성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어쩐지 허리가 잘록해 보이는 프렌치코트를 입고 단발머리에
1920년대 신여성들이 즐겨 썼다는 클로쉐라도 써야 할 것 같았다.
창덕궁 돌담길을 따라가다 다다른 골목 끝에는 왕실의 일을 돌보며 살아가던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라이더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그곳에서 옛 빨래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창덕궁 후원에서 비롯된 물이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근처 북촌한옥체험관 앞에 잠시 인력거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조선 말 동양화의 거목인 배렴이 살던 터에 전통 한옥의 모습을 재현해놓고
지금은 게스트하우스로 쓰이는 곳이라고 했다. 출입 제한이 없는 덕분에
집 안 구석구석을 돌며 조용하고 여유로운 한옥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툇마루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도 제격이었다.

좀 더 속도를 내서 중앙고등학교가 랜드마크인 계동 토박이 골목에 이르러
마주친 오래된 목욕탕과 이발소, 문방구 등은 1960~1970년대를 떠올리게 했다.
그중 '문화당서점'은 45년 전 간판을 그대로 간직한 채 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맞은편에는 각종 공방들이 오밀조밀하게 군집을 이루며 들어서 있었다.
과거와 현재의 완벽한 공존이었다.
계동에서 꽤 유명한 '계동커피'도 은공예 공방으로 바뀌어 있었다.
주인장인 추태민 작가가 1년 전 인수해 은으로 만든 공예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주인장의 설명과 함께 은공예 액세서리를 구경하면서 마시는 아이스커피는
그간의 목마름을 싹 가시게 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였던 덕분에
중앙고등학교 앞에는 평일 낮인데도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몰려 있었다.

개성 넘치는 카페와 레스토랑, 갤러리들이 이어지다 다시 구불구불한 길을 돌았을 때
라이더의 단골 식당인 '마나님'을 소개받기도 했다. 라이더의 인사에
식당의 주인장이 가게 앞까지 나와 손을 흔들어주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마침내 당도한 안국동 학교 골목. 정독도서관 앞에서 인력거 여행은 끝이 났다.
원래는 1시간 코스지만 라이더가 인심을 쓴 덕분에 1시간 반 정도로 넉넉하게 돌아볼 수 있었다.

자유롭게 코스를 정하고, 라이더의 친절한 가이드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인력거 여행의 장점.
북촌은 걷기에도 좋은 길이지만,
타임머신 타듯 인력거에 올라타 바라보는 길은 보다 신나고 재미있었다.

자전거 인력거 이용하려면…
국내에는 유일하게 '아띠 인력거'가 있다.
지난해 7월 인력거 2대를 가지고 시작해 지금은 6대를 운영 중이다.
요금은 1시간 투어에 1인3만원, 2인5만원이다.
택시처럼 지나가는 인력거를 잡아 탈 경우에는 기본요금5000원에 팁만 받는다.

문의 및 예약_1666-1693
기획_조영재 기자 사진_홍하얀
여성중앙 2013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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