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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강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이즈음 북한강은 하루 종일 물안개가 올라오고 있을 것이다.
헐벗은 산 아래로 도도히 흐르는 강물과 그 옆을 달리는 한적한 도로,
그리고 띄엄띄엄 솟아있는 문화 공간들은 전원 풍경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 특별한 커피가 기다리는 그곳 북한강 드라이브는 어떨까.




관객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커피 문화


↑ 박물관 내외부와 고종황제가 사용한 은제 커피 스푼

격조란 그런 것이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축, 누구나 공간의 쓰임새를 눈치챌 수 있는 분위기,
그리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실내 장식과 프로그램이 꼭 맞아 떨어질 때
우리는 '격조'라는 수식을 아끼지 않게 된다.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 박물관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중요하지만
커피를 중심으로 한 낯설고 신기한 문화를 공유하고
연구 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높은 가치를 지닌 곳이다.

박물관을 찾는 즐거움은 역시 그곳에 전시되어 있는 '박물'의 존재 아닐까?
예컨대 우리나라의 커피 문화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있지 않는 한 '카카듀'가 무엇인지,
'이경손'씨가 누구인지 알 수도, 알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사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커피박물관 전시실에 들어갔을 때 마주하게 되는 '이경손의 카카듀'는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뜨일 수 밖에 없어진다. 그 내용을 더듬어 보기만 해도
이미 관람객의 커피 문화에 대한 친근감과 지식은 한 단계 더 올라간다.

이경손 씨는 일반인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사실
우리나라 커피와 영화 역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신남성'이다.
본인이 영화감독이었으며 역시 독립운동가이자 영화 <아리랑>의 감독 '나운규'를
발굴한 문화 후원인으로 조국이 일제에 침략 당하자 상해로 건너가 망명 영화인으로 지냈다.
그러나 중국 침략까지 나선 일제가 상해의 한국인과 단체에까지 핍박을 가하자
태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정착해 살다 세상을 뜬 사람이다.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에서 이경손씨에게 관심을 갖고 연구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경손 씨가 직접 문을 열었다는 한국 최초의 다방 '카카듀' 때문이다.
박물관 측은 카카듀라는, 우리나라 커피 역사의 기념비적인 공간의 흔적이라도 찾아내
그 자리에 표시석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당시 우리나라의
커피 문화의 깊은 곳까지 발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는 '카카듀가 인사동 옆 마을인 관훈동 어디'에서 영업을 했었다는 사실만 알아낸 상태다.
고증을 통한 카카듀의 위치와 당시 스토리를 확인하게 된다면
그것은 커피박물관으로서는 더 없이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관람객의 시선이 이즈음까지 오고 나면
'우리나라에 커피집이 몇 갠데, 한 집 걸러 한 곳씩 있는 나라치고는
커피 역사에 대해 알려진 게 너무 없다'는 갈증을 느끼게 될 수 밖에 없다.
그 숙제를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에서 하나하나 챙기고 있는 것이다.



개화기 커피 문화와 해방 후 다방 이야기도 관심거리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전시장에는 이경손 씨의 카카듀 이야기 외에도
우리나라 커피의 초창기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 최초의 호텔인 인천 대불호텔이 주로 외국인 손님을 받았고
그들을 위한 서양식 음식이 제공되었다는 사실을 미루어볼때
19세기 후반, 커피는 고종 등 왕족만의 전유물에서 대중에게
퍼지기 시작한 단계였을 것이라는 상상도 가능하다.

손탁호텔, 팔레호텔, 스테이션호텔 등 생소한 이름의 초창기 호텔 이야기와 사진도 관심을 끌만 하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다방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컷은
잠시나마 60년 전 시간으로의 여행길로 인도한다.
사진 속에는 카메라를 바라보는 여주인과, 카메라를 의식하며 웃음을 보이는 중년 남자,
그리고 카메라를 의식하지만 눈을 내리깔고 있는 남자의 표정이 형형하게 살아있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팔각성냥과 크리스털 재털이,
마치 '덜덜덜' 소리가 들리는 듯한 회전 선풍기와 조명 장치 등
다방 풍경은 오늘을 살아가는 관객의 가슴을 촉촉하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
지금은 사라진 '진해 흑백다방', 여전히 살아있는 다방의 전설로 남아있는 '전주 삼양다방'
등 오랜 세월 도시의 신사 숙녀들이 들락거렸던 커피 공간들의 사진도 정겹다.

이렇듯 전시 1관이 커피 문화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면
2관에서는 커피와 관련된 기능을 엿볼 수 있다.
커피 나무를 파종하는 단계에서, 소비자가 마시는
음용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과 커피 생두의 제조 순서,
세계 각국 품종별 생두 현황 등 커피콩과 관련된 학술적·문화적 자료를 만날 수 있다.
3전시실에서는 커피 문화 전반이 전시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커피 관련 유물, 커피를 소재로 한 예술 작품과
역사적 인물들도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이곳을 찾는 중요한 목적이 '커피 한 잔'인 사람에게 4전시실은 반가운 곳이다.
미디어 자료실로 운영되는 이곳에서는 커피 관련 영상 자료가 상영되고 있고
커피 관련 전문 서적, 세계 주요 국가의 커피잔 콜렉션 등을 볼 수도 있으며
관객 자신이 직접 추출한 커피를 시음할 수 있는 체험 및 휴식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5전시실인 '커피재배온실'도 빼놓을 수 없는 박물관 코스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재배온실로 커피 묘목의 떡잎부터 커피 열매까지
커피 나무의 생육 과정을 단계별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전문 제품 컬렉션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하는 즐거움

박물관 여행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코스가 뮤지엄숍, 또는 기프트숍 방문이다.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숍인 만큼 일반 상점이나 인터넷에서 볼 수 없는
진기한 명품들이 제대로 전시되어 있다.
뮤지엄숍에 가면 '커피머신', '볶은 커피콩', '선물 세트', '더치커피' 등 커피 관련제품들을 볼 수 있다.
뮤지엄숍에서 탐나는 물건이 있을 땐 어지간하면 구입하는 게 좋다.
'다음에 또 오지'가 실천되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에는 들지만 짐꾸러미가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집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구입할 수도 있다.
뮤지엄숍에서의 쇼핑은 그 자체로서도 즐거운 일이지만
박물관이 박물관답게 운영되도록 도와주는 소박한 도네이션이기도 하다.



왈츠와 닥터만 레스토랑 금요음악회

특별한 여행길이라면 이곳 레스토랑에서의 정찬도 생각해 볼 만 하다.
'왈츠와 닥터만 레스토랑'은 평생 세계적인 호텔이나 레스토랑, 유람선 바에서 일해온
관록의 노신사를 지배인으로 모셔와 손님들을 세련된 매너로 맞아주는 것으로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네 가지 코스요리(8~15만원)와 미트스테이크, 해산물스테이크, 파스타, 런치세트, 케이크, 와플 등을
호텔 수준의 맛과 서비스로 제공받을 수 있다. 커피 박물관 레스토랑답게 특별한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주문을 하면 즉시 갓 볶은 커피를 갈아 핸드드립으로 제공되는데,
모두 26종의 커피가 준비되어 있다. 가격은 1만3000원에서 1만8000원까지인데
원하는 만큼, 예열된 새 잔에 리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금요일마다 열리는 클래식 음악회도 '왈츠와 닥터만 레스토랑'을 찾게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명절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요일마다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정통 클래식 음악가들이 들려주는 수준 높은 연주와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
지난 1월 17일 제390회 공연은 플루티스트 정은지, 피아니스트 박미정 초청 연주회로 열렸다.
음악회는 공연 전용 공간인 '닥터만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데,
공연만 볼 경우 2만원(커피와 쿠키 제공)의 입장료를 내야 하며
공연 후 식사를 즐길 사람에게는 두 가지 패키지 티켓을 판매한다. 각각 4만9000원, 6만9000원.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이용법

위치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로 856-37(조안면)
문의 및 예약 031-576-6051
개관 시간 10:30~18:00(마지막 입장 17:00)
※ 설날, 추석 당일 12:00 개관
월요일 휴무(월요일이 법정공휴일인 경우 정상 개관 후 다음날 휴관),
임시휴관일(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당일)
레스토랑 영업시간 10:30~21:00(주말, 공휴일 22:00까지 식사 가능)

[글 이영근(여행작가) 사진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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