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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실습실에서 교무실로 내려오니 하루를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도 잠깐. 


 


한동안 비워두었던 자리엔 이런저런 안내문과 해야할 일들로 가득합니다.


 


모두들 퇴근하고 텅빈 교무실에 앉아 미뤄둔 일들을 시작으로 하나씩 처리합니다.


 


조용해서 집중이 잘 되긴 하지만 조금씩 어둠이 무섭기도 하네요. ㅎㅎㅎ


 


10월 3일은 제가 지도하는 컴활반 아이들의 자격증 시험이 있는 날입니다.


 


실업고라 아이들이 학교 교과 이외에 자격증 취득에 욕심을 내곤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도하는 저보다 더 성의없는 태도에는 화가 납니다.


 


요즘 아이들은 왜 그리 잠도 많은지.....


 


계속 문제 풀이며(필기시험이라 어쩔수 없이 많이 떠들게 됩니다 제가) 실전문제 기출문제를 마치 학원선생처럼 떠들어대는 저를 어떤 놈은 마치 극장의 배우가 쇼하는것을 감상하는 눈으로 물끄럼히 바라봅니다.


 


사교육으로 자꾸 빠져가는 것이 안타까워 양질의 교육을 학교에서 하자고 특별활동이 시작되긴 했지만 정규 과정 이외의 시간을 또 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물론 강의료 역시 밖에서 하는것에 반도 안되구요.


 


그래도 희망을 거는건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더 많다는데 있죠.


 


수업이 끝나면 교실 정리며 제 마이크 정리, 전기불 단속까지...... 혹여 닫혀진 교무실 문을 숏다리인 제가 열지 못할까봐 전속 비서팀처럼 교무실까지 든든히 에스코트합니다.


 


별일없으면 일찍 들어가시라는 말과 함께....


 


주말에 있었던 설악 산행이 힘든탓인지 입주위가 헐어버린 저를 보고 저희 컴활반 아이들은 마치 자기들 지도에 너무 열과 성을 다하시다가 그렇게 되었나 싶어 미안해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보고 푹 쉬시라는 소리도 하지요.


 


제가 속으로 어제는 엄청 찔렸습니다.^^


 


비록 인문고에 가지 못하고 성적과 형편이 안되어 실업고에 왔지만 나름대로의 꿈을 이곳에서 키워갑니다.


 


며칠전 워드 2급 자격증을 나눠주니(이젠 마치 운전면허증처럼 카드식으로 나옵답니다.) 작은 성취감을 느끼는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  그곳에서는 환락가의 어두운 청소년에 모습도 왜곡된 비행의 모습도 없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베푸는 만큼, 사랑하는 만큼 사랑하고 사랑받을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가 아이들에게는 딱 맞아 떨어집니다.


 


다가올 실기평가를 위해 마지막 정리를 하고 저도 일어서렵니다.


 


까만 교정을 싸한 공기를 가르며 차 창문을 내리고 미끄러지듯 달려나가는 기분도 저만의 기쁨이거든요.


 


내일 전 여전히 소리를 질러대고 아이들을 닥달할 테지만 서로의 마음 만큼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목쉰 저를 위해 목캔디를 갖다 놨네요.  누군지 모를 그 손길이 고마운 저녁입니다.


 


 

  • 김정만(33) 2004.09.23 00:00
    은쌤~~
    늘 풍요롭고 풍성한 한가위 처럼
    학생들도 항상 그렇게 생각하세요~~~
    추석 잘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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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잘들 보내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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