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한 여름인데 바뻐서 별난곳에 휴가도 한번 못 모셔간다 하면서 하루 틈을 내서 우리를 승용차에 태우고서 이곳저곳 발 가는 대로.... 에어콘이 시원하게 나오는 찻속에 나의 가족과 뒷 좌석에 앉아서, 운전중에도 틈틈이 끼어 들어서 실렁실렁 정담을 거들어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드는 아이와 더불어 대화를 나누면서 하는 드라이브도 아주 즐겁다. 새로 생긴 강변로, 한참 전에 생겼지만 우리로선 초행길인 당인리 발전소 옆에 강위에 걸쳐서 한남대교 저 멀리 까지 이어진 길로 달리자니 나가는 길도 새로워서 낯이 설어 다들 목을 길게 빼고 두리번 거리게 된다. 한강 물위에 떠 있는 밤섬 짓푸른 녹음 속에 봄이면 둥지를 트는 여러종류의 새들하며 철새 오리가 지금은 자맥질을 하기도 하면서 물위에 둥둥 떠다니는 광경을 보자하니 새삼스럽게 유유히 흐르는 한강이 정말로 아름답다.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본 아름답다고 일커르는 세느강 이라던가 소련 모스크바 중앙부를 관통하는 강이라던가 에짚트의 나일강등은 한강에 비유할바가 못된다. 그래도 꼽으라면 그중에 독일의 라인강이 기억이 난다. 로렐라이 언덕이 있고 곳곳에 그림같이 예쁜 성들이 강위에 떠있고 강변을 따라서 조성된 아름다운 마을들과 산위에 있는 그림같은 고성들이 생각 난다. 우리는 한참 전인, 십여 전에 다니던 곰탕 음식점에를 찾아가 보았다. 그곳은 그 당시만 해도 전후 세월이 한참 흐른 뒤지만 전후 흔하게 굴러 다니는 드럼통을 뒤집어서 세워 만든 식탁에 앉아서.... 푹 끓인 곰국에 곱게 썰은 파와 들깻가루를 잔뜩 뿌리고 소금으로 간을 마추고 밥을 말아서 뜨거울때 새콤달콤한 깍두기를 어석어석 씹어서 먹는 그 곰탕 맛이란 가히 환상적이었는데.... 거기에다 드럼통이 주는 전후 배고프고 각박했던 분위기가 그 곰탕 맛을 한층 더 맛이 있게 해 주었는도 모르겠다. 우린 그 어수륵 하고 덜 세련되고 조금은 전후 긴박 했던 시절의 향수가 풍기는 그 분위기가 좋아서 따분하고 지루할 때 또는 별다르게 갈곳이 없을 때 우리는 종종 그렇게 그곳을 찾아갔고 그곳 여종업원과도 얼굴이 꽤 익숙해 졌었다 이따끔 그곳에서 상당히 잘 알려진 꼬장꼬장하게 말른 어느 대학 민속 언어학자 교수님과 또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오래전 돌아가신 시인이 아버지시고 역시 시인이신 교수님, 또 왕년에 유명했던 그릅가수의 일원이었던 가수를 우연찮게 자주 마주치기도 해서 아. 저런 분들도 이런 분위기와 음식을 즐기시구나 하고 내심 쾌재를 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가서 보고는 너무 실망을 하고 말았다. 우리가 앉아서 먹기를 원하던 자리는 연극 무대 장치 모양 그 자리에 스테인레스 통으로 대강 비슷하게 개조를 해서는 그냥 비워놓고 있는게 너무나 생경하고 하는수 없지 어찌 할꺼나.... 그곳이 덥다고 하며 손님들은 이층으로 올라가라고 하기에 올라가 보니 넓기는 하나 분위기가 아주 싸구려 시장터 음식점 모양으로 개조 되어 있다. 드럼통 식탁을 좋아하던 손님들이니 모두 싸구려 분위기를 좋아 하리라고 착각을 했나...? 요새는 음식점 분위기도 대강 상당한 수준으로 꾸며서 우리가 거의 빈곤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그런데도 실제 이집 음식값도 결코 만만치는 않아 아주 실망스럽다. 나는 음식 맛이 싹 가시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더 많은 돈을 벌려고,또 계속 찾아오는 많은 손님을 수용하기 위해서 그랬겠지만 나 처럼 향수를 가지고 찾아가는 사람들은 무척 안타까워 할 것이다. 세상은 우리가 원하던 않던간에 어차피 변하게 되어있고 또 그래야만 발전도 있을수 있다. 어디 변하는게 이곳 뿐이랴 !! 자고 나면 온통 변하는게 세상살이 인것을.... 고집스럽게 옛것에 집착을 하는것도 쓰잘데 없는 고집이라는걸 차차 세상이 나에게 일깨워 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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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농블로그
2004.08.16 00:00
변해 가는 것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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