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상을 사는 동안 많은 친구들을 만난다.
하지만 시인 함석헌씨가 쓴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에서와 같은 진정한 친구는 이 세상에 한사람으로 족하다.
나는 대학 시절 그런 친구가 있었다.
그와 나는 늘 무한 차원의 수학 문제들을 논했었고
우리는 우리 둘만의 의리와 진실한 우정을 나눴었다.
그는 천재였다.
그에게는 현실과 타협치 않는 이상과 원대한 꿈을 지닌
순수한 면이 많았었다.
그리고 내 후배 여학생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는 늘 자신의 고민을 내게 털어 놓았고
나역시 나만의 비밀을 그 친구하고만 의논하곤 했었다.
그런데 그는 늘 술을 마셨다.
내가 미국으로 유학 오기 얼마전, 그는 내게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할 거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을 半信半疑(반신반의)했지만, 내가 유학시절
바삐 지내느라고 서로 연락도 뜸해졌고, 그후
그 친구는 그동안 순탄치 못한 결혼생활을 했었다고 한다.
고국을 떠난지 몇년후 귀국해서 나는 그 친구부터 찾았다.
하지만 결국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걸 알게 되었고
나는 모든 걸 잃은 허탈감에 빠져 버렸다.
결국 그는 술로 죽고 화장되어 동해 바다에 뿌려졌다고
듣는 순간 나는 나의 깊은 슬픔을 감출 수가 없었다.
세상을 다 잃은 슬픔 속에 그후 오랫동안을
나는 실의에 빠져 있었다.
내가 하나님을 찾은 것은 바로 그때였다.
그리고 나는 구원을 받았다.
내가 알게된 이 엄청난 하나님의 비밀을
조금만, 정말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나는 그 친구를 그렇게 죽게 내버려두지는
않았을 터인데하며 평생을 죄스러이
살아가고 있다.
광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