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는데 / 김찬솔솔바람이 저렇게 애태우며 손짓하는데옷자락 잡고 놓지 않는 친구야오랜 잠에서 깨어나겨우 눈을 뜬 아기 꽃들이얼굴을 파묻고 움츠려 떨고 있구려친구야!이제 나를 떠나게 해 주려무나그대와 함께 겨울 꽃을 피게한 옛정이어찌 아쉽지 않을까 만그대 혼자 씹어야 할 외로움을어찌 내가 모를까 만이제 나는 라일락을 피우러떠나야 하네봄바람이 빨강 노랑 꽃을 피워서소녀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나무마다 꽃 마다 열매를 맺게 하여 산과 들을 발갛게 물들이는 가을이 지고 나면외로이 쓸쓸하게 서 있을 저 나무 들에친구야! 우리 또 다시앙상한 그 가지마다흰 눈꽃을 피게 해 주어야지이번에는 어린 천사들이깔깔대며 좋아할빨강 눈꽃 옷을 입혀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