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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4 00:00

살아 간다는 것

조회 수 490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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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간다는 것  ....  

      오랫 동안 살던 집에 참으로 오랜 만에 도배를 했다.
      그냥 살면서 도배란 이사 가는것 못지 않게 집안을 온통 벌집 쑤시듯 뒤집어
      놓는 일이다.

      사실은 이런 과정이 너무나 번거러운 걸 익히 알기 때문에 차일피일 오늘에
      이르르게도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간한 용기를 내지 않으면 시도 하기가 아주 어려운 일이었기도 하다.

      구석구석 집안의 역사가 스민 물건과 사진 책들등등 이루 말 할수없는 복잡한
      물건의 모습들이 샅샅이 들어 났지만 어디엔가 숨겨 놓았을 법한 돈 다발은
      하나도 발견을 못 했다.^^

      잘 두고 잊어 버릴만큼은 아니게 우리의 기억력이 아직은 성한 모양이다.

      어떤 노인이 도배를 하는데 구석구석 돈 다발이 나와서 매일매일 돈 찾는 재미로
      기대를 가지고 도배를 한다 더라는 일화를 들은 우리 가족들이 주거니 받거니
      한 이야기다.

      엊그제 같은 일들이 모두 이십수년씩 세월이 흐르고 중요해서 보관햇던 영수증이
      이제는 쓸모 없는 종이 쪽지로 변하고 은행에 가서 내야만 되던 모든 월별 생활
      사용료들이 자동 이체로 바뀌어서 편하게 되고....

      아이들이 쓰던 책들은 이미 쓸모 없는 휴지처럼 임자를 잃어 버려서 버려지고

      보자기에 싸서 임시로 치워 놓은 양말이라던가 옷들이 다른 보따리와 뒤섞여
      어디에 있는지 잠시 갈피를 잡을수 없이 되어 버려 아침에 이를 찾느라 더운
      날씨에 땀 깨나 빼게 된다.

      부엌의 그릇들도 다 뒷곁으로 쫓아 냈다가 필요한 그릇 몇 개만 가져다 써보니
      그도 간단한게 편하다. 공연히 쓰잘데 없는 그릇들을 사 모아서 이를 씼고 닦고
      관리하고 치우고 정리하고 이게 다 부질없는 일이 라는 걸 깨닫게 해 준다..

      좀 자주 이사를 했더라면 훨씬 묵은 짐이 없었을 터인데....
      옷들도 일년만 안 입으면 버리라고 하지만 그 옷이 가진 역사와 그 시절 사연
      때문에 아까워서 노상 망설이게 된다.

      귀찮다고 다 버려 버리면 무언가 나의 살아온 흔적들이 모두 사라져 버려서 허망
      할것만 같은 마음에, 그래도 조금은 소중한 추억이 담긴것들은 다시 주워 담아서
      집 한쪽 편에 도루 두게 된다.

      그러다 보니 깨끗하게 정리해서 일목요연하게 하리라던 집안은 우리가 살아온
      조금은 구질구질한 역사물 들로 다시 채워지기 시작한다.

      그렇다.
      과거가 없는 역사란 있을수도 없고 뿌리 없는 부평초 모양으로 불안할 터이니까.....
      적당히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들은 다시 잘 보관하여 앞으로의

      진실된 삶의 방향과 좋은 근본을 삼아야만 될것만 같다.



      2004년 9월 4일 Skylark(7)


      • 윤준근 2004.09.04 00:00
        한 집에 오래 살다 보면 버리지 못하고 쌓이는 것이 참으로 많지요. 이건 이래서 못 버리고 저건 저래서 못 버리고..... 사연이 배어 있는 것은 그래서 또 못 버리고....마음은 다 비슷한 듯합니다. 버려야지 하다가 다시 옆에 밀어놓고....언제나 추억어린 글을 눈에 보이듯이 써 주시니 늘 즐겁게 읽고 갑니다.
      • 윤준근 2004.09.04 00:00
        Skylark 선배님, 삶의 연륜이 깊어 갈수록 지난 시절 삶의 흔적이 배어있는 물건들 쌓여감이 정상이 아닐까요?
        때론 그 물건들 바라다 보며 지난 추억 더듬기도 하고요. 잘 읽었습니다. 9월들어 게시판이 썰렁하던 찰나에
        잘 올려주셨네요. 그리고 꼬리글 다신 Stone님, 아직
        제가 저보다 선배님이신지 후배님이신지는 모르겠으나 늘 고운 꼬리글 달아 주심에 감사드리고..이왕이면
        본문으로 올려주시면 안될까 싶어서 부탁드립니다.
      • 이용분 2004.09.04 00:00
        버리는 것 중에 제일 마음에 걸리는 것은 아이들이 관련된
        물건 입니다.

        아직도 이 소중한 아이들의 물건을 버려도 되는건지 ?
        그것은 아이들은 우리의 마음속에 가장 소중한 우상이기 때문입니다.

        어떻든 집안은 아주 깨끗해 졌지요.
        그 정도의 돈으로는 최대의 효과를 본 일인 것 같습니다.

        산뜻한 가을 날씨입니다.
        행복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Stone 님 감사합니다.

      • 윤준근 2004.09.04 00:00
        선배님 글을 읽을 때 마다 어쩜! 하지요. 그래요.아이들 물건 참으로 버리기 어렵고 허접쓰레기 같아도 다각각의 사연들이 나름 대로 있어 버리려 하다 다시 꺼내 깊이 묻어 두지요.삶이 이런게 아닐 까요?때가끼고 낡았어도 내게는 소중한것으로 남는것 인듯 해요.
      • 이용분 2004.09.04 00:00
        물 매화 후배님 !!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올 무더위에 어찌 지나셨습니가 ?

        원래 살던 집에 아들이 살고 있어서 공부를 계속하는
        아이라 책 속에 묻히는 줄 알았습니다.

        아무렇게 버릴수도 없고 책을 건사하는 일이란
        너무나 힘이 들더군요.
        요새 책들은 왜 또 그리 무거운지....

        좀 묵은 옷들도 이제 버릴 일만 남아서 아깝기도 하고...
        아무튼 아주 혼이 났습니다.
        덕분에 집안은 쫌 깨끗해지긴 했지요.^^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이 충만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Skylark(7)

      • 윤준근 2004.09.04 00:00
        어쩌면 좋을까요? 죄송합니다. skylark님보다는 후배이고 스님.25님보다는 선배인듯합니다. 본문 올리는 요령은 모르고 솜씨도 없어 감히 올리기가 그렇습니다. 좋은 글 보고 읽으면서, 입가에 웃음 지으며, 님들의 밝고 따뜻한 글에 제 마음도 따뜻해지기를 바란답니다.언제나 건강하시고 사랑과 행복이 넘쳐나는 시간이 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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