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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동창들 16명과 다녀온 1박2일 경주여행중 느낀 점 몇....

      * 한 나라의 여왕이었던 선덕여왕 진덕여왕을 만나러 가는 길은
      고적한 산길을 어느 정도 걸어올라가야했다.

      긴세월을 담고 이리저리 굽어 있는 소나무들은
      時空을 거스르는 길목의 파수꾼처럼 여기저기 묵묵히 서있고
      그 길을 따라 올라 왕릉 앞에 서니 임신한 여인의 배처럼 완벽히 둥근 곡선의 부드러움은
      정녕 어머니의 온기가 담겨있는 듯 따스히 느껴져
      죽음의 요람이 아닌 또다른 탄생의 요람처럼 지극히 평화롭고 포근해 보였다.

      새 울고, 바람 불고. 구름 무심히 흐르고, 솔향기와 억새들의 속삭임이 있는 곳,
      작은 쑥부쟁이의 수줍은 피어남이 있는 그곳은 바로
      우리 모두가 얼마 후면 돌아갈 자연의 胎 안 이었다.

      선덕, 진덕 여왕이여
      천 몇 백 여년 후손인 제가 님들의 거처에 다녀와 삼가 소식 전하오니
      오늘도 어제처럼 늘 평온하소서....

      * 박목월 생가는
      어느 외진 산골 마을 골목을 꼬불꼬불 들어가니
      덩치 큰 멍멍이 홀로 지키고 있는 낡은 집 한 채로 있었다.
      옛 시인의 향기는 어느 곳에서도 풍기지 않고
      마른 사료가 담겨있는 개밥그릇과 너무도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듯한
      멍멍이의 표정만이 느슨하고 무미한 풍경을 더할 뿐이었다.
      그분의 詩 하나라도 적혀있었으면 좋았으련만 하는 아쉬움과 함께....
      그래도 반가웠던 시인의 생가였다.

      * 밤바다는 참 다정해 보였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몸짓으로 우릴 반겨주었다.
      보름달은 하늘 높이 떠서는 출렁이는 검은 물결 위로
      수많은 금빛 조각들을 길고 긴 비단길처럼 펼쳐 주었다.
      여름날 밤하늘의 은하수가 그런 모양일까.... 그 부시지않은 찬란한 휘향함...

      * 늘 봐도 과묵하고 우람하고 힘센 장수와 같은 남성미가 느껴지는
      감은사탑은 한결같은 우국충정의 자세로 우뚝 서있었다.
      그 아래서 조잘조잘 재잘재잘대는 우리들을 빙긋이 내려다보며...

      ** 경주는 정녕 역사의 고을이다.
      매연 가득한 도시에서 이리저리 부표처럼 떠돌던 우리에게
      잊었던 뿌리를 깨우쳐주는....
      그것은 바로 오래전에도
      태어나고 살고 죽었으며, 번성하고 누리고 망하고 흘렀으며,
      남고 기억되고 잊혀지며, 훗날 누군가는 또다시 찾을 것이라는....

      오십의 나이를 앞에 두고
      삶을 다시한번 바라보는 나만의 의식을 치루고파 이번 여행을 갔었다.

      결국 모든 것은 흐르고 흘러 지나간다는 사실을 고요히 확인하고파....

      * 혼신을 다해 우리를 안내하고 이끌어준 한방과
      잔잔하고 따스한 배려로 우리를 보살피던 용준
      반갑게 우리를 맞아준 영남지역 친구들
      한밤에 멋진 차를 몰고 단숨에 달려왔다 단숨에 달려간 성팔
      함께 서울과 경주를 오르내렸던 서울지역 친구들 모두 감사하고 즐거웠으며
      그대들은 내 역사적 여행의 추억 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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