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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세번째 화요일은 아주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우리 5명은 서로 만나야 합니다.
차량 운행은 물론이려니와 가끔씩 눈도 즐겁게 해 줄뿐만 아니라
입도 즐겁게 하여주는제가[매너의 달인]이라고 별명을 붙여준 친구 산울림,

시원스런 외모에 허스키한 목소리가 특기이면서 매사에 빈 틈이 없는 박 여사,
키는 자그마하지만 통이 크고 잔잔한 목소리에
연하의 부군을 깎듯이 모시고 사는 원 보살,

언제나 밥은 먹었는지 건너 뛰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목소리에
기운이 없어 나약해 보이는 어 여사, 느지막하게 등산 모임에 참석하게
되면서 감출 줄 모르는 커다란 목소리에 언제나 웃음이 흘러 넘쳐
보기만 하여도 기운이 솟아난다는 말을 듣고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컴 앞에 매달려 시간 죽이는 일만 하고 있는stone,

이렇게 우리 다섯명은 매달 얼굴을 마주합니다.
수원에 자리하고 있는 한 사찰에 절친했던 고교 동창이 스님으로 계시기에
봉사를 핑계삼아 만나러 가는 것이지요.

참! 산울림과는 국민학교 동창이면서 불심이 깊어 모임을 주선한 주인공이랍니다.
광에서 인심이 난다고 다른 친구들에 비해 넉넉한 살림살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매번 지출이 제일 많은 친구랍니다.

아무리 많은들 마음에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지요.
빈 입으로 친구를 칭찬해 주면서 감사한 마음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어제(19일)에는 약간의 공양물을 준비하기 위하여 양재동의
어느 매장에 들렸지요.시식 코너를 기웃거려 보았으나
아직도 준비중이니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해야 했습니다.
아침을 시원치 않게 먹고 나온 탓에 기웃거려 보았는데.....
잠시도 쉴 사이 없이 이어지는 대화에는 웃음꽃이 피어난답니다.

오늘의 봉사는 청소랍니다.
점심 공양을 서둘러 끝내야 했습니다. 저는 간단하게 상추쌈과 쑥갓으로
뱃속을 퍼렇게 물들이는 것으로 해결했지요.
집에서도 하기 싫은 청소를 여기에서는 군말 없이 힘을 합쳐 해내었습니다.

의지가지할 데 없는 노인들이 많이 계시는 시설이라 일도 많고 힘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련만 친구 스님은 이 일을 자기의 직분으로 알고 너무나도
열심이라 아무리 속세의 친구라지만 고개를 숙인답니다.

갑작스런 환자 발생에 산울림은 차량 봉사를 다시 하는 사이에 우리들은
스님들께서 일구고 계시는 밭에 나가 먹을 거리를 챙겼답니다.
무, 상추, 쑥갓, 호박잎, 무청, ...다 어떻게 들고 가려는지....

기다리는 동안에 저는 비름 나물을 뜯기 시작하였지요.
널려 있는 나물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지요. 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얼마나 맛이 있는데 이를 두고 갈 수가 있겠어요.
보이는 대로 뜯고 있으려니 무심하던 친구들도 합세를 하였습니다.
그러면 그렇치 너희들이라고 별 수 있겠어? 밭에다 마음껏 웃음 보따리를
풀어 놓으며 깔깔깔,하하하, 호호호... 모두 각자의 웃음을 퍼 놓았지요.

세상에나! 그러다 보니 보따리의 무게가 만만치를 않았습니다.
이고 지고 울러메고 가자며 또 한바탕 까르르르.......
어떻게 해서든 집으로 가지고 가면 여럿이 나누어 먹을 수 있다며
욕심들을 부린 것이지요. 모두들 마음씨는 비단결이랍니다.

우리의 매너 맨 산울림은 저녁을 먹자고 하네요.
모두들 어서 집으로 가자고 하였건만 운전대를 잡은 사람의 발길을
누가 막을 수가 있나요? 못 이기는 척 뒤따라 갈 수 밖에...
한번도 와 본 적도 없는 곳이건만 그는 어이 그리 잘 알고 찾아 오는지...

느긋하게 저녁을 끝내고 한 잔의 커피가 빠질 수가 없지요.
밤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분위기 있게(?) 홀짝 홀짝 마셨지요.

무거운 보따리가 걱정스러운 친구는 각자 편리한 장소에까지
배려를 해 주어 다시 한번 고마웠지요. 복 받을 거라고 했지요.
끙끙거리며 가지고 온 덕분에 오늘 아침에 밥상에 오른 무생채와
비름나물의 맛은 유난히도 맛이 좋은 듯 하였답니다.

알게 모르게 가끔씩 후원을 하여 주는 친구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하며 언제쯤 동행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랍니다.
작은 마음이 모아져 커다란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이용분 2004.10.20 00:00
    Stone님 !!

    우선 들리는 소탈한 노래가 주는 이미지.

    그간 무수한 꼬리 글을 통해 만났던
    Stone님의 또 다른 모습을 본 듯 하여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떠오릅니다.^^

    삭막하고 험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제일 커다란 힘을 주는 것이

    마음에 닿는 벗 만치 힘을 주는게
    이 세상에 또 있을까 !!

    오랫만에 읽는 비름 나물 이야기도 반갑습니다.

    비름에는 비름, 참비름, 개비름등이 있지요 ?
    우리가 어려웠을 때 밥상에 자주 오르던 서민 나물.

    나도 오늘 앞산에 올라 가는 길목에 있는
    텃밭에 들려서 비름나물을 찾아 봐야겠습니다.

    Stpne님 건강하고 행복한 가을 지나시기 바랍니다.




  • 윤준근 2004.10.20 00:00
    님의 글에 꼬리글을 달다가 실패를 하고 제 글을 올렸습니다. 님의 정원을 눈 앞에서 보는 듯하엿고 단풍나무 위로 올라가 때늦은(?) 초록의 향연을 펼치는 호박덩굴이 운치를 더해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참비름은 먹지만 개비름은 못 먹는줄 알지요.
    그러나 개비름도 어줍잖은 다른 나물보다 맛이 있으니 제 입이 잘못된 것일까요? 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그 맛이 너무 좋아 우리 식구들은 너무 좋아한답니다.
    님께서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또 안올려지는 것 아닌가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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