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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는 나는 기회만 있으면 산행에 참여하곤 한다. 그렇다고, 내가 산을 아주 잘 타는 것은 아니다. 아찔한 바위산이나 밧줄이나 로프를 보면 그만 현기증이 나는 듯하고 두려움이 생기곤 하는 편이다.


중학교때부터 이제까지 도서반원으로서 지내왔지만 뭐 별다르게 열심히 활동한 것도 없고 특별날 일도 없이 지내왔던 셈이기도 하다.


그러나, 며칠전의 울 선배님들과 오르던 검단산에서의 의미와 내가 느끼는 바는 남달리 컸고   정말 의미심장하고 다시금 도서반원이란 것이 무척 자랑스럽고 행복하게 느껴졌다면 너무 호들갑을 떠는 것이 아닐까? 이제 오십이 넘은 나이에 말이다.


우리는 그렇게 만나서 두런두런 일상 얘기를 나누며 산행을 시작하였다. 나의 선배님들께서 미리 아시고 산행 코스를 조정하셨기에 오르는 동안 산길은 평안하였고 깔딱고개라는 곳이 나왔지만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었다.


우리 도서반 선배님들이 모두 다 훌륭하시고 선량하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일이지만, 특히 나는 여기서 기순 언니에 대하여 말하지 않으면 오늘 날밤을 새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거의 정상에 다다르자 그 언니가 선두에 계신 선배님 편에 싸 보내신 쑥떡의 맛이 너무 좋았고 입에 착착 달라붙는 느낌이었다면 지나친 아부일까? 아니 그 언니의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좋았고 맘에 와 닿았기에 그 쑥떡이 더 맛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러나, 그 언니의 후배 사랑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되기에 말이다.


우리 일행중에 정상에 오를 사람은 가고 안 갈 사람은 바로 못미쳐 자리를 잡기로 하였다. 대견스럽게도 나는 정상팀에 합류하기로 하였다. 오년전부터 건강이 극히 좋지 않아서 산행도 제대로 하지도 못하던 내가 오늘 정상팀과 조우 한다는 것은 기적같은 일이 아니고 무엇이랴?


또, 그렇게 우리는 정상에 올랐고 사진을 찍고 내려왔는데, 때가 점심 시간이 훨씬 지났기에 당연히 오르지 않은 일행들은 식사를 마쳤어야 하는데 그들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에게 또 진한 감동이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더욱 진한 감동은 바로 이후였다. 우리 도서반의 진면목이 바로 여기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선배님들께서 정성껏 싸오신 점심 메뉴는 화려하고 다양하고 너무 맛갈스런 것들이어서 우리는 눈이 휘둥그레 지는 것 같았다. 성격처럼 푸짐하게 그것도 아주 많은 양으로 싸오신 기순언니를 비롯하여 선배님들이 보내 주시는 후배 사랑의 마음으로 내마음은 이미 포만감에 가득 차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 따뜻하고 풍성한 모임이 또 있을까? 있으면 나와 봐라.


그 기분은 마치 시집 간 딸이 친정에 돌아 온 듯한 느낌이었다면 올바를까? 시집에서 눈칫밥 먹다가 친정에 와서 오랜만에 배불리 마음 편하게 먹어 보는 느낌이랄까?


우리는 기념 사진을 찍기로 하고 모두 모여 있기로 하였다. 우리는 한 사람이라고 제외될까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찍사역을 부탁하기로 하였다. 여러 장을 찍다 보니 찍사역도 여러명----


우리는 그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현하기로 하였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등등


그런데 누군가가 '고맙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인사를 하였다.


그 당시의 찍사였던 분은 우리를 쳐다보더니 지체없이 대답이 나왔다. 뭐라고 했을까?


'메리 크리스마스'


나 그때 배꼽이 달아나는 줄 알았다. 폭소가 터졌고, 우리는 그 행복을 붙들고 놓아주고 싶지 않았던 순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하산을 하여 우리는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하여 한 곳을 정하고 자리를 잡았다. 토종닭 요리였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그날 식사값도 한 선배님이 내주셨는데 그 분을 밝히지는 않으리라. 단지 나는 선배님들의 후배 사랑의 진한 감동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니 어떻게? 저럴수가? 나에게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내가 너무 차디찬 세상 속에서만 살아 왔을까? 인정머리 없는 세상에서 이리 저리 부대끼며 살아 온 것일까? 나이 어린 후배들에게 베푸시는 그 너그러움, 인정스러움 그런 모습을 보니 왜 그렇게 좋을까? 나는 저런 모습을 닮을 수 있을까?


나의 감동은 노래방에서도 이어져 내려왔다. 그 근처에 사신다는 선배님은 푸짐한 과일로 우리의 노곤함을 달래게 해주셨는데--- 그 푸짐함 속에서 선배님들이 베푸신 그 따뜻함과 사랑을 음미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놀라움은 계속되고 있었다. 노래방이 내 손안에 있소이다 할 정도로 즐겁고 유쾌하게 즐기시는 모습이었다. 도대체 저런 예술적 감각과 끼를 어디에다 감추고 계시다가 이제야 풀어 놓으시는 것일까? 나는 너무 의아스러웠다. 그 감각과 끼를 주체하기 힘드셨을텐데----


어떻게 참으셨을까? 완전 나비요, 발레리나에 몸 바쳐 춤과 노래를 선사해 주시는데 ---


선농축전에서도 보면 나이 드신 선배님들이 그 어려운 무용 동작과 춤곡을 다 익혀서 모자람없이 틀림없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수준으로 해내시는 것을 보고 나 너무 놀랐고, 그리고 이해하였다.


그것은 손꼽히는 명석한 지성과 두뇌를 갖춘 분들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말이다.아, 내가 사대부고 선배님 예찬론자가 다 되어 가네.


암튼 멋지고 환상적인 우리 도서반 최고야. 최고 !!1

  • 일십(26) 2006.06.02 00:00
    즉석에서 고물바른 숙떡이 기순 선배님이 준비하신거구나 .그거먹고 힘 냈어요...캄사합니다~
  • 드보라(25) 2006.06.02 00:00
    기순 선배님뿐 아니라 모든 선배님들의 후배 사랑에 찌인한 감동을 받았다요. 그 - 날
  • 김기순 2006.06.02 00:00
    사랑하는 후배들 아부에 몸둘바를 모르겠다.
    언제나 보고싶고 그립고 자랑스럽단다.
    이번에 못본 선후배 담 산행땐 미리 연락해 마니마니
    볼수있기를 희망한다.사랑해,사랑해 정~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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