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이야기] 고(故) 장영희 교수 '하늘나라에서도 선행'
유족, 인세 등 5억 서강대에 기탁기로
서강대는 지난 5월 암 투병 끝에 5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고(故) 장영희 교수의 유가족이 장학금 5억여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31일 밝혔다.
장 교수의 막내 여동생 순복(47)씨 등 유족 4명은 이날 오전 서강대를 방문,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는 것이 고인의 유지"라며 이 같은 뜻을 전했다. 기부금 5억여원은 고인의 퇴직금과 유작 수필집인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샘터사)의 인세 등을 합쳐서 마련했다고 유족측은 밝혔다.
장 교수는 별세하기 한 달 전에도 극심한 고통 속에서 제자들을 격려하는 이메일을 쓰고,
용돈을 남길 정도로 제자 사랑이 극진했다.
서강대 관계자는 "기부금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쓰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4년 척추암 선고를 받고 강의를 중단한 장 교수는 24차례 항암치료를 받은 끝에 2005년 봄 다시 강단으로 돌아왔다가 암이 재발해 지난 5월 9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사망 직전 장 교수는 평생 지극정성으로 자신을 돌본 어머니 이길자(82)씨에게 "엄마 딸로 태어나서 지지리 속도 썩였는데 그래도 난 엄마 딸이라서 참 좋았어.
엄마, 엄마는 이 아름다운 세상 더 보고 오래오래 더 기다리면서 나중에 다시 만나"라는
마지막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조백건 기자 loogu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