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미래 지도자 키울 의무 있다”
■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말하는 ‘미래교육과 대학’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사진)은 ‘카이스트 혁신’‘서남표식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2006년 취임 이후
“정부 지원으로 교수ㆍ학생에게 수많은 혜택을 주는 카이스트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교수직 정년보장제를 폐지했고 수업료 면제혜택을 받던 학생도 성적에 따라 돈을 내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그 결과 카이스트는 작년 국내 대학평가에서 1위 자리를 차지했고 올해 QSㆍ더 타임스 ‘2009 세계대학
평가’에서 69위를 차지했다.
서 총장은 지난 16일 세계미래포럼 주최로 서울 반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4회 미래경영
콘서트’에 참석해 ‘미래교육과 대학’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서 총장을 만났다.
모든 수업 영어로…카이스트 혁신 추진
국제화 필수…세계적 네트워크 구축해야
창의력 증강ㆍ도덕성 가르치는 교육 제공
서 총장은 “세계화 시대에 글로벌 인재는 어디를 가든지 자기 집, 자기 나라에서 일하듯이 상대방과
토론하고 연구해서 인류에 공헌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의 국제화는 필수적이고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학자 및 학생들 간에 자유로운 교류 및 공동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며
글로벌 인재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카이스트에서는 지난 2006년 서 총장이 취임한 이후 모든 수업을 영어로 실시하고 있다. 과학기술
분야에 특화된 카이스트로서 세계 석학들이 대부분 영어논문을 발표ㆍ토론하고 있어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기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서 총장은 대학의 국제화를 위해 영어공용화에 긍정적인
입장이며, 최근 국내 대학들이 추진 중인 영어수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세계 수준의 대학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대학마다 명확한 교육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는 교육시스템
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개혁과 혁신을 통해 전문 분야에서 원천기술개발 및
특허를 취득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대학혁신은 어떻게 해야 하나. 서 총장은 올해 세계유명대학 총장 20명과 기업 총수 5명이
참석해 ‘대학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의한 내용을 담은 글리온 선언문을 언급하면서 “대학은
10년 후 사회를 이끌어 나갈 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과 기업, 정부 및 다양한 기관이
창의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앞으로 대학은 미래사회를 보여주는 역할을 감당해야 하므로 교육
내용 역시 대학 사회, 기업, 은행, 정부 등 모든 기관과 연관성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은 여러 측면에서 선진국의 대열에 올라서고 있다. 교육은 한국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지금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교육자는 학생들에게 꿈을 줄 수 있어야 하고 학생들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현실에서 만나는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한다. 또한 과학기술자들은 자신의 의사를 국제무대
에 나가서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총장은 이제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시키는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면서 “세계 수준의 대학은
지식에 대한 호기심을 제공하고 스스로 사고하며, 창의력을 증강시키는 교육, 정직과 도덕성을 고양시키
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 총장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기계공학 학사와 석ㆍ박사 학위를 받고 MIT 기계공학과
부교수와 학과장, 석좌교수를 거쳤다. MIT를 넘는 세계 최고의 대학을 만들겠다면서 선을 보인 서 총장의
‘혁신의 리더십’은 지금 국내 대학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