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왕록·영희 부녀 번역유작 출간
미국 여류 소설가 펄 벅(1892~1973)의 장편 '대지' 3부작('대지' '아들들' '분열된 일가')이 소담출판사에서
새롭게 번역 출간됐다. 영문학자 장왕록(1924~1994) 전 서울대 교수가 번역한 원고를 토대로, 장 교수의
딸이자 지난해 5월 타계한 수필가·영문학자 장영희(1952~2009) 전 서강대 교수가 일부 수정을 한 공역
(共譯) 형태다. 장왕록 교수는 펄 벅의 작품을 20권 이상 우리말로 옮긴 펄 벅 전문가다. 소담출판사는
"장영희 교수가 생전에 '아버지와 공역 형태로 '대지' 결정판을 내고 싶다'는 뜻을 밝혀와 2007년 8월 계약
을 맺고 출간을 준비해 왔다"며 "장 교수는 선친이 1960~61년에 번역한 문장을 40년이 지난 현재의 언어
감각에 맞도록 손보는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장영희 교수는 투병 중에도 아버지의 글을 다듬으며 정성을 쏟았지만, 병세가 급격히 나빠지는 바람에
책의 출간을 보지 못했다. 이번 번역판에 실린 '옮긴이 글'은 장 교수가 건강을 잃기 전에 한 학회지에
기고했던 것으로, 유족이 찾아내 출판사에 보내왔다. 이 글은 펄 벅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 펄 벅과
장왕록 교수가 나눈 우정 등을 기록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scoop87@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