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0013722.jpeg[한국 100대 CEO]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아웃도어 글로벌 1위 브랜드로 키워
글로벌 경제위기로 많은 기업들이 흔들렸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탄탄한 실적을 쌓고 있는 회사와 CEO가 여럿 있다. 35년 이상 섬유·의류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온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도 그중 한 명이다.
성 회장은 서울대 무역학과 재학 당시 상과대 산악부원으로 활동하며 자연스레 등산용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졸업한 뒤 74년 영원무역을 설립했다. 이후 36년째 흑자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영원무역은 수출과 내수, 자회사의 국내외 매출을 포함해 연간 매출이 1조원에 이른다.
현재 영원무역은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 팀버랜드, 폴로, ABC마트 등을 생산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수출한다. 현재 세계 노스페이스 제품의 40%(금액 기준)를 영원무역에서 만든다. 노스페이스는 영원무역 자회사인 골드윈코리아를 통해 97년 국내 처음 소개됐다. 이후 2003년부터 7년째 국내 아웃도어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고공성장 비결로 성 회장의 뚝심과 통찰력을 지목한다. 뚝심과 통찰력이 없었다면 국내에선 일찍이 사양산업으로 치부된 섬유 분야를 포기하지 않고 고부가가치사업으로 탈바꿈시킬 수 없었을 터다.
기술력도 남다르다. 특히 고어텍스 등 전문 기능성 소재와 무봉제 생산기술(CWS)은 세계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는다. 국외 진출도 적기에 이뤄졌다. 80년도 국내에서 가장 먼저 방글라데시에 진출했다.
이후 중국 칭다오, 베트남 하노이, 엘살바도르 등 세계 4개국에 자체 생산기지를 갖고 있다. 공장 개수만도 20여개. 고용직원만 6만명에 달한다. 방글라데시 치타공에서는 한국전용공단 개발 사업인 KEPZ(Korean Export Processing Zone)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성 회장은 수시로 직접 현지 공장을 돌아다니며 공정 과정을 체크할 만큼 꼼꼼하다.
성 회장은 국내 산악인들의 국외원정 및 경제적인 후원에도 큰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산악인들의 국외 원정을 97년부터 100회 이상 후원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총면적 3333㎡(1008평) 규모의 ‘노스페이스 아웃도어 문화센터’를 설립했다.
지하 1층, 지상 6층으로 구성된 문화센터는 노스페이스 대형 직영매장을 비롯해 산악 관련 전문 서적을 갖춘 아웃도어 라이브러리, 실내 인공 클라이밍짐, 피트니스센터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성 회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에는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고 지난해는 소비재 부문에서 언스트앤영 상을 받았다.
경영인으로서의 실력과 성과를 공인받은 셈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49호 별책부록(10.03.31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