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소식

동문소식

조회 수 108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성공한 여성 더 나오게 하려면 자리 비워줘야죠”


재선 유력한 상태서 불출마 선언한 김영순 송파구청장


 



 


그를 정치로 이끈 건 김영삼(YS) 전 대통령이었다. 1988년 통일민주당 총재이던 YS는 여성단체에서 활동하던 김영순을 영입했다. 1년 전 대통령선거에서 낙선한 YS는 “지난번 대선에서 여성 표를 많이 못 받았다. 날 좀 도와주면 다음엔 틀림없이 대통령이 될 것이니 꼭 힘이 돼 달라”며 도움을 청했다. 김영순은 그 자리에서 입당을 결정했다. “아무것도 아닌 나에게 너무나 진지하게 도와 달라고 말씀하는 데서 진한 감동을 받았다. 내가 꼭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첫 당직은 여성국장이었다. 여성들에게 체계적으로 정치교육을 시켜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민주여성대학을 개설했다. 당이 여성에 대한 정치교육을 시킨다는 건 생각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이때 교육받은 1기생 중 상당수가 91년 기초의회(시·군·구) 의원으로 진출하게 된다. 그는 2006년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을 맡았다. 한나라당은 서울시내 25곳 구청장 중 2곳을 여성으로 공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그가 ‘차출’됐다.


 


김영순(61·사진) 송파구청장은 많은 성과를 냈다. 정부 차원의 정책으로 시행되고 있는 우측 보행을 처음 시작했고, 지난해엔 유엔환경계획(UNEP) 산하 ILC(International Liveable Communities)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송파구가 선정됐다.


 


6·2 지방선거에서의 재선은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그는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왜일까. 장관으로 입각하기 위한 포석인가, 아니면 여의도 입성을 노린 노림수인가.
인터뷰를 위해 송파구청을 찾은 건 빗줄기가 뿌리던 4일 오후였다. 구청장실에서 사진을 몇 장 찍자 김 구청장은 “이젠 늙어서 아무리 찍어도 더 잘 나오지 않을 거예요”라며 지하 1층의 카페로 가자고 했다. 원래 주차장이던 곳을 식당과 북카페로 개조한 곳이다.


 


-불출마 선언을 의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습니다.
“2006년 제가 전략 공천으로 송파구에 출마했는데 그때 이미 송파구는 김영순 지역이 아니라 여성 몫이 된 겁니다. 당시 저에게 공천을 주면서도 ‘여자가 잘할지 몰라’ ‘공천 준다고 다 잘하는 건 아니야’라는 우려가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상대적으로 일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니까 이젠 당연히 여성에게 공천을 줘야죠. 하지만 현실이 꼭 그렇지는 않아요. 성공 사례는 한 명뿐이지 않느냐는 거죠. 제가 한 번 더 하면 그건 ‘김영순이 잘한다’고 평가되지만 다른 후배 여성들이 잘해 더 성과를 낸다면 ‘여성들이 잘한다’는 평가를 받게 되지 않을까요.”


 


-언제 불출마를 결심했나요.
“직원이 ‘구청장님이 일을 잘하신다는 소문이 많이 났다’는 말을 제게 하더군요. 그래서 ‘김영순이 잘하는 거야? 아니면 여성구청장이 잘하는 거야?’라고 물었어요. 직원은 ‘당연히 김영순이 잘하는 거죠’라고 하더군요. 어떤 여성이 잘못을 저지르면 흔히 ‘여자니까 그래’라고 집단 취급을 하면서 반대로 여성이 잘하고 성과를 내면 그 개인이 잘하는 걸로 받아들이는 이중성이 있어요. 그때 성공 사례를 여럿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지금 내놔야 한다고 결심했죠.”


 


-다음 거취가 궁금합니다.
“진짜로 아무 계획이 없어요. 정말 뭘 정해 놓고 불출마 결정을 한 게 아니에요. 지금은 후배들에게 물려 주고 그들이 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밖에 없어요.”
김 구청장은 “정무 감각과 행정 경험을 고루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대학(이화여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그는 한나라당 부대변인, 연수원 부원장을 지냈다. 정무2차관(93년 12월~95년 3월)으로 중앙행정도 익혔다. NGO와 정당·중앙행정·지방행정을 고루 경험한 셈이다.


-『최초는 짧고 최고는 길다』는 책에서 ‘여자라는 나약한 생각을 버리라’고 했는데요.



“대개 험하다고 생각하는 일엔 여자를 배제시키죠. 그러곤 경력 관리가 안 됐느니, 준비가 안 됐느니 하면서 승진·인사 때 불이익을 주잖아요. 그러니 여성 스스로 험한 일에 빠지지 말고 나서야 해요. …작년 가을 풍납동 노래자랑대회가 있었어요. 오한이 나고 너무 아파 약 먹고 누웠다가 시간이 돼서 오버에 털목도리까지 두르고 나갔어요. 그런 경우 남성 구청장이 아파 못 나왔다면 ‘과로했다’ ‘좀 쉬어야 한다’고 하지만 여성 구청장이 그러면 금세 ‘여자라서 약하다’는 말이 나돌죠. 구청장 하는 동안 아파도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어요.”


 


-재직 중 주민에 대한 서비스 향상을 위해 한 일 중 가장 잘한 것을 꼽으라면요.
“여권 발급 기간을 단축한 일이에요. 대개 7~10일 걸리던 걸 직원들이 꼬박 두 달 밤샘 작업을 해 획기적으로 개혁했어요. 이틀, 급한 건 4시간 만에 내주도록 했거든요. 그걸 하면서 주민들은 큰 것, 요란한 것이 아니라 작은 일에서 감동받는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가 구청장을 하는 동안 누구보다 힘이 돼 준 건 남편(정태조)과 아이들(2녀1남)이었다.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남편이 그래요. ‘당신, 정말 4년 동안 원없이 잘했잖아. 잘했어’라고요. …저 진짜 열심히, 원없이 일했어요.” 김 구청장의 눈가에 살짝 작은 이슬이 맺혔다.


 


이정민 | 제156호 | 20100307 입력


 


  1. 고교선택제 경쟁률 톱10(여성동아_6월호)

    Date2010.05.31 By종암동 Views925
    Read More
  2. 노스페이스(회장:성기학,17) 년매출 4500억 부동의1위_5/12한경

    Date2010.05.13 By종암동 Views1618
    Read More
  3. STX 에너지·중공업 총괄회장 이희범(19)동문 관련기사_5/4조선

    Date2010.05.06 By종암동 Views979
    Read More
  4. <신간> 장영희(23회) 유고집

    Date2010.05.06 By종암동 Views890
    Read More
  5. <신간>'소크라테스와 아침을'_ 남경태(31회)번역

    Date2010.05.06 By종암동 Views969
    Read More
  6. 9회 강우정 동문 '4월혁명민주상' 수상 / 4월 18일(일) 오전 10시 고려대에서

    Date2010.04.17 Bytespresso Views1000
    Read More
  7. 강선중(12) 크로바케미칼 회장 관련기사_3/31매경

    Date2010.04.14 By종암동 Views1403
    Read More
  8. 개교 50주년 맞는 서강대 이종욱(17회) 총장 [중앙일보] 기사

    Date2010.04.12 By종암동 Views1234
    Read More
  9. 장영희(23회)동문 '大地'에 흘린 마지막 땀(조선일보_0331)

    Date2010.04.02 By종암동 Views1021
    Read More
  10. 정준양(18회) 셰프님!(조선일보_0401)

    Date2010.04.01 By종암동 Views855
    Read More
  11. [한국 100대 CEO] 성기학(17회) 동창회장

    Date2010.03.31 By종암동 Views936
    Read More
  12. [한국 100대 CEO] 김종훈(20) 한미파슨스 회장

    Date2010.03.31 By종암동 Views907
    Read More
  13. [한국 100대 CEO] 정준양(18회) 포스코 회장

    Date2010.03.31 By종암동 Views816
    Read More
  14. 박현택(20회)동문 한수원 전무선임!

    Date2010.03.31 By종암동 Views1048
    Read More
  15. 변주선(12회)동문 한국아동단체협의회 회장에 선임

    Date2010.03.30 By종암동 Views766
    Read More
  16. 이응백은사 별세 관련기사_3/30조선일보

    Date2010.03.30 By종암동 Views839
    Read More
  17. 이건희(13회)동문 '삼성회장 복귀'(조선_0325)

    Date2010.03.25 By종암동 Views770
    Read More
  18. 김종훈(20회) 동문 한미파슨스 회장 '5년째 100대 CEO'

    Date2010.03.25 By종암동 Views813
    Read More
  19. 9회 재미화가 정복생의 고국 전시회 3/24부터

    Date2010.03.23 Bytespresso Views891
    Read More
  20. 25회 김광태 동문 '온전한 커뮤니케이션'설립

    Date2010.03.22 By종암동 Views99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 143 Next
/ 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