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KAIST 총장 연임(종합)
KAIST 이사회가 당초 예상과 달리 투표권이 있는 전체 이사회 18표 중에서 16표라는 압도적인 표로 서남표 현 총장을 차기 총장으로 선출한 배경은 지난 4년간 서남표 총장이 일으킨 개혁이 한국 대학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서 총장은 지난 2006년 취임 이후 교수정년 심사강화, 성적부진학생 등록금 징수, 경시대회 입상 성적을 입학 전형에서 배제, 입학사정관제 정착 등의 대학 개혁으로 여론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정문술 KAIST 이사장은 서 총장의 재임이 결정된 이사회 직후 "서남표 총장이 KAIST에 가져 온 변화는 한국 대학 전체의 변화를 가져 왔다"며 "서 총장의 연임은 비단 KAIST만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 한국 대학 전체를 보고 이사들이 결정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KAIST 이사회에 이사로 참석한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은 "한국이 국제사회에 추격자(follow)의 위치에서 벗어나려면 창의적 인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대학은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며 "서남표 총장이 100% 옳지는 않겠지만 서 총장은 대학가에 변화를 가져 왔다"고 말했다.
이번 서남표 총장의 연임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높은 관심은 KAIST 개교 이래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서남표 총장을 지지하는 측과 서남표 총장의 독선적인 리더십을 지적하며 반대하는 측 사이에 팽팽한 논쟁이 과학계 전반에 걸쳐 진행됐다. 여기에 주무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가 서 총장의 연임을 반대하며 이사들을 회유 내지 압박했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서 총장의 연임은 큰 관심을 모았다.
이 때문인지 이날 투표권이 없는 서 총장을 제외한 18명의 이사가 모두 참석했다.
특히 일신상의 이유로 이사회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도 참석했다.
서 총장은 연임 결정 이후 "국민들이 KAIST를 아껴 주고 성원한 덕분으로 많은 기부금도 주시고 응원도 해 주셨다"며 "KAIST는 이사회나 내부 구성원만의 학교가 아닌 한국의 재산이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그간 비판에 대해서 "앞으로 더 많이 들어야겠다"며 "고칠 부분은 고치겠다"고 덧붙였다.
조호진 기자 superstor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