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조건에 월1회 봉사…"
“봉사는 베풂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대한 의무입니다. 입사 때 노력봉사가 의무라는 점을 알리고, 고용계약에 포함시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입니다.”
건물사업 관리 및 종합감리 전문회사인 한미파슨즈 김종훈(金鍾勳·54·사진) 사장은 한 달에 한 번씩의 의무노력봉사활동을 고용계약의 필수조건으로 삼고 있다. 일부는 이 같은 조건에 어리둥절해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동의한다고 한다. 김 사장 본인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매달 1번씩 250여 전 직원과 함께 장애인 시설을 찾아 나선다. 낡은 지붕을 보수하고,
벽지를 다시 바르고, 장애 노인들의 목욕을 도와준다.
한미파슨즈의 독특한 봉사프로그램은 회사가 설립된 이후 7년 동안 이어져 오는 전통이다.
크리스천인 김 사장은 “80년 초 봉천동 공사현장에서 우연히 어려운 노인들을 접하면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직원들도 처음에는 낯설어하다가 요즘은 부인과 아이들까지 함께 데리고 나와
봉사활동에 참여할 정도”라고 말했다.
한미파슨즈의 노력봉사는 회사의 특성을 활용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건축 관련 일을 하는 만큼 낙후된
사회복지시설을 말끔히 새단장해 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기도 시흥의 베다니집 증축, 남부 장애인복지관 방수(防水)보수, 서울 송파구 무지개 재활원
보수, 경기 성남 소망재활원 지붕방수공사, 포천 자혜원 신축, 정립회관 수영장 개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 사장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봉사활동을 해나간다면 훨씬 효율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미국의 해비타트(무주택자를 위한 집짓기 봉사)운동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독특한
봉사모델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입력 : 2003.09.04 17:52 / 수정 : 2003.09.04 18:01
(윤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