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주영 한국문화원에서 이우환 작가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모노파(物派)’를 이끌며 일본 현대미술을 주도했다.
“모더니즘을 억지로 얘기하자면 ‘제국주의’ 또는 ‘식민주의’ 같은 거다. 아티스트가 캔버스를 자기 영토로 여기고 자기 생각으로만 전개하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이런 게 깨진다. 모노파는 캔버스·붓·손·물감을 제각각 살려내고 서로 인정하고 보자는 거다.”
- 아시아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현대미술의 출발선이 뭔가’란 걸 생각하면서 한 건데 그걸 아시아적이라고 한마디로 끝내려고 하면 화가 난다. ‘자신들과 관계없는 당신네 문화’란 게 깔려 있어서다. 나는 그리스의 파르메니데스나 헤라클리투스나 아시아의 노자·장자 등 초고대의 발상에서 늘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조각을 보면서 우주를 생각하기도 한다. (과거의) 먼 시간, 먼 역사 속에서 미래를 생각하곤 한다.”
-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좀 더 높은 차원으로 멀리 보는 시각을 가지지 않으면 정보사회 속 시장논리의 회오리바람에 급속도로 휘말려 어느 귀신이 잡아가는지 모르게 흘러갈 수도 있다. 좀 더 멀리 바라보고 하는 예술이란 걸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