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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의 위기

출처: 경향신문 김서중인쇄하기

루퍼트 머독이라는 미디어재벌이 2007년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수할 때 큰 논란이 벌어졌다. 머독이 편집권을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인수 당시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머독이 영국의 더 타임스를 인수하면서 편집권 독립을 약속하고 불이행한 사실, 자신의 대중국관계를 고려해 BBC의 보도를 방해한 사실 등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다. 사실 사주의 횡포에 편집권이 침해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한국에서도 경기인천지역 방송이었던 ITV의 대주주인 동양제철화학이 중금속기준치를 초과하는 폐기물을 배출하여 문제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ITV는 노사갈등 이전에는 이와 관련한 보도를 하지 않았다. 대주주의 비리라 보도하지 못했을 것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 자율학부 교수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 자율학부 교수

최근에는 서울신문이 대주주인 호반건설을 비판했던 기사들을 삭제해 논란이 됐다. 2019년 호반건설이 포스코가 소유한 서울신문 지분을 인수하려던 당시, 건설회사의 전국지 지분 인수 시도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특별취재팀을 꾸려 내보냈던 50여건의 기사라 한다. 사측은 사장·편집인·편집국장·사주조합·노조·호반TF 관계자 등 6인 협의체가 모여 결정한 사항으로 편집권 침해가 아니라고 한다. 그럴 리 없겠지만 만에 하나 기사의 내용에 문제가 있어 내릴 수밖에 없었다면, 서울신문은 무려 50여건이나 되는 문제기사를 내보낸 것을 독자에게 대대적으로 사과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런 움직임은 없다. 오보 삭제가 아닌, 이제는 대주주가 된 호반건설의 역린을 건드린 가시를 뽑아내겠다는 것으로 보는 이유다. 사와 노가 모여 자발적으로 결정한 것이라 편집권 침해가 아니라는 주장 또한 어불성설이다. 사주의 압력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편집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니 외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신문의 위기다. 그래도 기수별 항의 성명이 나오고 있다니 그에 한 가닥 희망을 걸어볼 수 있을까?

이는 어쩌면 호반건설이 대주주가 되던 순간부터 예상 가능했던 일이다. 호반건설의 사주조합 지분 인수 협상에서 쟁점 중 하나는 편집권 독립 문제였다. 호반건설은 대표이사가 겸직하던 발행인과 편집인을 분리하여 편집인을 편집이사에게 맡기고, 편집국장 직선제도 유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협상 당시 사주조합이 요구한 ‘사주 이익에 복무하는 보도를 할 수 없고 사주에 대한 비판 기사를 쓴 기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조항은 거부했다. 사주는 불가침의 성역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더 심각한 현실은 사주가 없는 일부 신문이나 방송, 미디어 전문지를 제외하고는 이를 다루는 언론이 없다는 점이다. 최근 정용진 부회장의 SNS 발언으로 신세계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는 위기를 맞았다. 소위 오너리스크이다. 언론의 본질을 침해하는 서울신문 대주주의 행태는 역시 서울신문의 신뢰성을 심각히 위협한다. 서울신문의 위기 곧 오너리스크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신세계만큼 파장이 없는 듯하다. 이유는? 언론의 보도 유무다. 혹시 대부분 언론이 서울신문 문제를 보도하지 않는 것은 자사 사주의 역린을 건드린다고 생각해 자발적으로 편집권 ‘침해’를 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한 다른 언론들에서도 사주들의 비리가 은폐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정치권력의 장악으로 발생한 낮아진 신뢰도, 정치권력의 간섭이 없어져도 당시 보도에 실망한 시민들의 마음은 쉽사리 돌아오지 않는다. 이제는 언론에 미치는 자본, 사주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이로 인해 신뢰도는 낮아지고 있다. 역시 이로 인해 떠난 수용자는 쉽사리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사주의 위기는 언론계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의 중요한 요인임을 언론인들은 다시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아프더라도 고름을 짜내고 새살이 돋게 해야 한다. 우선 서울신문 ‘편집권 침해’ 보도에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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