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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 만난 사람] 섬유의 날 맞은 성기학 섬유산업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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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 11일은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섬유센터가 가장 시끌벅적한 날이다. 섬유인들에게 이날은 '빼빼로데이'보단 '섬유의 날'로 각인돼 있다. 이 때문에 섬유인들은 11월 11일 섬유센터에 모여 자축하고,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행사를 갖는다. '섬유의 날'은 1987년 11월 11일 섬유 수출이 국내 단일 업종 최초로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매일경제신문은 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이자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영원무역의 성기학 회장을 섬유센터 회장 집무실에서 '제29회 섬유의 날 기념식' 행사에 앞서 만났다.

그는 지난 일주일 동안 중국에 이어 방글라데시까지 오가는 일정을 소화한 후 이날 아침 8시께 한국에 도착한 상태였다. 쉴 새 없는 일정이었지만 성 회장은 지친 기색 없이 기자를 맞이했다. 그의 의자 옆에 있는 작지만 서류로 가득 차 지퍼가 잠기지 않는 캐리어 가방만이 빽빽한 그의 스케줄을 대변하고 있었다.

방글라데시를 비롯해 중국과 베트남, 엘살바도르에 생산기지를 두고 8만명에 가까운 현지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성기학 회장은 1년에 절반 이상 해외에서 지낸다. 국내에서 섬유산업을 소위 사양산업이라고 표현하지만, 성 회장에겐 가당치도 않은 소리다. 그에게 섬유산업은 '가장 숨가쁘게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전쟁터'이기 때문이다.

성 회장은 "한국 회사들이 국내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섬유는 약 150억달러에 달한다"며 "우리처럼 방글라데시에서 만들어 수출하거나, 다른 기업이 해외 생산기지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수출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술력을 따지면 한국은 항상 4~5위권을 유지하는 선진 섬유국가"라며 "국내에 있는 재봉공장만 보고 한국 섬유산업을 사양산업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라고 비판했다.

세계적인 브랜드 유니클로, 나이키, 자라는 물론이고, 가구 브랜드인 이케아 제품 중에서도 섬유류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실상을 보면 섬유산업은 여전히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이다. 다만 그는 '섬유가 사양산업'이란 인식 자체가 한국 섬유산업 성장을 막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선 아쉬움이 컸다.

성 회장은 "사양산업이란 관념 때문에 관련 회사들은 은행에서 파이낸싱(금융지원)을 받기 어렵고,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기도 힘들어지는 것"이라며 "섬유처럼 연구를 많이 하는 산업이 없고, 어떤 나라는 섬유를 첨단산업·선도산업으로 여기고 있을 정도인데 말이다"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대전화 제조회사는 10개 남짓인 반면 섬유회사는 1000개에 달한다. 그만큼 국경을 초월해 얽히고설킨 산업이 바로 이 섬유다.

최근 미국이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한국이 빠진 것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특히 섬유산업의 경우 TPP에 적용된 누적 원산지 기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끊이지 않았다. 이런 우려에 대해 성 회장은 고개를 저었다.

성 회장은 "나중에 논란이 없는 선택은 없다"라며 "판단이 조금 틀릴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고, 바뀔 수도 있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TPP에 가입하지 않은 건 멀리 봐도, 짧게 봐도 큰 영향은 없다"고 일축했다.

누적 원산지 기준은 이미 한국이 맺어놓은 자유무역협정(FTA)이 많을 뿐만 아니라 해외 생산기지까지 감안하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TPP 12개국 가운데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과 이미 양자 간 FTA를 체결한 상태다. TPP 최대 수혜국이라고 볼 수 있는 베트남에도 그동안 많은 국내 섬유기업들이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 섬유업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긴 셈이다.

그는 "섬유로 본다면 한·중·일 긴밀한 협력구도도 있고 한·미 FTA, 한·중 FTA 등 여러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노심초사할 필요는 없다"며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이 TPP에 빠지고 중국과 가까워진다면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성 회장은 "우리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지킬 수 있도록 중심만 잘 잡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성 회장은 중국 선전에서 완티엔카이 중국방직공업연합회 회장, 시모무라 아키카즈 일본섬유산업연맹 회장 등 한·중·일 3국 섬유산업 수장들을 만났다. FTA,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동아시아 역내 경제통합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3국 섬유업계도 이를 발전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다.

성 회장은 "전통적으로 한·중·일 섬유산업은 상호분업을 기반으로 한 협력관계가 강했다"며 "한국과 일본 기업이 중국으로 섬유자재를 보내면, 중국에서 봉제의류를 생산해 한·일 각국 혹은 제3국에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관계가 중국 섬유산업의 양적 팽창, 규모의 성장전략이 한계에 이르면서 급격하게 조정돼 가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화섬 생산량의 69%를 차지하고 있어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 내에서도 생산 가능한 설비가 3분의 2정도만 가동되고 있는 데다 넘치는 물량은 중국이 가격 덤핑을 하다 보니 한국과 일본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성 회장은 "과잉생산을 지양하고 기능성 소재와 첨단소재 개발, 환경친화적인 생산을 위해 한·중·일 3국이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일본과의 관계에서 우리 섬유패션산업은 차별화된 섬유소재와 산업용 소재 개발, 공정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나가야 한다"며 "일본 첨단 산업용 섬유에 대한 기술협력도 적극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중국은 이미 공급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우리 섬유기업들이 중국 소비시장만 노리기엔 리스크가 크다. 성 회장은 중국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소비시장으로는 러시아와 남미를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에 우리 섬유 비즈니스가 많지 않기 때문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남미 역시 그 지역 국민소득이 올라갈 여지가 있기 때문에 서로 주고받을 것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산기지로서 성 회장이 주시하고 있는 지역은 아프리카다. 이달 말엔 에티오피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섬유산업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섬유인들과 함께 아프리카를 둘러보고 올 예정이다. 성 회장은 "우선 아프리카를 생산기지로 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시장으로 볼 수도 있다"며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참전국가이기도 하기 때문에 기왕이면 다른 지역보다 이곳에서 해보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 "다양한 사회활동도 경영활동 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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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성기학 회장은 1971년 가발회사였던 서울통상에 입사하며 섬유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3년 뒤 성 회장은 아웃도어·스포츠 제품 수출 전문기업인 영원무역을 창립했다. 40여 년이 흘러 영원무역은 연매출 1조2463억원(2014년)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아웃도어 시장 정체로 영원무역 역시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600억~1800억원에서 정체됐다. 올해 3분기엔 매출 4953억원, 영업이익 650억원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4.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4% 감소한 수치다.

성 회장은 "아직도 우리 회사만큼 이익이 많은 회사는 없다"며 "지난해 유럽 기온이 높아 팔 물건을 팔지 못하다 보니 올해 1~3월에 사실상 놀았다고 보면 된다"고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제 정상화되고 있고 날씨도 평년 기온이기 때문에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도 그의 기대처럼 올해 4분기 영원무역 실적은 지난해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외에 성 회장과 영원무역은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사외이사 영입 추진과 대리점이 할인판매하지 못하도록 통제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부과 등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성 회장은 "언젠가는 밝혀지겠지만 우리가 가격조절을 강하게 한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며 "회사와 개인에 대한 비난은 항상 있어왔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성 회장은 영원무역 회장, 섬유산업연합회 회장 외에도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동문회장이란 직함도 있다. 시간과 돈이 두 배, 세 배 더 필요하지만 그는 '자신의 책무이자 투자'라고 했다.
 


그는 "공병호 씨(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가 쓴 책에 '책임 있는 시민은 사회안정에 투자한다'는 말이 나온다"며 "내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모두 사회안정에 투자를 많이 한 분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영 외적인 활동들도) 내가 지향하는 사회에 내가 도움이 되려고 하는 일들"이라며 "사회안정 추구와 회사 경영은 길게 보면 손바닥과 손등처럼 분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성 회장은 또 1970~1980년대 라이프스타일 전시관을 열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내게 좋았던 1970~1980년대 그 시절을 젊은 친구들이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전시관을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 He is…

△1947년 서울생 △1965년 서울대 사범대부속고 졸업 △1970년 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1971~1974년 서울통상 근무 △1974년 영원무역 설립 △1992년 골드윈코리아 설립 △1998년 무역의날 1억불 수출의 탑 △2008년 금탑산업훈장 △2014년 한국섬유산업연합회 13대 회장

[윤진호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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